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 방안 #2]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의 현실적인 문제점과 극복 방안
최근에 들어 글로벌 진출이라는 말은 다수의 한국 기업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수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이 글로벌 진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부의 모든 기관이 글로벌을 이야기하고, 투자를 받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진출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부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는 얼마나 있을까요? 글로벌 시장, 특히 동남아 시장은 정말 기회가 많은 시장일까요? 지난주부터 일관되게 이야기드리지만 동남아는 결코 성공이 보장된 시장이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시장을 예를 들자면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두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했다가 철수를 결정한 곳입니다. 물론 지금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라인이 나름 선전을 하고 있지만, 라인이 가진 경쟁력에 비해서는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해외진출과 실제 현지에서 느끼는 해외진출은 상당히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오늘은 한국 업체 관점에서 해외 진출 시 어떠한 부분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실패의 확률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임머신은 없다.
글로벌 전략의 개념이 국가별, 권역별 전략으로 잘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남아시아는 타임머신 전략이 가능한 곳이다. 1000만명이 이용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SNS 패쓰를 인수하는 사례가 그런 예이다. – “카카오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 전부인 카카오 임지훈 대표 “없다” / 아시아뉴스통신
지난해 임지훈 카카오 대표 취임식에서 글로벌 진출 계획을 이야기하며 ‘타임머신 전략’을 언급했었죠. 타임머신 전략은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막 깔리는 동남아 지역에서 ‘제2의 카카오톡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있습니다.
해외 진출에서 특히 동남아 진출에서 한국업체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해외시장 공략 시에 특히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떨어진 동남아 국가 진출 시 많이 언급되는 것이 ‘타임머신’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과거 일본시장을 벤치마킹한 제품들이 한국시장에서 좋은 효과를 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어온 이야기입니다. ICT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간 한국시장에서의 경험이 ICT 인프라가 깔리기 시작하는 동남아 시장으로의 타임머신을 제공해 줄 수 있을까요? 여기서 꼭 챙겨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문화적으로도 가깝고, 많은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는 시장입니다. 한국과 동남아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은 1회에서도 언급했듯이 완전히 다른 문화와 정서를 가지고 있는 시장입니다.
인도네시아 ICT 시장은 웹 1.0과 웹 2.0을 차례대로 겪어온 한국에 비해 웹1.0 없이 바로 웹2.0으로 진입을 했습니다. 제가 살았던 10년의 시간 중에 최초 5년은 인도네시아에서 네이버 한번 확인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 3년의 변화가 이전 7년의 변화보다 더 많은 시장의 발전을 가져온 곳이 인도네시아입니다. 특히 PC를 통해서 홈페이지를 보는 개념이 거의 없는 모바일 중심의 인도네시아 사용자는 웹서비스를 대하는 태도가 한국 사용자와 많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글로벌 서비스가 대중적인 서비스로 안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구글도 한국에서는 고전했으며, 페이스북 정도가 글로벌 서비스로 유일하게 한국에 안착한 케이스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로컬 서비스보다 글로벌 서비스가 시장에서 더욱 강세를 보입니다. 포털에서는 야후가, 검색에서는 구글이, 메신저는 Whatsapp, SNS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인도네시아 내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한 서비스가 인도네시아에서만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Path와 BBM(블랙베리메신저)이 그 예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글로벌 서비스와 로컬 서비스가 대결을 하면 글로벌 서비스가 성공을 하는 확률이 높았으나 최근에 스냅쳇과 스노우의 경우 원조 서비스인 스냅쳇에 스노우가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고젝과 같은 인도네시아 로컬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하며 새로운 인터넷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변수와 예측하기 힘든 환경의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서의 경험으로 시장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셔야 합니다. 물론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이 가진 선진시장에서의 경험까지 폄하하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으로 동남아 시장을 쉽게 보는 오류는 버리셔야 합니다. 동남아 시장이 발전하고 시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히 타임머신이 알려주는 사실이지만, 한국의 시장이 발전했던 모습과 똑같은 모습으로는 시장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좋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계시다면, 그 경험과 지식으로 더 자세히 인도네시아 시장을 분석하고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해외 진출의 3박자(마케팅, 서비스 운영, 사업 운영)를 맞춰라.
해외 진출에서 한국업체들이 가장 집중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장 조사와 마케팅 전략입니다. 해외시장을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가장 먼저 하는 부분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 시에 한국업체가 직면하는 문제는 실제 마케팅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를 진출하는 업체가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시장조사와 마케팅입니다. 새로운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으로 상당 수의 업체는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서비스 운영입니다. 해외에서 서비스 운영의 가장 큰 부분은 지역화(Localization)입니다. 또한 해당 지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고, CS와 해외 소비자에 맞는 업데이트 역시 진행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사업 운영입니다. 법인을 만들고, 각종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인을 채용해서 관리해야 하며, 세금이나 법률적인 부분을 준비하는, 일반 기업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할 부분입니다. 좁게 보면 한국적으로는 총무 업무에 해당됩니다.
저를 포함한 해외에 나와있는 업체들은 위 세 가지 부분 중에서 어느 부분이 어려웠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업체가 세 번째인 사업운영을 꼽습니다. 오히려 시장조사와 마케팅은 해외진출의 큰 장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이 부분은 준비를 잘 하고 오는 기업도 많습니다. 그런데 누구나 다 해야 하는 사업운영이 무엇 때문에 가장 큰 장벽이 되는지를 궁금해하는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해외의 문화와 제도는 한국과는 많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당연한 부분이 이 곳에서는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법인 설립부터 인도네시아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Negative List라는 해외투자를 규제하는 법률이 있어, 해외 투자법인이 들어올 수 있는 분야도 한정되어 있고 분야별로 해외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지분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또한 법인 설립에 걸리는 시간도 한국과 달리 기본적으로 3개월, 실제 이곳에서 준비한 분들은 6개월에서 1년까지도 걸리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사무실 이사 이후에 사무실 주소를 바꾸는 것만 해도 3개월이 소요됩니다. HR 문제로 넘어가면 더 심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적인 마인드로 일하는 직원을 찾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저녁 6시를 넘겨서 일을 하면 무수하게 쏟아지는 직원들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아파서 못 나오고, 친척이 다쳐서 못 나오고, 아기가 아파서 못 나오고 근태 좋은 직원들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뭔가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언어라는 장벽이 제 마음보다 더 높게 서 있습니다. 나열하려고 들면 지금까지 쓴 이야기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해외 진출 준비 방법
이런 많은 해외진출에 대한 장애를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요? 해외진출에는 여러분이 일하는 분야와 지역에 따라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합니다.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10가지 방법’ 등의 공식은 결코 성립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먼저 동남아 시장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 성공의 확률은 높여주지 못해도 실패의 확률은 줄여줄 수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물론 해외진출에는 절대적인 정답은 없습니다만 참고해서 각자의 환경에 맞는 준비를 해 나가신다면 도움이 될수 있는 점들이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 해외에 일주일 나가서 해외를 알 수는 없습니다.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충분히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합니다. 밑바닥에서 상위권까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면서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해외 진출을 염두 해 둔 곳에 충분히 머물러 본 후, 이 곳에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어야 합니다. 해외진출의 장애물은 시장환경도 정부의 규제도 아닌 문화적인 쇼크와 향수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 번째, 훌륭한 현지의 파트너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하지만 현지의 믿음직한 파트너를 구한다는 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부분도 아닙니다. 현지의 문화를 알아야 하며, 자주 만나서 감정적인 교류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사람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 습성이 있습니다. 현지인 파트너의 립서비스에 금방이라도 모든 비즈니스가 다 이루어질 거라는 생각은 버리셔야 합니다. 네 번째, 무모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바닥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화장실에 가서 뒤 닦는 것까지 우리와 다른 문화입니다. 만일 회사에 한국적인 개념으로 화장실을 만든다면, 전 직원의 컴플레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내가 모르는 것은 시킬 수 없습니다. 일단 창업자가 모든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섯 번째, 준비 과정에는 충분히 해외를 나가봐야 하지만,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해외에 인력이 나가는 순간 모든 것은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한국 사람 한 명을 고용해 해외에 체류시키려면 연간 10만 불 이상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사무실을 얻고, 법인을 준비하고, 각종 허가를 얻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쉽게 지나갑니다. 이 때의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해외 진출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제적인 허가가 끝날 때 까지는 해외에 본격적인 인력을 투입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해외 진출에 현실적인 문제점과 그 극복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해외 진출에서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동남아 물가가 싸다는 편견도 버리셔야 합니다. 모든 해외 진출은 고위험에 고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제가 드렸던 이야기는 절대적인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나도 인도네시아도 한번 나가볼까’ 하는 마음으로는 결코 성공을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시장에 진입하신다면 분명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박상훈 커머스링크인터네셔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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