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3에는 혁신이 없다고? 애플에게 왜 혁신을 바라나?
이번 WWDC에서 애플은 모바일 OS인 iOS 7을 발표했고 데스크탑 OS인 OS X Mavericks를 발표했다. 그리고 제품으로는 맥북에어와 맥 프로를 발표했고 서비스로는 아이튠즈 라디오를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아이폰 5 후속제품이나 아이패드 4세대 이후, 혹은 아이패드 미니 후속 제품의 발표는 없었다. 그리고 발표된 내용을 갖고는 더 이상의 혁신이 없다느니 특히 iOS 7을 두고는’ 여러가지 안드로이드 기능과 윈도 폰 기능을 대놓고 배꼈다’느니 하는 등의 안좋은 평가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WWDC 2013에는 혁신이 없다?
언제부터 우리는 애플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어찌되었던 사람들은 애플 제품에 대해서 늘 기대 이상의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으며 WWDC든, 신제품 발표회든 애플 관련 행사의 내용에 대해서 자신들의 기준, 기대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면 혹평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WWDC 2013에서 iOS 7에 대한 평가처럼 말이다. 어찌되었던 iOS 7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또 기능적인 측면에서 호불호가 너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WWDC 2013에서는 모바일 관련 카테고리가 없기 때문에 많이 실망했고 혁신이 없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 왜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다. 애플은 원래 하드웨어로 보여주는 회사가 아니다. 애플은 OS로, 솔루션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그동안 애플이 보여줬던 다양한 모바일 단말기의 성능 및 시장에서의 가치가 높아서 애플을 보는 시각이 하드웨어 쪽에 맞춰져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애플은 하드웨어도 잘 만들지만 진정한 가치는 소프트웨어쪽에 있다고 봐야 맞을 것이다.
애플의 가치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iOS 7 및 OS X Mavericks는 애플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번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애플이 만드는 하드웨어는 내부 스팩이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그 스팩 안에서 사용자들로 하여금 만족도가 매우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그 안의 소프트웨어, 특히 iOS든 OS X든 OS쪽의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단일 기기에서 잘 동작되도록 만들어진 OS를 오랫동안 개발해왔고 유지보수해온 경험과 실력이 iOS와 OS X에 고스란히 녹아져있다고 생각이 든다. 알다시피 애플은 윈도나 리눅스와 같은 범용 OS가 아닌 오로지 애플에서만 만든 제품(매킨토시 제품군)에서 동작되는 OS인 Mac OS를 오랫동안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그리고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등에서 사용하는 모바일 OS인 iOS는 Mac OS를 통해서 얻어진, 또 그 기반을 갖고 자신들이 만든 하드웨어에 최적화되어 나온 모바일 OS다. 그러니 안드로이드나 윈도 폰 등과 같은 범용 모바일 OS와 비교했을 때 하드웨어에 대한 커스터마이징이 잘 되어있을 수 밖에 없다. OS X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맥 시리즈에만 적용되어있던 OS다. 그 기술과 경험이 어디 가겠는가? 범용 OS와 달리 iOS와 OS X는 특화된 OS쪽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최적화 수준은 논할 가치도 없다고 본다. 아이폰 3Gs라는 나온지 꽤 된 스마트폰에도 iOS의 신버전을 적용함으로 다른 기기로 변신시킬 수 있는 것이 애플의 능력이라고 보는데 말이다(물론 이번 iOS 7의 업데이트 목록에서는 3Gs가 빠졌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지원해준 것만으로도 애플은 칭찬받을 만 하다).
iOS 7의 디자인에서 대해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듯 싶다. UI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서 보는 관점이 다 틀리기 때문에 뭐가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서 명작이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건 동네 꼬마 누구라도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능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의 기능을 다 배꼈네, 윈도 폰이 보이네 하는데 원래 iOS의 신버전이 나올 때마다 선보였던 기능은 iOS를 탈옥했을 때 지원되었던 기능과 여러 앱들이 지원했던 기능(기본에 없었던)들을 다 넣어서 발표하곤 했다.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던 작업의 연속이었다는 얘기다. 그 전에는 그런 얘기가 별로 없었다가 이번에 갑자기 많아졌는지. 아마도 최근 삼성과 벌여왔던 특허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게 박힌게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iOS 7에서 보여준 새로운 기능들은 뭐 이미 어느정도 예상을 했던 기능들이라 그렇게 놀랍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기존 iOS 6와 뭐가 바뀌었을까에 대해서는 머니투데이의 디자이너가 게제한 사진 한장이 너무 잘 표현해줬기에 그걸 보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다시 컴백한 반가운 맥 프로
개인적으로 이번 WWDC 2013에서 새롭게 느껴졌던 것은 새로운 맥 프로의 존재다. 어떤 사람들은 애플의 데스크탑은 아이팩과 맥 미니 밖에 없는게 아니냐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과거 데스크탑 계열인 매킨토시 시리즈를 제대로 이어받은 모델은 맥 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동안 맥 프로의 업그레이드 소식이 없어서 아예 단종시킨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실제로 그런 루머가 돌았다) 이번에 다시 등장한 맥 프로를 보고는 반가웠다. 물론 디자인을 보고는 뒤집어질 뻔 했지만 말이다. 관련 패러디들도 많이 올라왔고. 어찌되었던 애플의 노트북 계열(맥북에어, 맥북프로)과 데스크탑 계열(아이맥, 맥 미니, 맥 프로) 중에서 최고위 사양 제품으로 다시 맥 프로가 돌아온 것은 반가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들 만들고 싶은대로 만드는 애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애플은 원래부터 혁신이라는 것이 없었다. 혁신이라는 것은 애플 스스로가 주장한 것이 아니라 언론이 그냥 붙여준 감투다. 거기에 블로그들이 같이 동조했고 키워나갔다. 애플은 아이폰을 만들때도, 아이패드를 만들때도 그냥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서 선보였던거 뿐이다. 고인이 된 애플의 창업주이자 전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제품에 대한 시장 사전조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왜?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 보다는 자신들이 만들고 싶어했던 것을 만들고 그것을 시장에서 평가받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원래 데스크탑 PC와 OS를 만드는 회사였기 때문에 모바일에 대한, 특히 전화기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가 없었다. 아이팟으로 임베디드 단말기에 대한 경험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게 과연 스마트폰을 만드는에 100%의 기술 노하우로 작용했을까? 중요한 부분에서 기술적 노하우로 쓰였을지는 모르지만 애플의 아이폰 컨셉은 매킨토시를 만들 때 사용했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서 모바일화 시켰을 뿐이다. 그리고 그 컨셉은 기존 휴대폰을 만들던 기업들 사이에서는 금기시되는 컨셉이기도 했고 말이다(배터리 문제 때문에). 하지만 애플은 그냥 밀어부쳐서 만들어서 발표했고 시장에서 먹혔다. 그리고 언론은 그걸 혁신이라고 감투를 씌웠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원래부터 혁신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애플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만들고 싶어하는 것을 만들어왔던 것 뿐이고 이번에도 그랬던 것이다. 그런데 언론이든 블로그든 사람들은 자기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 안나왔다고 혁신이 없네 어쩌네 하는데 과연 그 평가가 맞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어찌되었던 이번 WWDC 2013은 원래 애플이 생각했던 방향대로 잘 진행되었고 iOS 7과 OS X Mavericks, 맥 프로 등은 나중에 시장에서 알아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것들의 성공여부는 나중에 결정될 것이지 벌써부터 결정지을 사안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저 나처럼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만 오를 뿐이고 말이다.
출처원문 : WWDC 2013에 대한 평가와 혁신의 여부. 원래 애플은 자기가 만들고 싶은대로 만드는 회사인데 왜 혁신을 바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