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벤트

[현장] 스타트업 CEO의 최고 자질은 무엇인가.

제주서 열린 벤처썸머포럼 둘째 날(30일) 오후 세션은 스타트업의 무대였다. 이날 스타트업 7개사는 최신 산업 트랜드와 경험에 근거한 경영사례를 벤처기업 관계자로 이루어진 청중에게 공유했다.

발표에 나선 베이글랩스, 유라이크코리아, 웰트, 시지온, 오픈놀, 럭스로보, 새천년카 대표는 벤처기업협회 산하 벤처스타트업위원회 분과위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포럼서 결성이 공표된 벤처스타트업위원회는 지난 1년 간 선배기업인과 스타트업 간 소통하는 네트워킹 행사를 주관하는 한편, 창업생태계 현장 목소리를 정부 기관 등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있다.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사진=플래텀DB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는 이날 ‘리테일의 미래 방향과 전망’을 주제로 트랜드 발표를 했다. 박 대표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삼성코닝 기술개발팀에서 책임연구원을 거친 기계공학 전문가이다.

박 대표는 아마존과 월마트를 비교하며 인터넷 비즈니스 현황을 설명하는 한편, 아마존이 IOT디바이스를 통해 이루려는 목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중이 사고있는 제품 10개 중 1개는 전자상거래로 구입하는 시대다. 현재 월마트의 매출규모는 아마존보다 세 배 더 크지만, 아마존의 성장률이 연평균 24%인데 반해 월마트는 2%에 불과하다. 여기에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중이다. 신선식품기업 ‘홀푸즈마켓’을 인수(현금 15.5조 원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마존이 크게 히트를 친 것은 1년에 120달러만 내면 이틀 내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이다. 이 서비스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고있다. 관련 그래프 자료를 보면 고객의 충성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아마존은 신기술 접목에 영민하다. 사용자의 쇼핑 편의성을 지원하는 AI스피커, 아마존대시 등 IOT 기술을 적극적으로 잘 적용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시도다.”

이어 그는 아마존이 단순 전자상거래 기업이 아니라 평가하며 아마존이 원가수준의 IOT디바이스를 판매하며 추구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아마존은 제품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시작했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원활하고 활발한 거래를 유도하는 플랫폼이었던 셈이다. 아마존이 IOT디바이스를 만드는 이유는 아마존 네트워크 플랫폼에 소비자를 원활히 접근시켜 제품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 수익구조는 제품을 팔 때가 아니라, 소비자가 구매결정을 내릴 때 발생한다.”

박 대표는 아마존으로 대변되는 리테일 트랜드를 설명한 뒤 베이글랩스의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베이글랩스는 스마트줄자 ‘파이’의 개발사다. 2년 전 킥스타터에서 스마트 줄자로 한달 만에 135만달러를 모금하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파이는 보통 줄자 외형으로 신체 각 부위 둘레를 잴 수 있다. 이를통해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정확한 신체 수치를 스마트폰 앱이나 내장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다. 오차범위는 불과 ±0.5mm. 베이글랩스는 하드웨어 제품을 앞세워 시장에 등장했지만,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디바이스를 통해 모은 측정 빅데이터다.

“베이글랩스는 패션브랜드마다 제각각인 신체사이즈 기준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스마트줄자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패션 전자상거래 영역에서 수익화를 추진 중이다. 사이즈 불일치로 발생하는 반품이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골치거리다. 이를 해결하려 한다. 아마존을 비롯해 일본 최대 패션 전자상거래 사이트 조조타운도 이 문제를 면밀히 연구 중인 상황이다. ”

한편, 이날 박수홍 대표는 벤처스타트업위원회 위원장 입장에서 스타트업의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혁신성장이 키워드인 상황임에도 스타트업들이 규제와 관련된 이슈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사진=플래텀DB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는 국내외 축산업 현황 및 문제점을 제기하며 자사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라이크코리아는 2012년 10월에 창업한 가축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IoT기반 실시간 가축질병관리 모니터링 서비스인 ‘라이브케어’로 이름을 알려왔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소고기 양은 1200억 파운드다. 하지만 소가 어떻게 키워지는지는 잘 알지 못 한다. ‘원헬스’라는 말이 있듯, 소의 건강은 인간에게 중요하다. 국내외 축산업의 우선된 문제점은 질병예찰 관리의 어려움이다. 소가 건강 문제로 폐사되는 비율이 높고, 한우는 6~700만원, 젓소는 8~9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농가가 질병을 발견할 때 이미 질병이 응급상황이 되어 2~3차 감염, 폐사 상황에 달한 상황이 많다. 이런 질병 현황을 IT로 해결할 방안이 마땅치 않았다.

또 농가 수익증대와 관련되어 발정관리도 중요하다. 농가는 1년에 한 마리씩 송아지를 분만하려 한다. 14개월부터 발정관리해 임신을 시키려하지만, 20개월이 넘도록 관리를 못 해 출산을 못 시키는 경우가 많다. 밤낮 없는 발정 징후를 제대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두 마리도 아니고 수십. 수백여 마리가 넘는 소를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발정을 놓치면 사료비가 상승한다.

임신을 했다해도 분만예측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소는 개량이 되어 사람이 돕지 않으면 분만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태어난 뒤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폐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분만일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평균 50마리 중 6마리가 죽는다. 폐사에 따른 농가의 손실도 크다. 아울러 개체별 빅데이터 필요성도 대두된다. ”

김 대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자사 ‘라이브케어’와 같은 IOT서비스라 말했다.

“라이브케어는 실시간 가축질병관리 모니터링 서비스다. 온도와 PH센서를 접목한 경구투여 방식의 바이오캡슐을 통해 가축의 체내에서 체온을 측정하며, 바이오캡슐은 소의 반추 위 내에 안착된다. 바이오캡슐을 통해 수집된 각 개체별 생체정보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즉시 농장주와 수의사에게 앱으로 통보한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브라질, 호주, 유럽 등에 서비스하고 있다. 배터리는 나라마다 도축기간이 있기에 다르게 적용되는데, 국내서는 최대 7년을 보장한다.

또 그는 IOT혁신이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IoT혁신을 통해 대중은 건강한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 예를들어 라이브케어와 같은 IOT서비스는 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방염을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미 유방염이 발생한 소를 케어하려면 강한 항생제를 써야하는데, 여기까지 가는 상황을 조기에 방지할 수 있다. 항생제가 아니라 가벼운 해열제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유라이크코라이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래에셋벤처 등으로 투자 유치를 한 바 있으며, 지난달 일본 ‘소프트뱅크’가 전세계 기업을 상대로 시행한 소프트뱅크 이노베이션 프로그램(SIP)사업에 국내 스타트업 중 최초로 선정된 바 있다. 아울러 소를 시작으로 돼지, 닭, 염소로 대상을 넓혀 서비스 확장을 진행 중이다.

강성지 웰트 대표/플래텀DB

강성지 웰트 대표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과거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강성지 대표는 의대를 나와 보건복지부 공무원을 거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에서 헬스케어 전략기획을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웰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Lab을 통해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강 대표는 과거의 헬스케어 산업은 사용자를 무시한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IoT와 헬스케어 영역의 강자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30조원을 투입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홀딩스를 인수하며 IoT, 클라우드, 인공지능까지 이어지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미래의 먹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손 회장의 방향성에 동의한다. 제조업과 IT가 이전 산업 트랜드라면, 향후 서비스업과 헬스케어로 간다고 본다. 그 과정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야 한다.

10년 전 일본은 스마트홈을 연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같은 시기 시범사업을 했다. 대기업에서 심박센서 등 웨어러블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중도포기율이 높다는 것이었다. 근래 헬스케어의 최대 역작은 ‘포켓몬고’지만, 두 달이 되지않아 사용률이 떨어졌다. 사용자를 무시한 서비스가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 사용성과 서비스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유저수만 늘리면 영구성이 결여된다.

데이터 분석을 수반한 헬스케어의 가장 큰 덕목은 예측이다. 언제 병이 발생할지,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려주는 것이다. 시간에 따른 지속적 사용의 빅데이터가 쌓이지 않으면 예측은 절대로 할 수 없다. 차를 찍은 사진만으론 차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듯이 말이다. 동영상으로 찍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봐야 가늠할 수 있다. 기술의 흐름보다 더 큰 문제는 여기에 있다. 어느 헬스케어도 이를 하지 못 했고 데이터도 제대로 모으지 못 했기에 다음을 볼 수 없었다.”

강 대표는 미래 헬스케어의 방점은 예방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수없이 많은 헬스케어 서비스가 있었지만, 사용자 위주의 사용성을 챙기는 서비스는 부족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린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제시하기 보다 이미 늘 차고 다니는 밸트를 주목했다. 밸트는 착용하는데 있어 사용자가 덜 에너지를 쓰는 것이기도 하다. 웰트는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허리둘레, 걸음수, 앉은시간, 과식여부 등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생활습관들을 측정하여 알려준다.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사용자 행동의 정확한 데이터를 모았다. 아울러 다른 지표도 적용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여느 제품에 비해 다양한 데이터를 제시하기에 가치도 높다고 본다.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것은 헬스케어 차원에서 의사가 물어보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검사 전 의사가 물어보는 주요 질문 두 가지는 ‘가족력’과 ‘과거력’이다. 그간 생활습관, 과거력을 알려주는 기기는 없었다. 그것을 제대로 만들어냈을 때 제대로 된 헬스케어의 시작이라고 본다. 기존 의료는 판이 다 끝났을 때 몇 수를 더 두고 지느냐였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내가 초반에 어떤 묘수를 둬야하는지 안다면 어떨까.”

그는 인공지능이 활용된 헬스케어 혁신이 눈앞에 다가왔다 언급하며, 기업의 빠른 도전을 강조했다.

“심전도 데이터를 사람이 이해하는데 100년이 걸렸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데이터만 있으면 몇 일이며 된다. 메드트로닉의 혈당측정 데이터를 왓슨이 학습해 저혈당을 3시간 전에 인지하는 알고리듬을 만들었고, 구글은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의 사망시기를 예측하는 알고리듬을 만들고 있다. 구글은 심지어 사람지도를 그리는 중이다. 기존 의학지식을 넘어서는 효용들이 곧 등장할거다. 우리나라는 유전학, 바이오 분야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다. 우리가 IoT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도전할 수 있는 시기는 얼마 안 남았다. 빨리 나서야 한다.”

김미균 시지온 대표/사진=플래텀DB

김미균 시지온 대표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와 소비자 참여의 새로운 마케팅 트랜드’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날 무대에선 스타트업 중 가장 창업 경력이 긴(12년) 기업인이다.

시지온은 소셜댓글 플랫폼 라이브리 개발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라이브리는 국내 주요 언론사/방송국, 기업 이벤트 사이트, 공공기관 및 NGO, 국회의원, 쇼핑몰 사이트 등 총 1000개 파트너사를 비롯해 수만 개 사이트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언론사 대부분이 라이브리를 활용해 댓글관리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시지온은 어트랙트라는 솔루션 개발사이기도 하다. 어트랙트는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해시태그 기반으로 선별해 ·오프라인에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김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소셜네트워크에 올라오는 UGC 관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댓글이라는 것은 언론사 하단에 붙으면 여론이지만, 이커머스 플랫폼에 붙으면 후기, 리뷰가 된다. 기사보다 댓글을 읽으려 들어오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게 현실이다. 후기 또한 정보가 많아 구매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댓글이나 후기를 ‘리액션 콘텐츠’라 부른다. 액션은 한 번이지만 리액션은 훨씬 많이 벌어진다. 온라인상 빅데이터라 불리우는 것은 리액션 콘텐츠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래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댓글이나 후기가 개별 사이트에서 작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에 기록된다. 기업 입장에선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흩어져있는 후기를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사용자가 크리에이터가 되어 멀티미디어로 회사나 제품의 평판, 후기(UGC)를 올린다. 채널 밖에서 형성되는 리액션 콘텐츠는 구매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구매시 리뷰를 읽는 퍼센테이지는 54%에 달한다. 오프라인에서도 검색하고 리뷰를 읽고 구매한다. 볼거리도 주는 동시에 구매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 반응을 콘트롤하려하지 말고 적극 관리하라 조언했다.

“우린 기업에게 흩어져있는 후기를 모아서 적극 활용하라 조언한다. 일례로 이케아는 인스타그램 후기 콘텐츠를 주요 섹션에 모아 따로 보여준다. 이를통해 소비자들은 이케아에 더 친근감을 느끼고 주목하게 되었다. 소구력이 있고 정보가 있는 댓글과 후기는 멀티미디어로 발전하고 있고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울러 신뢰감을 동반한 UGC는 사용자의 목소리이기에 존중해야 한다. 소비자를 콘트롤할 수는 없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응원하고, 활용해야 하는 시대이다.”

권인택 오픈놀 대표/사진=플래텀DB

이어 권인택 오픈놀 대표는 7년 간 기업을 운영하며 체험한 조직 경영, 인재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오픈놀은 진로, 진학, 취업, 창업 등 교육에 IT 솔루션을 접목한 교육 스타트업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왔으며, 국내에 2395개 학교 중 1300개 학교가 이 회사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권 대표는 그간 조직과 팀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털어놓았다.

“스타트업은 개인의 욕망이 강하게 실현되는 곳이라서 일반기업과는 상이한 조직문화를 보일 때가 있다. 수평적인 문화가 일반적이다보니 갈등관계도 오래가고, 사업이 진행될 수록 개개인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심지어 창업자가 떠나기도 한다. 직원들도 자신의 가치를 찾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우린 사업이 성장하며 인원이 한 순간에 늘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갈등상황이 보였다. 큰 그림을 그리는 쪽과 디테일을 중시하는 쪽 간 갈등이 벌어졌다. 속도를 빨리내려는 사람과 느리더라도 품질을 중시하는 사람 간 견해차이도 있었다. 아울러 윤리기준도 각자 달랐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중에 팀원이 원하는 모든 복지제안을 받았다. 자율출퇴근제, 탄력근무제, 전직원 해외워크샵 제도, 어버이날 카네이션 연금, 회식과 야근 없애기 등 다양한 제안이 들어왔고 모두 다 시행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기영합성 제도로 인해 회사가 어려워졌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는 팀원과 대중의 인기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CEO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대표는 연예인이 아니다. 대표는 CEO라는 직책에 어울리는 일을 해야 한다. 대표는 책임감있게 회사를 발전시키는 역할이다. 나 역시 인기영합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 해서 회사를 어렵게 했다. 모두에게 인기를 얻는 것은 친구로서는 좋은 자질일 수 있지만, 창업자나 경영자에게는 최악의 자질이 될 수 있다. CEO의 최고의 자질은 장기적으로 직원을 고용시킬 수 있게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창업을 해 조직을 꾸리는 동안 책에서 배운 것과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다. 조직은 인간의 불완전한 감정의 집합체더라. 이 집합체를 온전하게 꾸리기 위해 조직을 세분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관계갈과 과업갈등을 파악해 팀 배치에 변화를 줬다. 급여, 회사문화, 복지, 비전 등 우선순위를 만들어서 촘촘하게 팀을 만들었다. 직원이 27명인데 팀이 13개에 달하는 이유다. 어느팀은 밤을 새 일하는 대신 인센티브를 높게 지원했고, 어떤 팀은 급여는 상대적으로 내리지만 업무 강도를 낮추고 복지를 더 누리게 했다. 이것이 맞는지 틀린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여전히 실험 중인 상황이다.”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사진=플래텀DB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는 ‘소프트웨어 교육 시장 현황’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오 대표가 이끄는 럭스로보는 ‘마이크로 OS(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스마트 에듀케이션과 스마트홈 사업을 하고있다. 럭스로보가 개발한 ‘모디’는 이용자가 LED, 스피커, 적외선, 마이크, 모터, 중력 센서 등 여러 기능을 가진 모듈을 직관적인 그래픽 기반 코딩 소프트웨어로 쉽게 코딩해 이용자가 원하는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로봇 플랫폼이다. 향후 소프트웨어 코딩을 넘어 음성으로 제어하고 IoT연동이 가능한 종합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다.

오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로봇교육 시장의 현황을 설명했다.

“올해 중고교, 내년에 초등학교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미 30여 개 나라에서 소프트웨어 교육과 메이커 교육이 의무화 된 상황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교육용로봇 시장과 준전문가 시장, 전문가 시장이 있었다. 교육용 로봇시장은 배우기는 쉽지만 만들 수 있는 것이 장난감 밖에 없었고, 준전문가 시장에선 그럴듯한 제품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전에 C언어와 회로를 배워야 했다. 근래 소프트웨어교육과 메이커교육이 의무화되며 상황이 변했다. 이교육의 핵심이 알고리듬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기에 전문지식이 없어도 전문가처럼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해졌다. 그러면서 모듈기반 로봇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이에 우리를 비롯해 여러 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럭스로보는 48개국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김선호 새천년카 대표/사진=플래텀DB

이날 스타트업 세션 발표 마지막은 자동차 솔루션 스타트업 새천년카의 김선호 대표가 ‘기업문화’를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새년년카 대표 외 ‘커리어인스티튜브’ 팀장과 ‘신기술’의 대외협력 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새천년카라는 회사를 창업한  배경을 설명했다.

“종종 2세 경영인으로 소개되는데, 부친이 혼자 경영하던 카센터를 물려받은 것이다. 부친은 47년 간 자동차 정비일을 한 사람이다. 열심히 일했지만 가난한 삶이었고 고객의 홀대가 일상이었다. 설상가상 부친은 내가 군복무를 하던 때 정비중 사고로 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현재 전국엔 3만여 개의 정비소가 있다. 그중 83%가 부친과 같이 혼자 운영하는 동네 카센터다. 그중 12~3군데 정도가 매일 폐업한다. 정비직업에는 부정적인 인식도 있다. 성공하기 어렵고, 위험하고, 3D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려는 이도 많지 않다. 과거 10만 명에 달하던 정비근로자가 지금은 많이 줄었다. 베테랑 정비사는 해외에서 길을 찾고있다. 이런 추세이기에 당연히 정비 퀄리티도 떨어지고 있다. 한 해 정비불량으로 생기는 건수가 대폭 늘고있다. 군복무를 마칠 때 즈음 부친을 생각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정비업계의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떻게하면 도로 위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정비사의 대우를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고 7년 간 전국에 있는 정비소를 찾아다니며 일을 배웠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철학을 세웠다.

“창업 전 30여 군데의 정비소를 찾아다니며 일을 배웠다. 그 경험에서 나온 것이 회사-근로자-고객-동종업계가 함께 성장하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상생경영 철학’이다. 특히 정비하는 직원을 대우해야 다음이 있다고 봤다. 고객과 직원에서 저울질을 하면 나에겐 직원이었다. 보편적으로 돈을 주는 고객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 최우선인게 맞지만, 직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고객의 차에도 문제가 생기더라. 그런 생각에서 탄생한 것이 새천년카다.”

김 대표는 새천년카를 대한민국 최고의 복지회사라 자부한다. 1년이상 근속 시 해외연수 기회 제공, 한 자녀당 연간 800만 원 한도에서 학자금 지원, 5년 근속 시 1년 유급휴가, 6개월 간 육아지원금, 연간 자기계발비도 지급된다. 특히 2016년 3개월마다 연봉협상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부분 경영자가 매출이 일정수준 이상 오르면 임금을 올린다거나 복지를 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선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그래서 연봉주기를 타개하기로 했다. 3개월마다 인상평가를 하고 연봉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직원의 일을 파악하는 기간을 계산해보니 3개월이라는 기간이 설정되었다. 처음부터 안착한 건 아니다. 직원들이 거짓말하지 말라며 떠나더라.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며 못 미더워했다. 길게 보기로 했다. 남아있는 직원들을 독려했고 3개월마다 협상을 통해 임금을 인상했다. 6개월이 지나니 직원들의 자세가 달라지더라.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회사에도 도움이 되었다. 2017년에 전년대비 매출이 40.5%나 늘었다. 순이익은 26.7%나 성장했다. 불과 1년만에 바뀐 수치다. 올해 경기가 안 좋다고 하지만 우린 최고 매출을 갱신하고 있다.”

김 대표가 내놓은 연봉협상 시스템은 보편적이지 않다. 당연히 주변의 우려섞인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말한다.

“3개월마다 연봉협상을 하고 임금을 올려준다고 했을 때, 많은 기업 선배와 스타트업 동료가 ‘인건비는 고정비이기에 한 번 올리면 못 내린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지금은 ‘얼마만큼 연봉을 올릴거냐’고 묻는다. 나는 직원들이 충분히 능력이 되면 연봉 1억, 2억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만큼 회사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직원들이 잘 하고 있기에 내가 여기 이 자리에 와서 편하게 발표할 수 있는거다.”

끝으로 김 대표는 ‘직원 입장에서 기업을 운영하라’ 조언하며 발표를 마무리 지었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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