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상하이 2017] ‘5G·신유통·스마트시티’, 3가지 핵심 키워드
전 세계 650개 기업이 참가한 MWC 상하이 2017이 개막 3일 차를 맞았다. 올해 MWC 상하이가 보여주고 있는 핵심 트렌드는 ‘5G’, ‘신유통’, ‘스마트시티’라는 세 가지 키워드 였다.
■ VR, 커넥티드카, IoT…모든 첨단 기술의 컨베이어 벨트 ‘5G’
2월에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17에 참관한 한 미국의 기자는 “어딜 둘러보든 모든 회사가 5G를 마치 일종의 종교처럼 부르짖고 있다”고 표현했다. MWC 상하이 현장 역시 다르지 않았다.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ZTE, 퀄컴, 노키아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5G 혁명‘을 메인 주제로 전시관을 꾸몄다. 화웨이와 ZTE는 각각 개막 전날과 개막일, 자체 5G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민관 양쪽에서의 5G 투자와 개발이 활발하다. LTE 구축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중국 기업들이 5G에서만큼은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앞다투어 경쟁 중이다. 중국 3대 이동통신사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5G 이동통신망 구축을 위해 약 20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MWC에서는 5G 기술 자체를 홍보하기 위해, 일상 적용 사례를 보여주는 곳이 많았다. IoT와 커넥티드카는 물론, VR, 드론에 이르는 각종 첨단 기술과 5G 기술의 시너지를 체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차이나모바일은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에 물품과 통신을 보급할 수 있는 드론을 선보였다. 아직까지는 LTE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추후 5G 기술로 대체할 예정이며 반경 20~4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차이나모바일의 5G 기술을 이용한 원격 커넥티드카 시범 모델.
화웨이는 전시관의 주요 테마를 ‘5G 기술을 통한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으로 잡았다. 지난 몇 년 간 화웨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KT가 선보인 5G 기술을 적용한 VR 체험.
노키아와 차이나모바일은 각각 5G 기술을 적용한 로봇을 선보였다. 아래 이미지는 4G, 5G 로봇의 능률을 비교분석한 것.
왼쪽이 4G와 5G의 지연 속도량, 오른쪽이 생산성을 비교 측정한 결과다. 5G는 속도, 효율면에서 모두 압도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5G를 적용한 커넥티드카.
■마윈의 ‘신유통 혁명’, MWC 최고의 인기 분야
신유통(新零售) 분야의 경우, 부스의 수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참관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상과 맞닿아 있는 기술인 데다가, 최근 중국의 자이언트 기업들이 신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심도가 높아진 까닭이다.
신유통란 작년 10월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최초로 제시한 개념으로, ‘온라인+오프라인+물류’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소매 시스템을 의미한다. 신유통의 등장 배경은 온라인 소비 시장의 성장이 둔화에 있다. 온오프라인의 데이터와 경험을 통합하는 신유통는, 온라인으로 결제하고 오프라인으로 물건을 수령하는 수준의 O2O보다 한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관련 기사: 중국은 온오프 가로지르는 ‘신유통 시대’…한국 O2O와 다르다)
미국의 코그니잔트(Cognizant)사가 꾸민 ‘미래 소매 구역(Future Retail Zone)’에서는 참관객들이 직접 신유통 트렌드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참관객이 선반 위에서 물건을 골라 한 쪽에 마련된 스마트 지불 계산대에 잠시 올려놓으면 모바일 결제를 통해 구매가 완료되는 형태다. 다만 입장 시에 큐알 코드 인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인력이 필요 없다.
중국 88개 은행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중국 국영 신용카드사 유니온페이도 꽤 큰 규모로 자사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퀵패스(Quick Pass, 云闪付) 체험존을 구성했다. 역시 참관객이 물건을 고르고, 퀵패스 앱이 활성화된 휴대폰을 매장 포스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루어진다.
무인편의점 시스템을 경험해보고 있는 참관자들.
유니온페이는 자사 모바일결제 서비스 ‘퀵패스’ 존을 운영했다.
상해 현지에서 직접 방문해 본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
QR코드 인증을 통해 입장하고, 위챗·알리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로 물건을 구매한다. 그러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감시하는 직원이 곳곳에 서 있어 완전한 무인 시스템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 인간의 신경망처럼 모든 것이 연결된 ‘스마트시티’
스마트시티란 스마트홈을 넘어, 텔레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반 시설이 마치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도시를 뜻한다. IoT는 물론 인공지능,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빅데이터 솔루션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도로, 항만, 전기 등 도시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서는 앞서 말한 5G와, 협대역 사물인터넷(이하 NB-IoT)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NB-IoT란 ‘Narrow Band-Internet of Things’의 약자로, 저전력으로 넓은 지역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IoT 전용망’을 뜻한다. 약 5만 대 이상의 사물인터넷 단말이 NB-IoT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 세계의 최정상 이통사들이 이 IoT 망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 중 NB-IoT가 보안 품질과 커버리지 능력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세계 상위 20개 이통사는 이 NB-IoT를 활용하고 있다. 2022년에는 NB-IoT가 전체 IoT 전용망 산업에서 90%의 점유율을 가져갈 전망이다.
국내 LG유플러스와 KT도 이를 이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경기도 일원에 NB-IoT 기반의 스마트 쓰레기수거, 배관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도시 대로변과 주택 밀집 지역에 있는 쓰레기통에 IoT 센서를 설치해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형태다. KT 역시 상수도 가스 관리, 주차 관리, 대기 질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단계적으로 선보인다.
MWC를 개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도, ‘GSMA 혁신도시’ 구역을 별도로 만들어, 모바일과 연결된 IoT 서비스가 어떻게 시민, 기업, 정부의 일상을 개선하는지를 체험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사물인터넷 긴급버튼을 갖춘 커넥티드 자동 인력거부터, 기후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커넥티드 바다표범(connected seal)까지 다양한 시연이 마련되어 있다.
GSMA의 이노베이션 시티 전경.
기후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커넥티드 바다표범. (사진=MWC)
ZTE의 NB-IoT를 이용한 스마트 주차 시스템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