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세계 녹색 기업을 찾아서 #2] 쓰레기를 선물로 바꿔주는 리사이클링 스타트업

“저 오늘 야근 못합니다. 분리수거 하는 날이어서요.”

최근 방영 중인 한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의 대사이다. ‘분리수거’는 어느새 일상 속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지만, 국민 대다수가 어느 정도의 의식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수십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점점 더 심화되고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더 이상 수 년, 혹은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다면? 녹색기업 Lemon Tri는 프랑스 일부 지역의 비교적 낮은 분리수거 비율을 효과적으로 증진시키기 위해, 간편하고 흥미로운 과정을 통하여 분리수거를 장려한다. Lemon Tri의 솔루션은 아주 간단하다. 사용자가 하나의 플라스틱 병을 기계 입구에 넣기만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게 되는 형태다.

Lemon Tri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세계 녹색기업 탐방조사모험 프로젝트 ‘GET(Green Enterprise Travel)’가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lemon tri의 솔루션을 체험중인 GET팀

Lemon Tri는 2011년, 두 명의 친구가 합심하여 설립한 프랑스 기업으로, 핵심 서비스는 쇼핑센터, 기차역, 학교 등 집이 아닌 곳에 분리수거 자동화 기계를 통한 통합 재활용 쓰레기 관리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다.

Lemon Tri는 2015년에 12톤의 쓰레기, 이듬해인 2016년에는 약 120톤의 쓰레기를 자사 솔루션을 통해 수거했다. Lemon Tri 측 설명에 따르면, 올해에는 약 400톤의 쓰레기가 수거 될 거라 예상한다고. 이러한 성장세에는 효율성과 적응성을 모두 갖춘 자동화 기계, 인센티브를 통한 고객유인 등 Lemon Tri만의 강점이 뒷받침 되어있다.

Lemon Tri의 분리수거 기계는 크게 압축기능이 있는 자동화 기계(ULTRA, GLOBAL, LIQIUD), 압축기능이 없는 자동화 기계(EASY, EASY+), 그리고 압축기능이 있는 수동 기계(TWIN, SIMPLY) 세 갈래로 나뉜다. 사용자는 기계를 설치할 환경의 특성과 자신의 기호에 맞추어, 또는 Lemon Tri 의 제안에 따라 상황에 맞는 기계를 선택한다. 이후 설치, 쓰레기 수거 및 분류, 최종적으로 자원의 재활용까지 나머지 과정은 모두 Lemon Tri가 담당한다.

기계 내의 쓰레기의 양이 일정 무게 이상이 되면 Lemon Tri가 수거 후 무게 200kg의 큐브 형태로 쓰레기를 다시 압축시키며, 압축된 각각의 쓰레기들은 지리적 위치와 자원 활용도를 모두 고려하여 선발된, 재활용 자원을 이용하는 곳으로 판매된다. 이 판매 과정은 Lemon Tri이 수익을 창출하는 기반이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친환경적이며, 사용자는 자신이 버린 쓰레기가 어떻게 활용되는 지에 대한 보고서와 증명서까지 온라인으로 손 쉽게 받아볼 수 있다.

Lemon Tri 는 분리수거 비율이 낮은 지역을 자신들의 주요 타겟층으로 삼은 만큼, 적절한 보상시스템을 도입하여 자원의 재활용, 더 나아가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부족한 사람들을 자신들의 고객이 되도록 유인한다. 분리수거에 대한 보상은 자신의 쓰레기를 통한 소정의 기부와, 자신이 직접 물질적으로 혜택을 받게 되는 복권티켓, 토큰, 쿠폰 또는 적립금 등 종류가 다양하다.

“기계의 성능과 설치된 공간의 특성에 따라, 보상은 달라집니다.” 라고 Lemon Tri 의 공동 창업자는 밝혔다. 예를 들어 Lemon Tri 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까르푸(Carrefour)에 설치 된 Lemon Tri 의 기계는 까르푸에서 구매한 제품을 투입하는 사용자에게 까르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한다. 이는 까르푸 이용 고객에게 혜택일 뿐만 아니라,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까르푸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이렇듯 사용자뿐만 아니라 기계를 설치한 공간의 관계자들도 기계 설치를 통한 고객 유인, 단체의 이미지 쇄신, 환경 보호 등의 이유로 Lemon Tri 의 도전을 반기는 입장이다.

lemon tri의 분리수거 솔루션

Lemon Tri의 혁신은 현재 1분 당 11개가 넘는 (2016년 기준) 쓰레기의 분리수거를 이끌어냈고, 그 추세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Lemon Tri 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emon Tri 는 더 정밀하고 안전한 분류작업을 위해 기계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점점 다양해지는 화학물질에 대한 세밀한 처리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분리수거의 첫 단계에서부터 보다 더 깨끗하고 확실한 분류를 할 수 있다면, 나머지 과정에서의 소요비용이 현격히 낮아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2016년에는 Lemon Aide 라는 자회사를 설립하여 사회적 약자 및 장기 실직자들에게 분리수거 과정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실시하고, Lemon Tri 에서 업무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재취업을 장려하고 있다.

Lemon Tri는 사용자들의 기부금과 쓰레기 판매 수익의 일부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기업, 단체들과 연대하며 환경 및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그들은 Buée d’espoir, CAP SAAA, Action contre la Faim 과의 연대를 통해 각각 사회적 배제, 장애우들, 그리고 식품안정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듯 Lemon Tri는 지속적인 내부혁신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혁신의 결과물을 타인들과 공유하며, 사회의 갖가지 방면에서 또 다른 혁신을 꾀하고 있다.  Lemon Tri 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Lemon Tri의 자회사 Lemon Aide 직원들

*위 기고는 300일 동안의 세계 녹색기업 탐방조사모험 프로젝트 GET(Green Enterprise Travel)에 의해 취재되어 작성된 녹색기업 소개 기사입니다. 

글 : 임관섭 / 일상을 지키고 만드는 기업, 녹색기업을 만들어나가는 패기넘치는 청년입니다. 300일 동안 세계를 돌며 수많은 녹색기업들을 직접 탐방하며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일상을 만들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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