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효과
안드로이드 8.0 오레오가 발표된 22일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2010년 국내 안드로이드 기기가 처음 출시된 이후 최초로 안드로이드의 경제 효과를 정량화하여 분석한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구글이 의뢰하고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 업체인 알파베타(AlphaBeta)가 진행한 이번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 보고서는 2008년 전 세계 첫 안드로이드 기기가 출시된 이래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해 온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실제로 한국 산업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기여했는지 정량화한 보고서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번 연구조사를 맡아온 알파베타의 콘스탄틴 매티스(Konstantin Matthies) 컨설턴트가 방한하여 보고서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컴투스 구본국 사업개발실장, 제이피브라더스 안세윤 대표, 소비자 단체인 소비자와 함께의 노영준 간사가 패널로 참석해 산업적 측면에서 경험한 안드로이드 경제 효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보고서는 GDP와 같은 전통적 경제 지표에 드러나지 않는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의 경제적 혜택을 분석하기 위해 소비자 설문조사 및 공공 데이터, 제조사 및 앱 개발자 대상 인터뷰를 포함해 다양한 외부출처 및 컨설팅 회사 자체조사 데이터를 사용했으며,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기업 혜택, 소비자 혜택, 사회적 혜택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했다.
▲기업 측면
기업 혜택 측면에서 안드로이드는 크게 제조사, 앱 개발자, 통신 사업자에게 주로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사의 경우 오픈 소스로 공개된 안드로이드를 사용함으로써 운영체제(OS)를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OS를 구축할 시 소요되는 개발 시간을 100만 일 정도 절감할 수 있었으며, OS 테스트/유지보수/업데이트 등에 소요되는 시간 또한 연간 7만 4000시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비용을 혁신과 연구개발을 위해 투자할 수 있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추정했다.
앱 개발자의 경우에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앱을 개발할 시 전세계 190여 국가의 10억 명의 사용자들에게 동시에 앱을 노출시킬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기기에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호환성으로 폐쇄형 운영체제에서의 앱 개발이 불필요해지면서 하나의 앱 당 개발 시간의 30%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개발된 6000개 이상의 앱에 대해서, 170억원(1천5백만 달러)에서 최대 850억원(7천5백만 달러)까지 비용이 절감되었다고 분석했다.
통신 사업자 역시 2010년 국내 첫 안드로이드 폰 출시 이후 5년 만에 3천만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안드로이드 기기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국내 데이터 트래픽 수요도 2011년 이후 매년 60% 성장하는 등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익 신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측면
소비자 혜택 측면에서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가 연간 총 4.5조원(40억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정량적 결과는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한 ‘지불의사(WTP: willingness to pay)’ 방식의 접근법을 사용해 도출되었다. 한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연간 가치를 약 15만 2000원(135 달러)으로 평가했으며, 이에 따라 3000만 명 이상의 한국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누리는 안드로이드 가치를 총 4.5조원으로 추산하였다. 실제로, 한국 안드로이드 사용자 4명 중 1명 이상인 27%는 스마트폰 구입을 결정하는 주요 동기 중 하나로 운영체제를 꼽았다.
▲사회적 측면
사회적 혜택 측면에서 안드로이드가 한국에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도 함께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사용으로 인한 개발 비용 절감은 스마트폰 가격 인하를 가져왔고, 경쟁 및 혁신의 촉진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러한 혜택 제공이 2010년 이후 3,000만 명 이상의 한국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고, 이로 인한 스마트폰 보급률의 증가로 인해 2010년 이후 5년간 한국 연간 GDP가 최대 0.27%p(약 17조원(150억 달러)) 성장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더불어,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안드로이드 개발자 수가 3배 증가한 만큼, 스타트업 허브로 불려지는 한국에서의 디지털 경제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15년 기준 4만 명 이상의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를 포함해 총 12만 5천 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안드로이드 연관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국대 경제학과 권남훈 교수는 “한국경제는 안드로이드의 개방형 플랫폼을 발판으로 하여 스마트폰 생태계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는데, GDP와 같은 전통적인 경제지표에는 드러나지 않는 이런 효과를 기업, 소비자, 사회적 혜택 측면 등에서 측정해 본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며, “삼성, LG전자와 같은 국내 제조사 뿐 아니라 다양한 국내 개발사들이 짧은 기간 안에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누구든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개방적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날 패널로 참석한 개발사 컴투스의 구본국 사업개발 실장은 “컴투스가 웹 기반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바뀐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개발사로서의 성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역할이 컸다”며, “과거 피처폰 시절에는 제품 개발보다 나라별, 지역별 현지 영업 및 유통에 대한 노력과 비용이 더 발생했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제품 제작에 더 많은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전 세계 20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통해 보다 쉽게 세계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캔디 카메라앱으로 유명한 제이피브라더스의 안세윤 대표도 패널토론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혁신을 끌어내야 하는 스타트업, 특히 1인 기업으로 시작한 개발사로서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지원하는 혜택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개발사는 안드로이드를 통해 제품 개발에 전념할 수 있고, 1인 개발사에게 쉽지 않은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게 되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바탕으로 더 큰 혁신과 기회를 만들어내는 한국 개발자 생태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소비자단체 ‘소비자와 함께’ 노영준 간사는 “무료로 사용 가능한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개방형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다양한 가격대, 모델, 기능의 스마트기기가 출시되었고, 여러 회사들이 혁신 경쟁을 하게 되어 더 좋은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듯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의 효용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물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개방형 생태계가 건강하게 잘 유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 보고서는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플랫폼의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연구조사에 착수하였으며, 입수 가능한 가장 최신 자료인 2015년도 수치를 근거로 분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