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과 투자, 둘 다 사람 살리는 일”
(왼쪽부터) 인터베스트 신영성 팀장, 문여정 이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장 채선주 네이버 부사장, 센터장 임정욱)는 지난 12일(목), 한국의 주요 벤처캐피털 회사를 스타트업 생태계에 소개하는 ‘테헤란로 펀딩클럽’ 15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바이오 및 IT 중심 투자사 인터베스트(대표 이태용, 우충희)를 소개했다. 인터베스트는 1999년 설립해 2002년 국내 최초 외자 유치 벤처 펀드(Han-sing Hi-tech Fund I, 2002), 2013년에는 정부(보건복지부) 최초 출자 글로벌 제약 산업 펀드를 운용해왔다.
인터베스트의 AUM은 6천 2백억 원 규모, 현재 총 6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중 최근 결성한 4차 산업혁명 펀드는 1천 1백억 원 규모다. 인터베스트는 이 펀드를 통해 새 시대를 선도할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많이 발굴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두 분야에 집중하는 만큼 조직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 전문 심사역들과 IT 전문 심사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발표한 문여정 이사는 산부인과 전문의로, 의사 출신 1호 심사역으로 인터베스트에 2016년 합류했다. 신영성 팀장은 IT 분야에 중점 투자한다.
핵심 투자 영역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 IT 및 모바일, 동남아시아 중심 글로벌 서비스다. 주요 포트폴리오사로는 루닛, 토모큐브, noom 등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과 블로코, 밸런스 히어로, 알체라, 브리치 등 IT 초기 기술 기업 과 모바일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인터베스트는 주로 시드, 시리즈 A 단계에 투자하지만 분야의 특성 상 규모가 다르다. 문 이사는 “같은 시드, 시리즈 A 단계여도 IT, 모바일에 비해 바이오 분야는 0이 하나 더 붙어 시리즈 A시 회사 가치 300~500억 원 규모 정도다”라며 “바이오 분야의 기술 주기를 맞추기 위해 펀드 운용 기간도 10년 정도로 길다”라고 설명했다. LP를 모집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문 이사는 정부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바이오 분야 투자 필요성을 어필한다고도 전했다.
밸류에이션 측정 방법 또한 다를 터. 문 이사는 “세포 실험 결과 및 동물 실험 결과, 특허, 연구 논문 등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만 분야의 특성상 창업자들의 경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어떤 실험 결과도 없지만 4명의 신약 개발 경력이 77년인 초기 기업에 그들의 경력만을 믿고 개발에 성공할 것 같아 시리즈 A 투자를 한 적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의 규제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문 이사는 “우리나라는 단일 보험 국가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와 관련해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다“라고 전했다.
문 이사는 “4500만 명 중 3%의 정보만 비식별화 데이터를 오픈하면 우리나라의 건강 데이터 표준을 얻게 되고, 이는 바이오 업계의 폭발적 성장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라며 “개인정보 이슈로 논란이 있지만 이런 부분을 국가에서 주도하는 중국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대담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창업가와 예비 창업가들, 여러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전문성을 가지고 투자하는 인터베스트의 투자 기준 및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신 팀장은 “버티컬하게 투자하는 특성답게 사내에 연구하는 분위기가 있다. 아무래도 생소한 분야를 많이 접하고, 다 알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이를 통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진다”라고 전했다.
문 이사의 이력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문 이사는 “많은 분들이 사람 살리는 일을 하다가 벤처캐피털로 이직한 것에 대해 후회 없느냐고 묻지만 이것 또한 사람 살리는 일이다”라며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에 투자해 회사가 잘 되고, 좋은 치료제와 기술을 만들어 누군가 도움받을 수 있다면 이 또한 의사의 연장선이다”라고 했다. 또한 문 이사는 “의사든 창업자든 기본적으로 사람의 불편함이나 아픔을 해소하려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임 센터장은 “인터베스트는 바이오분야에 특화된 투자로 잘 알려진 벤처캐피탈로 이제는 ICT분야와 동남아시장까지 투자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력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한 많은 스타트업과 인터베스트가 잘 연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