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공산당과 함께 창업을” 中 정치 이념과 창업의 결합
당과 함께 창업을
9월 초 심천 남산 창업광장에 “당과 함께 창업을(跟党一起创业)”이라는 표어가 담긴 조형물 및 대자보가 등장했다.
심천 공산당 당위원회(이하 당위원회)가 내걸은 “당과 함께 창업을”은 “대중창업, 만중창신”이라는 국가 구호에 대한 심천 창업광장 당위원회의 화답과 같은 표어다.
당위원회는 심천시 국가자본위원회 당위원회, 투자공사 당위원회와 함께 심천의 ‘국가 주도 (창업)인큐베이팅’ 정책을 펼쳐온 주체다. 그 결과 창업광장 주변에는 19개 동의 대형 사무용 빌딩을 들어섰으며, 현재 광장 내 관리업무에 종사중인 공산당원만 11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중국 공산당은 창업팀과 공산당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고 있다. 1921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창업팀(현 공산주의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가정신도 관련있다 주장한다. 당에 대한 충성, 진취적 개척정신, 결연하고 확고한 의지가 창업가정신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공산당이 적극 지원하는 심천 창업광장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광장을 에워싼 사무용 빌딩에는 중국을 비롯한 49개 국 투자사와 45개 인큐베이팅 센터, 349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곳에서 279개의 창업 관련 프로젝트가 인큐베이팅 되고 있다. 이를통해 누적 1000억 위안(한화 약 17조 원) 이상의 산업가치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심천 당위원회 서기이자 창업광장 당위원회 서기인 치우원(邱文)는 “심천만 창업광장의 발전은 전국 ‘쐉창’정신의 구체적 발현이며, 당과 함께 창업하면 성공의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双创, 쐉창은 혁신(创新)과 창업가(创业家)를 의미하며 innovative and entrepreneurial talent로 번역되기도 한다.
‘3대 공통건설 프로세스’ 구성
중앙 정치국 위원이자 중앙조직부 부장인 짜오러지(赵乐际)는 “당의 도시 기반사업 건립은 모든 것이 인터렉티브하게 연결된 개방형 구조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광장 당위원회와 국영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각 주체가 공간, 전문성, 운영 등의 영역을 분할하여 역량을 집중하는 ‘3대 공통건설 프로세스’를 주장했다. 국영기업의 토지 제공, 테크 기업의 노하우 제공, 전문 운영사의 운영 서비스 제공이 삼위일체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3대 공통건설 프로세스를 통해 창업 부지 제공과 주변 대중교통 접근성 문제 해결, 남산구 테크기업의 사업 및 행정관련 노하우 전수, 엔젤펀드 유치 혹은 설립 등 인프라 형성을 책임지는 것”이라 말하며, “이는 기업의 발전, 혁신적 인재 육성, 청년의 성장을 돕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위원회는 부동산 가격이 중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인 심천에서 1800평방미터의 공간에 당원 서비스 센터를 설립하고 조직적으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이들은 종합 서비스 플랫폼을 표방하며 당원 서비스 네트워크, 통합기능관리부서, 공청부 등의 당원 조직, 전문 서비스기구 등을 설치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찾아가서 청취해 해결하는 전문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공산당과 창업 인큐베이팅의 동기화 추진
당위원회가 추구하는 혁신관리 모델은 창업과 당을 동기화하여 ‘서로가 서로를 포함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광장 내 기업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기업의 책임자는 당위원회의 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위원회 위원 왕쥔(王君)은 광장 내의 유명 인큐베이팅 센터인 레전드 스타(Legend Star)의 스타클라우드(StarCloud) 액셀러레이터 운영 총괄이다.
왕쥔이 이끌고 있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91개의 창업팀이 배출되었다. 이중 30% 이상의 팀이 시리즈A(중국 기준)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들 기업의 총 기업가치는 38억 위안(한화 6,560억)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왕쥔은 “창업 팀의 프로젝트 초기부터 당의 핵심 요소를 융합시킨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의 대표적 스타트업으로 온라인 교육 스트리밍 플랫폼을 표방하며 2016년 6월 창업한 ‘리즈교육(荔枝微课 )’을 들 수 있다. 이 팀은 창업 후 1년 간 총 1200만 달러의 투자를 받는 등 올해 9월까지 2억 위안(한화 345억) 이상의 누적 거래액을 달성했으며 현재 100만 명의 등록 강사와 100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이 팀의 6명 코파운더는 모두 공산당원으로 창업 초기에 적극적으로 당조직을 설립하고 광장 당위원회 위원 활동을 했다. 이 플랫폼에는 중미창투(中美创投) 후전차오(胡振超) CEO가 개설한 당건설과 창업지도에 관한 수업이 있기도 하다.
“당과 함께 창업을”로 대표되는 현상은 비단 심천만의 현상은 아니다. 소위 혁신도시로 지정된 대다수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붉은 이념이 창업 생태계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중국식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와 공산당식 지원정책은 적어도 중국내에서는 시너지가 크다. 적어도 심천 창업 광장에서 그것은 상식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