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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시장에 금융 대기업이 뛰어든다면

스타트업 붐이 계속 되는 가운데 유망한 국내 스타트업을 아시아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왔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VC가 손을 잡기도 했고 정부차원의 지원사업도 있었다. 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는 많지 않았다.

토마스 강 엠닥(M-daq) 글로벌 총괄은 규제와 인프라 미비에서 이유를 찾았다. “아시아 10개국을 합치면 평균은 높지만, 나라 간 GDP차이가 크다. 각 나라의 규제가 아시아 포텐셜을 막고 있다. 아울러 공항 등 인프라도 부족하다. 그것이 아시아가 선진국 수준으로 못 가는 이유다. 또 유로처럼 어딜가나 통하는 화폐단위도 없고, 종교 이슈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편에 서야할지, 중국편에 서야할지 정치적 선택도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힘들기 때문에 기회가 있는 것이다. 동남 아시아는 로컬이 중요하니 현지 파트너와 소통과 관계형성을 신경써야 한다. 아울러 업무비용, 인력관리도 필요하다. 싱가포르를 테스트 배드로 해 진출하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토마스 강이 몸담고 있는 테크핀 스타트업 엠닥은 알리바바그룹의 피투자사로 누적 투자금만 9870만 달러(약 1,067억 원)에 달한다. 고젝이 등장하기 전까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기업이었다.

30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 토마스 강 총괄을 비롯해 해외송금 전문회사 모인의 서일석 대표, 센트비 최성욱 대표,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이 핀테크 분야 현안을 주제로 노변정담 시간을 가졌다. 이하 관련내용 정리.

30일 열린 디캠프 디톡스(D.TALKS) 패널토론. (왼쪽부터)김홍일 디캠프 센터장(모더레이터), 서일석 모인 대표, 토마스 강 엠닥 비즈니스 총괄, 최성욱 센트비 대표/사진=플래텀DB

핀테크, 혹은 테크핀시장에 기존 금융기업이 뛰어든다면.

토마스 강 엠닥 비즈니스 총괄 : 핀테크가 왜 생겼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기존 금융권의 고객 경험이 안 좋았기에 핀테크 스타트업이 생겨났다고 본다. 손님이 떠났는데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에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핀테크 산업이 커질려면 금융권이 참여해야 한다. 은행 등 금융권에 기대하는 것은 핀테크가 클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역할이다.

모인 서일석 대표 : 많이 듣는 질문이다. 은행은 자금력이 있고 오프라인에 강점이 있다. 금융권도 해외송금이나 간편결제를 하고 싶을거고 할 수도 있을거다. 은행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DNA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핀테크 기술은 금융회사 구조상 어렵다. 현재까진 하청업체를 통해 빨리만 만드는데만 신경썼을 뿐 유저 사용성에 대한 고민이 적다.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 조직의 차이라고 본다. 금융기업과 핀테크 스타트업은 조직의 성격, 강점이 다르다. 스타트업은 기술기반인 반면에 은행은 아니다. 금융회사는 테크베이스가 아니기에 필요성을 못 느꼈을거다. 10년 전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연구를 했다. 능력있는 사람도 많았고 대우도 좋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아무도 그 기업이 기술을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 대기업은 스타트업이 할 수 없는 다른 강점이 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무섭다. 금융 대기업은 자금력도 풍부하고, 법과 규제에 대한 발언권도 세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리 생각할거라 본다.

센트비 최성욱 대표 : 모든 산업 영역에서 대기업을 상대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무기는 속도밖에 없다. 금융은 특히 그렇다. 3~5년이 아니라 6개월, 주 단위로 트렌드가 바뀌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 역시 강하다. 빠르게 테스트하고 서비스를 출시하는데 난관이 많다. 해외 금융기업은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협업해서 회사를 키우는 반면 국내는 그런 경향이 많지 않다. 금융기업의 시도 중 형식적인 것도 없잖아 있다.

고객 편의성을 기존 은행권이 못 따라가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2010년 미국 자료를 보니. 가장 신뢰하지 않는 기업 상위권 대부분이 은행이더라. 가장 신뢰하는 기업은 아마존이었고. 2018년 유니콘 핀테크 업체가 26개다. 마켓밸류 총액이 716억 달러에 달한다. 이 분야 관계자 입장에서 인상깊게 본 기업이 있다면.

강 : 토스가 은행이 잘 안하고 못 하는 부분을 잘 하고 있다. 결국 유저경험은 핀테크 기업이 가져갈거라 본다. 아마도 은행권은 기업금융을 흔드는B2B기업이 등장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할거다.

서 : 여러 블록체인 회사가 눈에 띈다. 블록체인을 통해 크로스보더를 바꾸는 회사들이다. 특정지어 언급하긴 어렵지만, 근래 투자유치를 많이 한 회사들이다. 그들을 눈여겨 보라 말하고 싶다.

국내는 IT공룡이 금융업으로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인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중국 대기업, 투자사가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결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유저와 사용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하는 기업들이다. 이들이 금융 영역에서 기존 플레이어를 앞지를거다.

최: 특정 국가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국가마다 다른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컬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하는 등 방식으로 진출한다. 이를 배경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된 여러 혁신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규제나 제약 중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것 하나만 이야기해 준다면. 

강: 유럽에선 한 국가에서 핀테크 관련 인허가를 취득하면 전유럽 시장에서 통용된다. 이런 방식이 아시아에도 도입되면 좋겠다. 아시아는 각 나라마다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단계로 놓고보면 해외는 디지털 혁신의 3단계로 가고 있다. 마켓과 함께 키워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다.

서 : 규제와 관련해서는 2시간 정도 쉼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핀테크 규제에 대한 법 개정이 이제서야 논의되고 있다. 이 영역은 신생아 수준의 산업이다. 은행권에 비해 스타트업은 규제와 법에 있어 불평등한 부분이 있다.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더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기존 플레이어와 동등하게 해주길 바란다. 스타트업에게만 무지막지한 다른 룰이 적용된다. 우리같은 소액결제 업체는 연간 2만달러 이상 이체할 수 없다(외국환거래법 개정안). 같은 운동장에서 싸워도 경기의 룰이 다르다.

최: 4차 산업혁명을 논하며 핀테크를 언급하지만, 국가에서 진짜 키우려는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환경이 미비한 상황에서 정책이 진행되는 것 같아 아쉽다.

디캠프 디톡스 현장/사진=플래텀DB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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