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꼭 해결해 줘야만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일까?
미연방법원에 대한 반대 시위
SNS의 양날의 검, 사용자 프라이버시(User Privacy)
작년 필리버스터가 한차례 뉴스에 크게 이슈가 되었다. 이는 테러방지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야당에서 진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테러방지법’의 문제로 떠오른 이슈는 바로 국민의 정보사찰문제, 국정원이 국민들의 정보수집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안보와 프라이버시라는 양쪽 방향에 대한 협의가 주요 문제인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관련 이슈가 있었다. 2015년 12월에 있었던 샌 버나디노 총격 사건 이후, 획득한 범인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는 것과 관련하여 연방법원이 애플에게 협조를 명령했다. 그러나 애플은 iOS 8부터 도입된 기기 암호화 때문에 풀 방법이 없고, 있다 하더라도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고객과의 약속을 깨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이처럼 SNS 세계에서 프라이버시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소통의 공간 SNS, 진정한 사용 목적은?
친목과 교제를 위한 채널인 SNS가 언제부터인가 ‘자랑질’의 창구로 변모하고 있다. SNS 사용 시 나타나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부분은 ‘사회적 지위가 비교’되거나 ‘충분한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 때’ 나오는 것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할수록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며 심각한 우울증인 카.페.인 우울증(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한 우울증)을 가지게 되는 것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전세계 어디서나 공통으로 보이는 현상이라고 한다.
카.페.인 우울증의 원인이 되고 있는 SNS
현대 사회에서 소통이란 ‘잘난 사람이 되어라’ 또는 ‘너도 이렇게 하면 할 수 있다’ 등의 성공 방법에 대한 접근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문제나 상처에 대한 치유에 대한 해결 방법이나 대처법을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보여질까하는 걱정, 또는 개인적 치부 공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착한아이 콤플렉스? 내재되어 있는 니즈 발굴
미국의 유명한 부동산 사업가이자 막말을 일삼는 도날드 트럼프. 그는 성적, 인종적 차별을 거침없이 내밷는 정치인으로 미국판 일베로 불리워지고 있지만,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식적인 선거를 통해 당당히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외신에서는 그의 당선에 관해 그가 소외되고 불만에 찬 백인 중하류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면에서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픈 미국’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질서를 유지하고, 어려운 국가를 도우며, 인권을 보호하고, 자유를 중시하는 아버지 같은 국가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우리끼리 잘 살아보자!’라는 내면의 화를 분출하는 것이다.
Healing SNS의 출현, 그들이 제시한 접근 방법은?
앞서 언급한 SNS 이용에 따른 문제점들, 즉 프라이버시에 대한 이슈, 소통의 공간인 SNS의 ‘자랑질’에 따른 목적 변질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좋은 소식/착한 행동의 사회적 의무감에서 비롯된 ‘착한 아이 콤플렉스’ 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힐링 SNS 앱들이 출현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어***, 같은 와이파이 접속 이용자들이 자동으로 친구 목록에 추가되어 인맥관리가 아닌 일상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쳇, 회사 동료, 같은 업계 사람들끼리 소위 뒷담화 소통이 가능한 블***가 대표적이다. 이 힐링 App 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바로 익명 기반 커뮤니티 앱이라는 점. 이 중 익명의 소통공간을 만들어 평소 오프라인에서 하고 싶은 말들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인 ‘모씨(MOCI)’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려 한다.
모*는 이름, 이메일, 나이를 포함한 일체의 개인정보를 받지 않고 사용이 가능하며, 기술력으로 한층 더 보안을 강화시켰다. 또한 어떤 형태의 광고형 게시글도 금지하며, 폭력적이거나 비속어가 포함된 게시글을 올려도 바로 블라인드 처리가 된다. 이런 프레임을 통해 고객들의 고민상담과 위로를 추구하는 이른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서비스 1년만에 200만 이용자를 돌파하며 SNS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무기명 커뮤니케이션 App의 소통 사례
이러한 트렌드가 비단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익명 기반 SNS인 스냅챗, 위스퍼, 이크야크의 기업 가치는 많게는 수 조원에서 몇 천억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조건, 내재되어 있는 진짜 니즈 발굴하기
기술경영의 구루이자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Copenhagen Business School) 교수인 Teece. Davis. J.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기업이 고객을 위한 가치를 어떻게 창조해 전달하고 어떤 방법으로 수익을 획득하는가를 설명하는 하나의 스토리라고 정의하였다. 또 하버드대학교 클레이턴 크리스텐센 교수는 ‘성공하는 기업은 고객이 중요한 ‘일(job)’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을 알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 시장 내에서 니즈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고객군을 발굴하는 것이 성공하는 비즈니스의 조건 중 중요한 단계인 점을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익명의 힐링 SNS는 기존 시장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니즈를 어떻게 해소하고 있을까?
기존의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던 니즈, 즉 ‘자랑질’을 하고 싶어도 할 꺼리가 없었던 잠재 고객 또는 비고객의 발굴을 통해 그들이 내재되어 있는 가려운 니즈를 긁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SNS 기능에 따른 Value Proposition 비교
인도의 타타 자동차가 개발한 2,500달러의 저가 자동차 나노는 자동차를 구매할 금전적 여유가 없는 비고객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면, 무기명 커뮤니케이션 앱은 고객의 불만과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비고객을 고객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솔루션 제공만이 고객의 니즈는 아니다.
그냥 고객의 불만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만약 그것이 내재되어 있는 고객들의 진정한 니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