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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이 말하는 샤오미식 혁신 ‘샤오미제이션’

‘호감경제학(라이코노믹스 Likeonomics)’이라는 용어가 있다. ‘like‘(호감)와 ‘economics‘(경제학)의 합성 조어로 그 어떤 전략보다 사용자 호감도가 기업의 힘이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아울러 차별화가 어려운 시대에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호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용어이기도 하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라이코노믹스 전략으로 성과를 낸 대표적 중국 기업은 샤오미라고 할 수 있다. 근래 주춤하긴 하지만 샤오미의 초기 4년은 센세이션이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에는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오프라인 유통구조를 탈피해 소위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선보인 것이 크게 작용했지만, 단기간 내 제품이 널리 알려진 것의 근간에는 ‘미팬’으로 불리우는 샤오미 열성 사용자층이 있었다. 샤오미는 미팬 등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도 유용한 방안을 제시했고 그것이 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초기 샤오미가 홍보 마케팅에 들인 비용은 제로였다.

샤오미 제품이 긍정적으로 널리 알려진 가장 큰 요인은 제품에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기업은 제품 출시 후 발생하는 문제나 개선사항을 차기 모델에 반영한다. 하지만 샤오미는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 제작단계에서부터 수렴했고, 매 주 새로운 버전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고객의 의견에 따라 제품의 완성도가 결정되는 구조인 셈이다. 샤오미의 이런 전략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고객은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제품에 애정을 느끼며 적극적 마케터가 되었다. 이러한 샤오미의 전략(일명 ‘샤오미제이션Xiaomization’)은 이후 여러 기업과 스타트업의 전략적 기준이 되었다.

현재 샤오미는 스마트폰에 천착하지 않고 만물상이라 불리울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아울러 설립이후 중국 전역에 몇 개에 지나지 않던 오프라인 매장(‘샤오미의 집’) 수를 늘리는 중이다. 지난 1년 간 시범 오픈한 매장만 70여개다. 오포와 비보가 촘촘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2016년 중국 스마트폰 판매 1위, 2위를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현재까지의 지표는 나쁘지 않다. 오프라인 매장의 평방미터 기준 평균 연매출은 1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세계 2위 기록이다.

지난달 21일 레이쥔 샤오미 대표가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열린 ‘하버드 중국 포럼’에서 샤오미식 비즈니스 방법론을 이야기했다.

레이쥔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매장이 바탕인 전통 소매업이 인터넷 유통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광고 비용을 쓰는 대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커우베이(口碑, 평판, 입소문)’마케팅을 활용한 샤오미의 사례를 설명했다. 이하는 레이쥔의 강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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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 샤오미 대표

샤오미는 설립된지 7년이 갓 넘은 젊은 기업이다. 창업 당시 샤오미의 전체 인원은 8명 전후. 좁쌀죽을 먹으며 사업을 논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사명을 ‘좁쌀(샤오미小米)’이라고 지었다.

우리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을 때 애플, 삼성, 화웨이 3대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고 경쟁도 치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미는 10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시작해 2년 6개월 만에 중국 스마트폰 판매 1위(2014년, 2016년 5위), 세계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의 성장을 이끈 키워드 ‘창의성’

샤오미가 이러한 성과를 낸 근간에는 창의성에 있었다. 샤오미처럼 작은 회사가 창의성마저 발휘하지 않는다면 비즈니스 기회조차도 없었을 거다. 샤오미는 우선 기술적인 부분에서 혁신과 창의성을 내세웠다.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기본적으로 기술적 부분에서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샤오미는 지난해 미믹스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이 제품에 대한 가장 흥미로웠던 평가는 ‘샤오미에서 아이폰8을 출시 했다’는 것이었다. 미믹스는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샤오미는 올해 애플, 삼성, 화웨이에 이어 휴대폰 칩셋을 자체 개발한 4번째 회사가 되었다. 인수합병 없이 자체 기술로 칩셋을 개발한다는 것은 기술적 창의성을 추구하지 않았으면 시도조차 할 수 없었을 거다. 기술에서 최고 수준에 이르지 않으면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시대에 통하는 입소문 마케팅.

“어떻게 해야,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코우베이(口碑, 평판, 입소문)가 날까?”

샤오미에는 비즈니스 모델의 창의성이 있다. 샤오미의 창의성은 인터넷 기술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폰 및 소비 전자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샤오미가 추구하는 ‘인터넷 플러스(+)’다.

내가 생각 하는 인터넷 플러스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우선 최고의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하는 것이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무조건 소비자가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어야 한다. 소비자가 그렇게 느끼게 해야 한다. 나는 창업 이후 계속 코우베이를 고민해 왔다. 코우베이는 저렴하다고 해서 좋아지지 않는다. 코우베이는 ‘소비자의 상상을 초월’할 때 확산 효과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이 좋아야 한다. 코우베이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마케팅 비용이 별도로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소비자와 함께 만든다. 

7년 전 샤오미를 창업할 때 제2의 애플, 삼성, 화웨이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방식으로 하드웨어를 만들어 유통하고 싶었다.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우리 직원 뿐만 아니라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아이디어를 보내 준다면 더 좋은 제품,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줄거라 봤다. 그래서 샤오미는 지속적으로 사용자 의견을 들으면서 제품을 개선하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주 새로운 소프트웨어 버전을 발표했다. 이러한 방식은 하드웨어 제조사에서는 드문 방식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잘 못 하면 스마트폰이 먹통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기업 입장에서 재난수준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통해 제품의 품질을 계속 보장했다.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에 반영해 완성도와 충성도를 높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1.5억 건의 고객 의견을 수령 했다. CS도 있었지만, 미팬은 소프트웨어 개선을 돕기도 했다. 샤오미 제품군은 중국어를 포함해 50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이러한 언어적 확장성은 사용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샤오미는 여타 기업과는 다르게 사용자들과 함께 서비스와 제품을 만든다. 그래서 고객의 의견을 참고해 제품을 완성하고 있다. 샤오미가 샤오미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는 이러한 참여감을 주는 것이다.

이는 낚시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2~3시간 고기를 잡는 비용보다 시장에서 사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낚시꾼은 즐겁다. 왜냐면 낚시꾼은 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참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이러한 참여감을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기에 시작부터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인터넷은 강력한 관리능력이 있다. 이것은 인터넷 시대의 대중노선이다. 대중노선은 대중에서 오고 대중으로 가는 것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새로운 기준이 되다. 

인터넷이 전통기업에게 준 두 가지 화두는 다양한 기술적 방법론과 전체 과정의 효율성이다.

샤오미는 5년동안 원가 판매를 견지했다. 시장비용, 판매비용, 유통채널 비용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익률이 제로인 압박환경에서 샤오미는 어떻게 회사를 운영했을까? 전례가 없는 효율성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샤오미는 100달러가 원가인 제품을 100달러에 판매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마케팅 비용이 제로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돈으로 고객을 산 적이 없었고, 돈을 들여서 한 번도 광고를 한 적도 없다. 우리는 소비자의 피드백을 통해 좋은 제품을 만들었고, 우리 고객들의 자발적 마케팅이 물건을 팔았다. 세간에서 우리가 헝거마케팅을한다고 평하지만, 사실은 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샤오미는 초기 어떠한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이용하지 않았다. 단지 샤오미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를 했을 뿐이다. 몇 년 후 타오바오, 징동 등과 제휴를 해서 유통비용을 더 절감했다. 제품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면 판매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생산자가 스마트폰 한 대를 개발 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샤오미는 10배가량 더 쓴다. 하지만 우리 판매량은 그들의 100배다. 연구개발비용을 감안해도 우리가 쓰는 비용은 그들의 10분의 1 수준이다. 샤오미가 가성비 좋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이다.

일례로 미밴드는 단기간에 중국 판매 1위, 세계2위를 기록했다. 3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2,900만 개 판매를 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 밴드를 사용할 때 몇 가지 불편함이 이었다. 배터리가 5~6일 밖에 사용이 안된다는 것이었고, 방수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60~70일 정도 충전을 안 해도 사용아 가능하고 방수가 되는 제품(미밴드)을 만들었다. 당시 비슷한 사양의 타사 제품은 1400위안(한화 약 22만 원)이었지만, 미밴드 판매가는 불과 79위안(1만 3000원)으로 했다. 이후 미밴드의 판매량은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시장이 원하는 최고의 제품이었고 가격도 저렴했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판매가 되었다.

소비자 대다수는 품질이 좋으면서 저렴한 제품을 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싼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샤오미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고급제품에 준하는 제품을 판매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타사의 제품 퀄리티와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촉진했다. 샤오미보다 품질이 낮고 가격이 높은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 당했다.

샤오미가 오프라인 매장을 관리하는 방식. 샤오미식 ‘신유통(新零售)’.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미는 도전자다. 우리를 모르는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야 하고 그들에게 샤오미를 이해시켜야 한다. 우리가 근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방식은 아니다. 우리의 방식, 인터넷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작년부터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반응은 좋다. 이커머스보다 더 저렴하다는 평판도 얻고 있다. 지난 1년 간 샤오미는 70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 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의 평방 판매이익은 세계 2위 수준이다. 평균 250평방미터 매장에서 연매출 1000만 달러를 올렸다.

샤오미는 인터넷에서 하던 방식으로 전통 소매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긴 구매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다. 스마트폰 판매는 구매주기가 상당히 긴 제품을 파는 것이다. 고객은 대체적으로 2년에 한 번씩 핸드폰을 교체한다. 그것은 곧 2년에 한 번 매장을 간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굉고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7년전 샤오미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것은 어떻게 하면 고객이 매장에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방문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무조건 고객이 원하는 적합한 세트 조합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일단 20~30개 정도 고객이 원하는 품목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주기가 짧은 제품과 주기가 긴 제품을 배합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 품목만 많아지는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샤오미가 각각의 제품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에 소비자가 2년에 한번 꼴로 샤오미 매장에 온다면 우리는 비싼 광고비용을 들여서 안내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에 20~30개 품목을 조합해 사용자가 방문하면 새로운 제품을 만날 수 있게 해서 과도한 광고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있다.

샤오미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고객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려 한다. 우리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고객 중 한 사람이 “샤오미 매장에서는 눈을 감고도 제품을 살 수 있다.”라고 말한적이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신뢰하면 전환율이 상당히 높아진다. 이것이 보편화되면 판매자는 판매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얼마전 미국 지인이 자신의 친구를 데리고 샤오미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었다. 그 친구는 우리 매장에 전시된 제품을 보는 족족 다 샀다고 한다. 가격표를 제대로 살피지도 않았다 한다. 그 친구는 샤오미 매장을 성인들이 방문하는 사탕가게라고 평가 했다. 들어가면 각약각색의 흥미로운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매번 갈 때 마다 새로운 제품들이 있다는 것이다. 눈감고 사도 될 정도로 품질이 보장되고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3년 내 샤오미는 100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고, 5년 내 매출이익을 100억달러로 잡고 있다. 우리의 이런 신 리테일은 전통 소매업에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하라.

인터넷은 기술의 진보이자 새로운 비즈니스의 근간이다. 그리고 인터넷 시대의 성공적 비즈니스는 최고의 고객경험과 운영효율성을 추구해야 이룰 수 있다. 이러한 방법론은 이커머스 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분야에 응용 할 수 있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중국과 한국 ICT 현황에 대한 가감없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Mary Li was born in China, but majored in business administration in Korea. She will do her best to convey the impressive information about the ICT situation in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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