[Startup’s story #299] 중국에서 1등이 세계 1등이다!
10월 27일 기준 앱 다운로드 수 1억 회 이상, 회원가입자수 7천만 명, 월 이용자 수 500만 명에 이르는 서비스가 있다. 잠금 화면을 통해 앱 설치 등과 같은 광고를 제공하고 유저에게 보상하는 리워드 앱서비스 머니락커 이야기다.
머니락커의 개발사 화동미디어(대표 강민구)는 중국에서 최초의 잠금화면 앱 서비스를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문서 작업 및 채팅에 사용할 수 있는 GIF 파일 검색 서비스 역시 중국에서 최초로 선보인 스타트업이다.
중국에서 최초이자 1위 서비스 업체가 되고 싶은 포부를 가진 강민구 화동미디어 대표를 만났다.
강민구 화동미디어 대표
중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다. 다른 국가 진출도 고려하고 있나?
잠금화면 리워드 앱인 머니락커를 통해 중국에서 성장해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서서히 성장률이 하락할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 타겟 시장으로 선점한 곳이 인도네시아다. 블랙베리로만 이뤄진 시장이 근래 안드로이드와 애플 스마트폰 시장으로 변했다. 게다가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95%일 정도다. 스마트폰을 사용자의 75%는 젊은 사람들이고. 성장하지 않는 게 이상한 거라고 봤다.
단지 스마트폰 환경만 보고 인도네시아를 선택하지는 않았을텐데?
결제 시장의 패권을 잡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중국 시장은 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있어 우리가 넘어설 수 없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 모바일 결제가 발전하지 않했다. 잠금 화면을 통해 결제시스템을 키울 수 있을 거라 봤다. 당장의 일은 아니다. 멀리 보고 차근차근 해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시장에선 언제나 한 발짝이 아닌 반 발짝 앞서가야 한다. 타이밍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인데, 인도네시아는 반 발짝 앞서 나가기 좋은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머니락커 이후 새로운 서비스도 론칭했다.
최근 중국판 지피(Giphy)라 할 수 있는 GIF SOUSOU(쏘우쏘우)을 출시했다. 지피는 GIF파일 검색 엔진인데 이를 서비스하는 기업 가치가 3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다. 이모티콘 사용이 활발한 한국에선 GIF가 익숙지 않을 텐데, 미국과 중국은 이미 GIF콘텐츠가 활성화 돼있다.
검색엔진 시장은 기술장벽이 높아 우리같이 작은 기업은 큰 기업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좋은 검색엔진을 가졌고, 동시에 중국 시장을 도전해보고 싶은 국내 기업과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우린 중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협업하면 파트너사에게도 분명 좋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 생각한다.
왜 다음 사업을 GIF검색엔진으로 선택했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계 VC들은 미국에서 이미 자리잡은 비즈니스 모델을 선호한다. 우버, 트위터 등 알려진 서비스는 중국의 디디추싱, 웨이보 등으로 자리잡았다. 투자 받기도 좋고 검증 받은 서비스라는 점에서 시도해보기 좋았다.
GIF SOUSOU 파일은 중국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올린다.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아직은 없다. 하지만 자리 잡으면 앱, 웹, 그리고 API SDK 연동해서 붙이는 방법 등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성장계획이 있을거라 본다.
화동미디어 자회사로 두고 투자도 따로 받고 팀도 따로 만들어 머니락커와 구별되는 회사로 키울 생각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이 일본에서 이모티콘으로 성공했듯이 우리도 그렇게 하고 싶다.
사업 초기인데 힘들지 않나.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지금이 정말 좋다. 회사를 운영하고 조직 관리하는 것보단 좋아하는 것에 몰두해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힘들지 않다.
머니락커와 GIF검색 서비스 모두 중국시장에선 처음이자 최초다.
우린 최초만을 향해 달린다. 사실 스타트업은 시장 선점 말곤 경쟁력이 약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이든 한국이든 스타트업의 기회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세대는 이제 저물었고 온전히 기술로 승부하는 세상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규모의 기업은 큰 IT기업에 자본에서든 능력에서든 밀리기 마련이다. 스타트업인만큼 남들보다 유연한 사고로 빨리 가는 게 방법이라고 본다. 그래서 새로운 분야를 찾을 수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이다.
중국은 심사를 거쳐 상장을 승인한다. 그 기간이 보통 4년인데, 이 기간 동안 묵묵히 버텨낼 IT기업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래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해외에서 상장한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그런 기업의 유출을 막기 위해 신삼판(新三板, 중국 중소 벤처기업 전용 장외거래 시장)이라는 시장을 만들었다. 좋은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보여주는 기업이 빨리 상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우리도 현재 이 곳에서 상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한국과 중국의 모바일 환경을 비교한다면?
두 국가는 모바일 환경을 비교할 수 없는 수준까지 벌어졌다. 현재 중국 사람들은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QR코드로 모든 생활을 대체한다. 앱 하나를 다운 받으면 그 안에서 택시도 부를 수 있고 신문도 볼 수 있고 결제도 할 수 있다. 이를 세칭 슈퍼앱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에는 여전히 지지부진 하다. 모바일 환경도 그렇지만 중국의 기득권은 IT기업에게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진핑이 오바마를 접견할 때 마윈과 마화텅 등 IT기업 대표와 함께 접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주위에서 사업상 도움이나 조언을 구할 때가 있을텐데.
세 가지를 묻는다. 커피를 마시는지, 친구를 자주 만나는지, 주말에 데이트를 하는지. 이 중에 하나라도 한다고 하면 창업하지 말라고 한다. 아무것도 없이 일에만 집중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게 사업이다. 5-6년동안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온전히 일만 했다. 그 기간엔 친구도 없었고 놀지도 않았다. 이것도 스물네 살부터 서른살 까지만 가능한 일이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도 이때 기초를 쌓았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부수 조건이 생긴다. 사회적인 지위, 가족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런 것들이 생기기 전에 열정적으로 일에만 몰두해야 한다. 내가 지나온 시기는 성냥에 불붙었던 때였다. 이제 서른 살이니, 다음 단계를 준비중이다. 회사의 젊은 친구들을 믿고 기회를 주려고 한다. 나보다 더 젊은 친구들이 세상을 혁신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우리 회사 평균 연령대가 26세 정도 된다. 개인적으론 경험이 많은 사람보다 적은 사람을 선호한다. 트렌드는 현재이자 미래지만 경험은 과거다. 트렌드는 빨리 바뀌지만 과거에 해봤던 경험은 그 사람의 이력일 뿐이다. 그래서 인격적으로는 존중하지만 업무적인 상황에선 냉정히 판단하는 편이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도 큰 아젠다는 제시하지만, 세밀한 실무는 잘 모를거다. 그건 당연한거다. 실무는 젊은 친구들이 부딪치며 해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전 회사 경험의 유무도 영향이 없지는 않을텐데.
매뉴얼이 있으면 스타트업이 아니라 회사다. 관리하려고 이 곳을 만든 게 아니다. 회사의 비전 아래 각자 업무의 당위성을 스스로 느끼는 것이지 위에서 관리한다고 되는게 아니라고 본다. 스티브 잡스가 말하길 ‘스타트업은 해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상황에 맞추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걸 하라는 거다. 회사의 비전이 무엇인지만 알면 충분하다고 본다.
상하이 머니락커 오피스
채용 기준이 궁금하다.
구글의 인재 철학은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다. 우리도 비슷하다. ‘인성과 삶에 대한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학벌과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 화동미디어는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하는 곳이고 여기서 배우고 흡수하는 게 중요하다. 내부 추천으로만 150명 정도를 채용했다. 외부 인력은 가치가 달라서 우리와 맞춰지는 게 어렵다.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특히 노력을 기울이는 게 있나. 조직문화와 연결될듯 싶다.
딱히 그런 건 없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학시절부터 10년간 같이 있던 친구들이어서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하고 가치관도 통하는 편이다. 새롭게 만나는 이들에게 우리의 가치관을 설명하고 이해 시키는 것 자체가 어렵다. 사업엔 영업과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만이 길인 것 같다. 회사에서 강조하는 두 가지가 있다.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는 것,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이고 차츰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믿고 있다. 그렇게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회사의 목표가 있다면.
전세계에서 제일 큰 GIF검색엔진을 만들고 싶다. 우선 중국에서 1등을 하려고 한다. 중국에서 1등이면 곧 세계에서 1등이다.
대표 강민구에게 화동미디어는 어떤 곳인가.
회사 이름은 공동 창업한 친구들의 이름 한 글자씩을 넣어서 지었다. 하지만 내 이름은 없다. 평소에 주변 사람들이 빛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산다. 설립은 내가 했지만 화동미디어는 내가 아닌 함께한 모든 이들의 것이다. 그래서 회사는 다른 이들이 부각돼 일궈가는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한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여전히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있다. 아무리 편견이 없다고 하지만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 관념을 없애고 새 관점으로 바라보며 사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