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샤오미식 신유통 전략을 이끄는 ‘성인용 사탕가게’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소매업이 인터넷 유통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 레이쥔 샤오미 대표
샤오미는 설립된지 7년이 갓 넘은 젊은 기업이다. 창업 당시 샤오미의 전체 인원은 8명 전후. 좁쌀죽을 먹으며 사업을 논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사명을 ‘좁쌀(샤오미小米)’이라고 지었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을 때 애플, 삼성, 화웨이 3대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고 경쟁도 치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미는 10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시작해 2년 6개월 만에 중국 스마트폰 판매 1위(2014년, 2016년 5위), 세계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유명세를 탔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면에는 미팬으로 불리우는 팬덤이 있었다. 샤오미는 품질은 높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했고, 오프라인 매장은 배제했다. 레이쥔 샤오미 대표는 마케팅을 고민하며 “어떻게 해야,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코우베이(口碑, 평판, 입소문)가 날까?”를 생각했다. 해결책은 소비자에게서 찾았다. ‘사용자에, 소비자에 의한’ 전략으로 최고의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한 것이다. 샤오미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든뒤 팬덤을 형성해 제품을 알렸고 이는 성공했다.
요 몇해 샤오미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을 두고 ‘위기’라 평가하는 미디어의 평가가 다수였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 중에서 그런 시각을 가진 사람은 또 의외로 많지 않았다. 이유는 ‘샤오미는 단지 스마트폰만 판매하는 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이란 설명이었다. 샤오미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목표는 스마트홈이다. 스마트폰이 그 생태계의 리모콘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샤오미는 만물상이라 불리울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배터리 등 제품군은 해당 카테고리의 대표상품이 되기도 했다.
또한 설립이후 중국 전역에 몇 개에 지나지 않던 오프라인 매장(‘샤오미의 집’)을 최근 1년 사이 빠른 속도로 늘리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오픈한 매장만 179개(8월 기준)다. 현재까지 지표는 좋다. 누적 방문자는 1570만 명이며,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519만 위안, 평당영업액(坪效)은 27만 위안으로 애플에 이은 세계 2위 수준이다. 여기에 오리지널리티도 확보중이다. 샤오미가 등록한 특허는 8월 기준 2895개, 누적 특허 수는 4000개다. 이는 오포와 비보가 촘촘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2016년 중국 스마트폰 판매 1위, 2위를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은 행보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매장에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방문하게 할까?” – 레이쥔 샤오미 대표
샤오미는 인터넷에서 그들이 하던 판매 방식을 오프라인 소매업으로 옮겨왔다. 무조건 고객이 원하는 세트 조합으로 매장 품목을 구성하고 주기가 짧은 제품과 주기가 긴 제품을 배합해 디스플레이를 한다. 이를 적절한 기간에 따라 변화를 주며 사용자가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제품을 만날 수 있게 해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다. 샤오미는 이를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매장 유지비용을 제외한 광고비용 지출을 배제하고 있다.
샤오미의 집을 두고 ‘성인들이 방문하는 사탕가게’라 평가한다. 들어가면 각약각색의 흥미로운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매달 제품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형 박물관의 큐레이팅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울러 소비를 하기에 과하지 않은 가격은 부담감도 줄여준다. 샤오미 제품군은 일단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올해 내 200개, 3년 대 1000여 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마일스톤으로 잡은 5년 내 매출이익은 100억달러다. 이 목표가 과하지 않다는 업계 평가다. 샤오미식 신유통은 전통 소매업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아래는 최근 선전에 새로 문을 연 샤오미의 집 내외부 전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