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0일,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는 페이스북에 가벼운 제안을 올린다. ‘배고픈 스타트업에게 밥 한 끼 제공하는 모임을 상설화하면 어떨까?’라는 내용이었다. 이 글이 큰 호응을 얻어 페이스북 커뮤니티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이하 스밥)가 탄생하게 되었다.
스밥 모임의 규칙은 밥손님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메뉴를 대접하는 것, 호스트는 훈계하면 안 된다는 것, 밥손님은 감사의 표시로 꼭 공개적으로 후기를 남긴다는 것이 전부다.
그해 7월 이커머스 기업 블루차이나를 시작으로 2년 동안 90회차, 비정기 즉흥 모임까지 합하면 100회가 넘는 자리에서 주머니 가벼운 창업자와 선배 창업자 간 만남이 성사되었다. 심지어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도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소규모 모임이었던 스밥은 2017년 6울 현재 8487명이 참여하는 스타트업 최대 커뮤니티가 되었다.
“스밥이 활성화된 이유는 우선 밥을 사는 사람과 먹는 사람 사이에 창업을 하고 있다는 공감의 코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밥의 힘, 세 번째는 진정성이다. 이런 코드로 묶였고, 그것을 통해 자발성이 나왔다.”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는 28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테헤란로 커피클럽’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 / 사진 = 플래텀DB
스밥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넘어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헤이스타트업’이라는 페스티벌 성격의 행사를 진행하면서 부터다. 2015년 9월 첫 행사는 300명 정도가 모인 가든파티의 확장 형태였지만, 3회를 맞이한 올해 행사는 150여 개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수만 명이 다녀가는 행사가 되었다. 헤이스타트업 행사는 35명의 스밥 운영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했다.
양 대표는 헤이스타트업 행사를 하는 이유를 “우선 스타트업을 응원하고, 스타트업 문화를 일반 시민에게까지 확산시키는 것”이라 말하며, “믿을지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잠실주경기장을 빌려 10만 명이 모이는 행사로 만들려고 한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양경준 대표는 스밥을 운영하며 사비 지출도 많았다. 그간 스타트업과의 식사비용으로 1000만 원, 헤이스타트업 행사 때는 수억 원을 넘게 썼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16년 동안 투자와 인큐베이팅을 하며 배운 것이 손해는 언제든 볼 수 있다는 거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문화를 만들고 생태계에 이바지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는 스밥의 궁극적 운영 목적으로 한국 스타트업 문화의 세계화를 이야기 했다.
“우리는 지난 30년 간 벤처, 스타트업 문화를 수입만 해왔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문화를 세계에 알리려 한다. 스타트업 문화를 보려면 대한민국으로 가라’라는 말이 회자되게 하고 싶다.”
유이경 프레시코드 이사 / 사진 = 플래텀DB
양경준 대표에 이어 테헤란로 커피클럽 두 번째 사례 발표자로 나선 유이경 프레시코드 마케팅 이사는 걸스인텍(Girls in Tech) 서울의 주축 멤버다.
걸스인텍 서울은 기술 분야 여성 인재들을 위한 글로벌 단체 ‘걸스인텍’의 한국지부로, IT업을 가진 여성들의 소통과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취지에 걸맞게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캠프’를 비롯한 여러 교육,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해왔다.
유 이사는 “걸스인텍 서울은 각자의 분야에 능력과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놀듯이 만나서 소통하고, 의지하는 커뮤니티다. 걸스인텍이 없었으면 나도 창업을 선택하지 못 했을 수 있다. 이들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올해 계획에 대해서는 “소규모 세미나를 많이 열어 소통을 많이 하려 한다. 테크분야 여성들은 조언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니즈에 맞는 연사를 초빙할 계획”이라 밝혔다.
발표 이후 이뤄진 네트워킹 시간에는 청중으로 참가한 이들이 자신이 하는 일과 관심사항을 짧게 소개하는 소개시간과 네트워킹 타임이 진행되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사례가 소개된 이날 테헤란로 커피클럽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스타트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예비 창업자, 직장인들이 참여해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