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트코인 채굴기 팝니다’ 中 최대 전자상가의 뉴트렌드
제조 스타트업이나 메이커에게 있어 중국 선전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재료를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선전의 인프라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화창베이 전자상가(이하 화창베이)를 들 수 있다. 화창베이는 10층 이상 대형 상가를 포함해 70여개 건물이 밀집되어 있는 대단위 부품 판매처이자 중국 IT 트렌드를 만날 수 있는 쇼케이스이기도 하다.
화창베이는 중국의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다. 유명 메이커의 카피 제품도 판매되고 있지만 지역의 우수한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브랜드도 우후죽순 소개되고 있다. 현재는 미래쪽에 무게가 실리는 중이다.
화창베이는 대중의 욕망, 수요가 생기면 그에 걸맞는 해소책을 공급한다. 근래 화창베이에 비트코인 채굴기 판매가 성업중인 배경이다. 채굴기는 비트코인을 쉽게 채굴할 수 있도록 만든 컴퓨터를 말한다.
화창베이 메인 건물 중 하나인 ‘싸이거광장(赛格广场)’ 5층은 주로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 메모리카드 등 조립PC 부품을 파는 곳이다. 최근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매장이 다수 추가되었다. 바로 비트코인 채굴기 전문 상점이다.
기자가 찾은 15일에는 세 군데의 채굴기 전문매장과 두 군데의 병행 판매처가 문을 열고 있었다. 이외 컴퓨터 부품과 관련있는 다른 층에도 한 두 개 매장이 들어선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말까지는 볼 수 없었던 전경이다.
간판에 ‘비트코인 채굴기’라고 러시아어와 영어로 적혀 있다. 판매상의 설명에 의하면 러시아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온단다. 한국에서는 채굴 위탁업체에서 자주 찾아온다고.
사양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상위 기종인 엔트마이너 S9의 대당 가격은 13,600위안. 한화 230만 원 정도다. 10대를 구입하면 2,000위안(약 33만 원)을 할인해 준다는 제안을 해왔다. 비트코인이 폭발적으로 관심을 끌던 시기 400 ~700만 원에 달하던 시세가 한 풀 꺽인 모양새다. 하지만 최초로 판매되던 때 가격(190만 원 대), 제조원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다.
판매상의 설명에 의하면, 고가 제품이기에 온라인 주문보다 직접 방문해 구매해가는 손님이 많단다. 하지만 한 번 거래가 이루어지면 위챗 등으로도 주문이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채굴기 관련 부품(주로 그래픽카드)은 전문 매장 외에서도 판매되고 있었다.
중국은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전세계 비트코인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다. 하지만 중국 내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ICO가 금지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거래 서비스보다 암호화폐 채굴이나 블록체인 연구 등 다른 사업으로 무게 중심이 전환을 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에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ICO 및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 등 조치와는 별개로 국가 주도의 블록체인 연구를 확대 운영중이다. 이를통해 국가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민은행은 디지털 통화 발행을 통해 실물화폐 발행 및 유통 비용 절감, 지급결제시스템 및 지급결제의 효율성 개선, 경제 거래활동의 편리성과 투명성 제고, 탈세 및 자금세탁 방지, 통화관리능력 강화, 금융포용 촉진 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