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블록체인 본질은 ‘탈중앙화’… 향후 효율성 높여야”
블록체인(Block Chain)이 인공지능(AI)과 함께 미래 기술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블록(Block)’을 잇따라 ‘연결(Chain)’한 모음을 말한다. 거래 정보를 특정 기관이나 중앙 서버 등에 저장하지 않고 네트워크 상에 분산 저장하여 참여자 모두가 공동으로 기록, 관리하는 것으로, 모든 거래 정보를 포함하는 거대한 분산 장부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시 해킹을 막는 기술로 활용되어 관심을 받기 시작해 현재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는 중이다.
기 기술은 도입 당시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에 관련 사업의 적법성도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암호화폐 거래량이 세계 3위 수준으로까지 늘어나는 등 관련 사업이 급성장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의 블록체인은 아직 완전무결한 실용 기술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같은 일을 처리할 때 중앙화 서버대비 가격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거래 취소가 어렵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를 찾기도 어렵다.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익명성이 강점이지만 이를 악용한 불법 비자금 조성, 탈세의 우려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의 창시자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입을 열었다.
블록체인은 구조상 컴퓨팅 성능이 단일 노드에 묶일 수 밖에 없기에 처리량이 늘면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수수료를 많이 낸 우선순위 작업부터 수행하게 돼 네트워크 사용 비용이 오를 수 밖에 없다. 확장성 제한이 있는 것이다.
“같은 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이더리움의 처리 비용은 AWS에 비해 100만 배 이상 높다. 확장성의 한계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기존 중앙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없는 ‘검열 저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플랫폼의 본질은 비용 등 ‘효율성’이 아니라 ‘탈중앙화’라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지난 4일 서울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발표에서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효율성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검열에 저항하고 사기와 투기를 방지하며 상호운영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중앙정부나 은행 및 여타 사업자 등의 검열과 간섭을 막을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자 목표도 이런 3자 개입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사기나 투기에 대한 저항적 성격을 갖추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투명하고, 중앙서버는 컴퓨터 장애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블록체인은 그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강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블록체인의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무시하면 안 된다 말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검열저항성이 있다해도 지금처럼 가면 안 된다. 이대로 가면 기존 중앙화 컴퓨팅과 블록체인 간 효율성 차이가 더 벌어질거고 미래에 비싼 수수료를 내고 블록체인을 사용할 이유는 투기 밖에 안 남을거다. 블록체인이 현재의 한계를 넘어 광범위하게 사용되려면 비용이 낮아져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며, “샤딩, 플라스마 등 기술이 대안으로 제대로 활용하면 격차를 1/1000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샤딩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테이블을 수평 분할하여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곳에 분산 저장 및 조회하는 것을 말하며, 플라즈마는 블록체인의 컴퓨터 계산 잠재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시스템으로 블록체인 기록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의 미래를 이야기 하며 상호운영성을 키워드로 언급했다. “기존 서비스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제공을 중지하면 그 API를 활용중인 서비스는 하루 아침에 없어진다. 그에 반해 블록체인은 상호운영성이 보장되기에 크로스 블록체인이 가능하다.”며, “우리 목표는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다른 블록체인을 쉽게 연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비탈릭 부테린 25분할/ 분산경제 포럼(사진=플래텀DB)
분산경제 포럼 현장 / 사진=플래텀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