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89] ‘허세’와 ‘거품’을 빼고 ‘진짜’를 만든다.
‘노마드도넛’은 메디컬케어 마케팅 시장 개척을 표방하는 기업이다. 현재 피부과 데이터 마케팅 솔루션 타겟(target)을 서비스 중이며 메디컬 케어 멤버십 커뮤니티 앱 해빗(havit)을 개발 중(3월 출시 계획)이다. 2030 세대가 메디컬 케어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노마드도넛은 현재 순항 중이다. 핵심 서비스(해빗)에 앞서 론칭한 마케팅 솔루션으로 넉 달 만에 매출 1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볼 겨를이 없는 시작단계의 팀이지만 개발자 커뮤니티와 독서모임도 운영 중이다. 스타트업에선 무엇보다도 팀원이 가장 중요하단 생각에 기업문화와 근무환경을 고민한 결과다. 약관의 김민준 대표를 만나 노마드도넛의 시작과 현재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노마드도넛은 2018년 6월 14일 기업명 및 서비스 이름을 ‘뷰티패스’로 변경했다.)
김민준 노마드도넛 대표/사진=플래텀 DB
지난해 여름, 헤이스타트업 인터뷰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사업 아이템을 기획 중이었는데, 운영에 들어간지 얼마 안돼 팀이 무너져 다시 팀빌딩을 했다. 그렇게 의기투합해 모인 팀원들과 넉 달 만에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첫 팀은 왜 와해됐나.
나 외 두 명의 공동창업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결혼해 해외로 출국을 해야 했다. 재택근무 형태로 일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어려웠다. 또 다른 한 명은 미국인 개발자였는데, 노마드도넛이 주식회사로 전환되니 외국인 세금 이슈가 불거졌다. 그렇게 혼자 남아 심적으로 힘들 때 ‘해체는 창업가라면 누구나 겪는 일’,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는 주변의 조언이 힘이 되었다. 그걸 새기며 많은 이를 만나 비전을 공유했다. 그 결과 지금의 팀을 꾸릴 수 있었다.
지금 팀원 얘길 안 할 수 없겠다.
팀이 무너지고 난 뒤, ‘어리고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내가 리더인 곳에 누가 합류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면접을 보듯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어진 시간 내 나를 소개하며 계획을 말했다. 지금 팀원은 내 계획에 동의하고 합류한 사람들이다. 이전 직장보다 낮은 대우로 말이다. 그런 팀원을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 한다.
노마드도넛 이전 사업 경험이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 ‘콜버스’에서는 팀원으로 있었고. 그 경험이 현재 창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나.
첫 사업(바오바브코리아)을 할 때는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지 없는지 감이 없었다. 제대로 된 스타트업을 배우고 싶어 콜버스에 합류했었다. 거기서 서비스 기획, 디자인, 개발, 이로 인한 매출을 내는 것까지 모두 경험했다. 막판엔 서비스를 세세하게 기획하는 과정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수치로 계산하는 것과 추진력도 배웠다. 그 경험이 현재 창업의 바탕이 되었다. 또 콜버스는 규제로 인한 이슈가 있었던 기업이기도 했다. 규제와 플랫폼을 복합적으로 경험한 것이 자신감의 근거가 되었다.
노마드도넛이 발견한 사업 가능성은 뭔가.
의료 산업에는 규제가 많다. 특히 알선, 중개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때문에 마케팅이 중요한 피부과나 성형외과는 버스, 지하철 등 1차원적 광고를 주로 집행한다. 문제는 광고를 해도 소비자가 어떤 경로로 방문했는지 알 수 없다는 거이다. 그래서 병원은 차선책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광고를 진행 한다. 그런데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콘텐츠 성과 측정 결과를 받아 보기 어렵다. 몇 명이 광고를 보고 결제했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우린 이 점에 주목했다. 온라인 마케팅 결과를 정확히 측정해 성과 공유를 위한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채널 ‘타겟’을 만들었다.
‘해빗’을 만들게 된 계기도 비슷하다. 해빗은 한달에 최소 7만원을 내고 서울의 모든 피부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기결제 서비스다. 멤버십 형태로 비보험 시술을 보다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유저 입장에서 상담실장을 만나지 않고 주기적으로 피부과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해빗을 통하면, 시술을 미리 결제하고 방문하니 부담이 없다. 동시에 이미 앱 내에서 병원의 시술 정보와 리뷰를 확인하고 비교한 뒤 방문하기에 합리적이다.
김 대표가 말했듯이 의료 마케팅은 제약이 많은 분야다. 정보 불균형도 크고. 관련 대책이 분명해야 할텐데.
모든 건 의료 규제와 엮인다. 앱 내에서 시술을 결제 하면 알선과 중개로 적발될 수 있다. 또한 모든 병원이 입점한 게 아니어서 특정 병원만 추천하는 건 알선이 아니냐는 보건복지부의 해석도 있었다. 그래서 대형 로펌을 통해 법령 해석을 했고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이 된 상태로 개발과 디자인에 들어갔다. 출시일을 늦춘 이유도 조금이라도 규제 이슈를 방지하면서 다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3월 출시는 정말 뜻 깊다. 모든 법적 분쟁 이슈를 걸러낸 뒤 만든 작업물이 될 거다.
마케팅 솔루션(타겟)으로 4개월 만에 매출 1억을 기록했다. 초기 기업에게 작은 액수가 아니다. 어떻게 가능했나.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던 중 제작한 솔루션으로 결과를 내고있다. 제품 개발과 동시에 영업을 통한 네트워크 확보가 필요하다고 봤다. 조성해 놓은 환경 위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면 성장이 용이하다고 판단한거다. 그 이유로 기업 고객을 위한 마케팅 솔루션을 만들어 세일즈를 시작했다. 예상보다 많은 매출을 기록해 우리도 놀랐다. 이는 팀 동기부여 및 투자 유치의 토대가 됐다.
‘타겟’은 마케팅 효과 유무를 떠나 실제 데이터를 가감없이 광고주에게 전달한다. 그게 초기 사업에서 독으로 작용하진 않을까.
우린 성과 데이터가 진실되고 도덕적일수록 장기적으로 더 낫다고 본다. 그런 이유로 성과 측정을 정확하게 하되, 앱(채널)안에서 마케팅이 잘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마케팅이라는 본연의 의미는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병원과는 박리다매 형식, 즉 공동구매와 비슷한 구조로 거래한다. 병원에서 판매하는 100회 시술권을 100명이 나눠쓰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박리다매로 구매됐기 때문에 7만원이면 보톡스, 여드름 고급 시술, 필러 정도가 가능하다. 물론 금액은 병원에 따라 다르다.
해빗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개발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뭐였나.
우선 사용자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지난 11월에 앱은 모두 완성했다. 출시만 남겨놓은 가운데 갤럭시 8, 아이폰X이 출시돼 해상도 이슈가 생겼다. 수려한 느낌이 없었고 불편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설득해 바꿨다. 넉 달간 쉬지도 못하고 만든 것을 바꾸자했으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합심해 다시 만들었다. 현재는 베타서비스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있는데, 만족도가 높다.
동시에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영업 중이다. 처음 기획 목표는 전국 모든 피부과를 한 곳에 모으자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서울의 피부과로 좁혔다. 강남구를 시작으로 피부과 영업을 시작해 고객을 확보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고객 만족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유료 결제 앱엔 다운 받기, 다운로드 후 가입, 결제 등 장애물이 있다. 이를 자연스럽게 넘는 게 관건이다. 다운로드만 받고 앱에 들어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그러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가 현재 어플이다. 리뷰 수도 늘고 평점도 높아지는 것을 보며 체감하고 있다.
기업 문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독서모임과 개발자 스터디를 여는 등 내부 프로젝트도 병행 중인데.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느낀 것 중 하나가 팀원의 중요성이다.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다. 초반 매출이 얼마 나지 않는데 코워킹스페이스에 온 것도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내부에서 관련 실험이 진행중이다.
참고로 우리 서비스명(해빗, 타겟)과 회사명(노마드도넛)은 다르다. 기업명엔 기업문화를 담았다. 기업명과 서비스명을 통일하는 추세지만, 똑같이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업문화와 근무환경에 대한 원칙을 잊을 것 같았다.
사업 초기 사명과 같은 ‘노마드’식 근무환경이 있었다. 지금도 유지되고 있나.
아니다. 매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오후 1시까지 출근 후 최소 8시간은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원치 않았지만 기업 운영에서 필요한 일이었다. 각자의 생각 차이를 좁히기 위해선 근무 환경 규정을 두기보다 스스로 따르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이 때 필요한 건 ‘비전’이었다. 기업을 만든 이유, 문제 해결 및 지향점을 팀원과 항상 얘기했다. 지금은 비전과 문화에 맞춰 조금씩 자리 잡혀가고 있다.
사업에서 ‘허세’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첫 사업 때 언론 인터뷰를 많이 했다. 알려질 수록 공허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스스로 단단하지 않은데 몸집만 부풀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실 없는 유명세도 치렀다.
그간의 거품을 치우고 안팎을 다지며 세상에 선보인 게 지금 사업이다. 현재는 허세와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닌, 본질부터 고민한 ‘진짜’임을 자부한다. 다만 여전히 부족하다. 단단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첫 사업을 청소년 시절에 했다. 과거 사업과 현재의 사업은 본인에게 어떻게 다른가.
첫 사업때는 학업이 우선순위였고 스타트업 운영은 부업이었다. 지금은 다른 걸 우선순위로 둘 때가 아니다. 사업 운영에만 몰두하지 않으면 큰일난다. 월급을 책임지는 입장이기에 하루라도 밀려선 안 된다. 팀원 중에는 가족이 있는 사람도 있다. 하루라도 급여가 밀리면 팀원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거다. 이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 브랜딩, 후속투자, 매출 등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각오를 들려달라.
소비자가 피부과 관련 모든 정보를 우리 서비스(해빗)를 통해 찾아보게 하는 게 목표다. 믿을 만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생기도록 브랜딩에 주력하고자 한다. 그 사이 투자를 유치해 사용자도 늘리고 영업도 확장할 거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서울 강남권 피부과의 80%가 우리 고객이어야 한다. 이미 상당수는 확보했다. 목표 지점에 최대한 빨리 닿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