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리포트 #3] “인재는 돌아오는 거야!” 中 청두의 유학 인재 창업 장려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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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증가로 인한 인재 유출 이슈는 13억 인구 중국에 있어서도 어려운 숙제였다. 중국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014년 해외로 유학 중인 중국인은 약 45만 명을 넘어섰다. 반면 같은 해 귀국한 유학생은 36만 명에 머물렀다.

중국의 경기 성장이 둔화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생산 연령 인구의 감소가 꼽히고 있으며, 능력과 경제력 면에서 우수한 인재일수록 유학 후 해외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젊고 우수한 인재의 유출은 국가 경쟁력 저하의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창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도, 유학 인재가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선진적인 창업 환경을 이미 둘러보고 온 이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이 61개국을 조사해 발표한 ‘2015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재 유출로 인한 국가 경쟁력 저하된 나라 중 18위를 차지했다. 2013년 기준 해외로 나간 유학생은 14만4천 명에 이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창업 허브 ‘청두(성도)’는 해외로 나가 공부한 인재들의 자국 내 창업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청두 하이테크지구(Chengdu Hi-Tech Zone, 이하 CDHT)는 98년서부터 국내 인재와 해외 유학 인재를 구분해 창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CDHT 산하의 ‘중국 청두 유학인원 창업원(China Chengdu Overseas Students Pioneering Park, 이하 유학 창업원)’이다.

유학인원 창업원은 중국 중앙 정부의 인사부와 쓰촨성 지방 정부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이자 지원 프로그램이다. 12일 현재 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 박사, 석사 등 총 1천여 명이 청두 내에서 창업하거나 스타트업 팀원으로 합류해 있다. 유학인원 창업원 측에 따르면 유학 인재가 세운 스타트업이 청두 내에만 800여개에 이른다.

유학인원 창업원은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인재를 대상으로 최대 1억 원의 초기 자금과 사무 공간을 제공한다. 초기 단계 이후에는 전문 심사를 거쳐 최대 1천만 위안(한화 약 18억 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투자는 각 지역의 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에서 주관하고 있는데, 고신구 과기부를 통해 투자를 받은 팀도 그보다 상위 기관인 쓰촨성 과기부를 통해 다시 한 번 중복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부동산 등기 빅데이터 관리 서비스 ‘위린투’ 오피스

유학인원 창업원을 통해 설립된 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바로 ‘위린투(어린도, 魚鱗圖)’다. 2008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루워 시빈 대표가 설립한 위린투는 부동산 등기 빅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까지 전국적으로 통합된 등기 시스템이 없었다. 각 지역별, 부동산 형태별로 등기 방식이 제각각이었기에 전국 단위의 관리가 불가능했다. 이러한 허점을 부패한 관료들과 부유층이 부정축재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위린투는 이렇게 통일되지 않은 부동산 등기 데이터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창업 초창기에는 생소한 분야라는 이유로 경시되었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등기 방식을 하나로 통일시키겠다는 정부 정책 기조와 맞아 떨어지면서 순풍에 돛을 단듯 성장해 왔다. 현재 위린투는 벤처 지원을 위해 설립된 중국의 장외시장인 신삼판(新三板)에 상장된 유망 기업이기도 하다.

루워 시빈 대표는 “청두는 풍부한 자금, 다양한 혜택, 기후와 문화 등 중국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창업자들에게 아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북경, 상해, 광저우 등에 비해 창업 경쟁이 덜 치열하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말했다.

루워 시빈 위린투 대표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의 청두는 98년부터 인재 맞춤형 창업 지원 정책을 통해 인재 유출을 막으며 풍성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IoT,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산업 분야별 구분을 넘어, 유학생·석박사 등 창업가의 출신 배경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800여 개 기업의 신규 창업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낸 것이다.

중국과 한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정치적 상황, 시장 규모 등 상이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창업 생태계의 근간이자 미래는 ‘사람’이라는 것만은 동일하다. 국내서도 인재 맞춤형 지원 정책을 통해 우수한 창업 기업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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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새롬
기자 / 영양가 있고 재미있는 스타트업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