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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코노미 포럼] 대기업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접근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23일 디지털이코노미포럼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제로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쇼지 다카히로 하이브 벤처스 파트너,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 전무,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이재현 골드만삭스 PIA 한국담당대표,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서 진행된 ‘디지털 이코노미 포럼 2018’에 대기업, 연구기관, 투자사 관계자들이 모여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서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방향성에 대해 유의미한 제언을 한 강연자들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을 좌장으로 쇼지 다카히로 하이브 벤처스 파트너,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 전무,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이재현 골드만삭스 PIA 한국담당대표,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이 패널로 자리했다. 이하 토론 정리.

연구자들은 과거와 현재 창업자를 어떻게 보나. 

구자현

과거 연구자들은 대기업 성공사례로 산업을 살폈지만, 최근 연구자들은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 접근방법을 가지고 있다. 몇일 전 핀테크컨퍼런스서 만난 비바리퍼블리카는 유니콘 기업에 근접해 있더라. 그런 기업 성공사례가 더 나오면 학계나 대중에 변화가 있을거다.

창업가들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재현

글로벌 진출은 랭귀지 스쿨을 가는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이고 해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해외에서 성공하는 것이 더 힘들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어디에 진출하고, 무엇을 할지 명확하게 맵이 설계되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이택경 대표는 투자시 팀을 많이 본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본다는 말인가. 덧붙여서 투자에서 창업자의 나이가 고려사항인가. 차별을 받는다는 시선이 있다. IT분야 창업이 아니면 투자받기 어려운가. 

이택경

시장성과 팀 딱 두 개만 본다. 후속투자하는 VC도 마찬가지지만 기업이 시장에서 얼마나 클 수 있을지를 보는거다. 제이커브를 그리는 스케일업 측면이다.

초기 투자이기에 팀을 보고 판단해야한다. 세분화하자면, 태도와 능력, 실행력으로 요약된다. 우선 ‘태도’다. 어떤 팀은 능력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조금만 힘들면 붕괴된다. 멘탈이 약하거나 창업동기가 안 강한거다. 그래서 창업팀과 만나면 그 부분을 체크한다. 그리고 ‘능력’이다. 달리말하면 ‘자질’이라 할 수도 있다. 학생팀이든 직장팀이든 간에 얼마만큼 러닝커브가 빨리 올라가느냐를 확인한다. 하고있는 아이템이 자기들이 잘 하는 것인지를 보는거다. 아울러 ‘실행력’도 중요하다. 피칭을 잘 하는 것이 실제 진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린 나이를 따지지는 않는다. 매쉬업엔젤스가 투자한 회사는 평균 나이는 30대 중반이다. 투자를 할 때 40대였는데 현재 50대 창업자도 있다. B2B 비즈니스는 어린 것보다 나이가 많은편이 더 낫다고 본다. 나이가 많더라도 젊은 사고를 가진 사람이 있고, 나이는 젊은데 올드한 사람도 있다. 생물학적 나이보다 정신적 나이가 더 중요하다.

과거 개인투자에서 여러분야에 투자했는데, 내가 잘 아는 IT분야 투자에서 성과가 좋긴했다. 하지만 회사차원에서는 범위가 넓다. IT분야 뿐만 아니라 치킨 프렌차이즈 등 일반 생활서비스에도 투자했다. 좋은성과가 난 곳도 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전문투자하는 투자사도 있다. 본인에게 맞는 투자사를 찾아가면 된다.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협업을 고려하는 시대다. 주로 물어보는게 ‘스타트업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대기업은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어떻게 가야할까. 

박영훈

이전까지는 대기업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컴퓨팅도 저렴해졌고 오픈소스도 많다. 누구나 아이디어로 뭔가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대기업의 강점이 약해졌다. 이 가운데 외부 생태계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은 대기업의 딜레마다. 선택을 해야한다. 스타트업으로 대변되는 외부 생태계와 경쟁할건지, 아니면 파트너가 되던지 말이다. 후자의 입장으로 스타트업과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거다.

파트너가 된다면 스타트업, 벤처와 손을잡고 상품과 서비스 외 대기업이 가진 폐쇄성을 찾아야 한다. 스타트업 에코시스템과의 교류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투자다. 그 과정을 통해 변해가는 것이 국내 대기업에 맞다고 본다. 대기업은 자금력이 있기에 돈을 벌려고 벤처캐피털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늘까지는 그랬다. 문제는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다.

대기업 내부에 경험이 없을 때 무리수가 나온다. 투자한다고 접근해서 사람 빼가고, 기술 빼가는 사건에 대해 종종 들었을 거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있다. 기업 단위 사업부에서 스타트업의 장점이 아쉬워 접근할때 사고가 난다. 그래서 회사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한다. 그걸 조율하는 부서가 조정자 역할을 해야한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추천하는 방법은, 회사의 전략 분야에 투자하는 VC에 LP로 참여해서 네트워크와 경험, 자신감을 쌓는거다. 그게 가장 안전하다고 본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 펀드가 근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게 늘어나고 있다. 배경이 뭐라고 보나.

이재현

그간 스타트업에 투자는 많이 해왔다. 골드만삭스는 종합금융사지만 투자도 주요 업무다. 초창기 단계부터 성숙한 단계까지 아우른다.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알리바바그룹에도 초기 투자를 했었다. 골드만삭스는 실리콘밸리 내에도 투자팀이 있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의 투자가 눈에 띄는 것은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아져서라고 본다. 기술중심 스타트업은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섹터다. 기술자체가 진입장벽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돈이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자금조달을 힘들어하는 창업자는 여전히 많다. 어떻게 해야할까.

이택경

투자금은 많지만 모든 스타트업에 가는 건 아니다. 인기있는 팀에 몰리는 경향도 있다. 결국 투자사에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많이 찾아야 한다. 콜드콜 등 전형적인 방법 외 경진대회나 오피스아워에 참여해 어필하는게 필요하다. 많은걸 보여줄 필요는 없다. 다시 만날만한 팀이란 인식만 주면 된다. 그게 후속 미팅으로 이어지고 투자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에는 예약앱 수수료에 대한 저항이 있다.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사례도 있다. 반면에 일본은 유료마켓이 잘 된다. 이유는 뭔가.

다카히로

문화적 차이다. 일본에는 산업마다 에이전시가 있고 그들을 통해 물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익숙해져있기에 중간 수수료를 내는것에 거부감이 없다.

수도권과 지역의 창업 생태계에 차이가 있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구자현

실리콘밸리 VC업계 인사와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그사람 왈 ‘실리콘밸리는 그 지역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기에 한국에 접목하려 하려 말라’고 하더라. 실리콘밸리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다고 활성화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보다는 실리콘밸리와 소통하는게 더 낫다는 거다.

살펴보면, 국내 각 지역마다 독자적으로 뭘 하려는 시도가 많다. 그보다는 생태계가 활성화된 수도권과 먼저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임정욱

국내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것은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써주고, 응원하는 것이다. 그게 시발점이라고 본다.

22, 23일 양일간 열린 디지털 이코노미 포럼 현장/사진=플래텀DB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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