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에서 축제로, 상술에서 기술로, 중국에서 세계로!
(이미지 = SCMP)
올해도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광꾼지에, 光棍节-솔로의 날)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군제는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50% 전후로 할인 판매하기에 중국에서 일간 최다 매출이 발생하는 날이다. 광군제가 탄생한 2009년 11월 11일의 알리바바의 하루 판매액이 5,200만 위안(한화 약 93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 해인 2015년에는 912억 위안(약 16조 4,980억 원)을 기록하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수치를 넘어섰다.
광군제를 20여 일 앞둔 지난 10월 말, 알리바바는 홍콩 ‘티엔마오 쐉11(11월 11일) 시동식’ 행사를 통해 올해 광군제의 4대 변화를 예고했다. 바로 글로벌화, 오락화, 개성화, 전채널화다.
이 달 초 포브스는 이를 기반으로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글로벌 쇼핑 축제로 혁신하는 법’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내수 시장을 겨냥해 만든 상업적 기념일을 하나의 글로벌 쇼핑 문화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알리바바의 전략을 분석한 글이다.
필자인 마이클 잭쿠어(Michael Zakkour)는 “알리바바는 광군제를 단순히 수익 행사가 아니라, 세계의 상거래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쇼핑에서 축제로
마이클이 지적했던 것처럼, 알리바바는 광군제를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축제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일례로 알리바바는 올해 <오스카 영화제>와 <슈퍼볼>, <아메리칸 아이돌> 등 유명 쇼를 진두지휘하는 데이비드 힐 감독을 고용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야제에는 케이티 페리, NBA 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낸다. 행사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스트리밍 생중계 될 예정이다.
해외 유명 프로듀서와 셀럽 등으로 꾸린 엔터테인먼트 쇼를 세계에 송출하고, 이를 일종의 연간 행사로 만드는 것은 알리바바에게 중요한 일이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아직 알리바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서구 고객의 이목을 효과적으로 끌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상술에서 기술로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의 변화 요소로 내세운 ‘전채널화’는 마윈 회장이 언급한 ‘신유통(心零售)’을 뜻한다. 온오프라인의 결합을 통해 상품통, 서비스통, 회원통 3통(三通) 전략을 실현하여 입체화된 광군제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알리바바는 이를 위해 전자 상거래 기업을 넘어 기술 회사로 진보하고 있다. 지난 10월 23일, 알리바바는 8시간의 패션쇼를 자사 앱을 통해 스트리밍 생중계했다. 고객은버버리, 폴스미스, 트루사르디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패션쇼를 시청하면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실시간으로 앱 내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이를 시작점 삼아 이번 광군제에서도 알리바바는 홈쇼핑을 모바일로 옮겨놓은 듯한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이는 작년부터 시도되었던 것으로, 2015년 광군제의 모바일 고객이 70%가 넘어서면서 이들은 보다 더 편리한 모바일 쇼핑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애썼다.
가상현실(VR) 쇼핑도 이번 해에 첫 도입 된다. 알리바바가 선보인 “BUY+”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실제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과 동일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다. 미국 매시(Macy) 백화점부터, 타임스퀘어까지 방문할 수 있는 곳도 다양하다. 아직까지 VR 기기의 보급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직접 카드보드 헤드셋을 제작해 1 위안에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 세계로
광군제의 오락화, 기술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이 글로벌화다. 그 첫걸음으로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때 대만과 홍콩 고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동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알리바바의 계획은 2017년까지 일차적으로 마무리된다.
그다음은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서구 시장이다. 대만과 홍콩 고객으로부터 얻는 데이터는 차후 알리바바가 해외 고객을 늘려나가기 위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