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로 일자리 잃은 그녀가 선택한 것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후루다오시에서 태어난 웨이 예(魏烨)는 대학 재학시절인 2007년 세상의 소리와 단절됩니다. 열병으로 청신경 손상을 입게 된 것. 이로인해 대학에서의 전공이 유명무실해지고 학업과 병행하던 일자리를 잃습니다. 원하는 직업을 찾는 것도 요원하게 되었죠.
가족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그녀에게 보청기를 구해줬지만 정상인의 생활을 찾는데는 부족함 컸습니다. 그녀는 깊은 상실감으로 몇년 간 우울증 증세를 겪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웨이 예는 개인이 온라인에서 소규모 매장을 설립해 판매할 수 있는, 당시에는 비교적 새로운 트랜드인 전자상거래 시장을 목도합니다. 알리바바의 C2C 마켓 타오바오에서 기회를 발견한 그녀는 노트북 한 대와 통장 예금 3000위안(한화 약 50만 원)을 털어 쇼핑몰을 개설합니다.
“억울했어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지 싶었죠. 그러다 전자상거래가 눈에 들어왔어요. 그전까진 소비자 입장에서 봤지만, 판매자가 되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마윈 회장이 타오바오에서 기회를 찾으라 말한 것도 기억났고요. 그전까진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웨이 예가 선택한 아이템은 의류, 그중에서 수영복이었습니다. 이유는 그녀가 거주하는 후루다오 시에 중국에서 가장 큰 수영복 제조업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인을 통해 그 공장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확보합니다. 보편적으로 판매되는 수영복이 아닌 북유럽 빈티지 스타일의 상품을 메인 아이템으로 결정합니다. 중국인의 소비패턴이 고급화되는 추세였기에 비슷한 가격이면 팔릴거라 판단했다고 합니다.
타오바오는 소규모 창업에 친화적인 플랫폼입니다. 제품만 있으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바로 판매할 수 있죠. 알리바바도 이를 적극 권장하고 인프라를 지원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며 수백만 명의 팬을 보유한 최고 등급의 금관 셀러들도 속속 탄생했습니다.
웨이 예도 의미있는 성과를 냅니다. 쇼핑몰 설립 5년 간 백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한 지명도있는 판매자가 된 것입니다. 그 사이 주문이 많아져 1인 기업에서 10여 명의 직원까지 고용하는 기업으로 변모합니다. 아울러 수영복 외에도 다양한 패션용품을 취급하며 사세를 확장합니다.
아울러 스스로 번 소득으로 장애도 일정 부분 극복합니다. 32만 위안(약 5400만 원)의 달팽이관 이식 수술을 받아 정상인에 가까운 청력을 얻은 것입니다.
웨이 예는 청력을 다시 얻은 이후 여느 파워 셀러와 같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제품 소개 방송을 통해 상품을 알리고 판매합니다. 청각장애로 좌절을 겪었던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있는 겁니다.
그녀는 운이 좋았다 말합니다. “청력을 잃지 않았다면 이 일을 생각도 안 했을겁니다. 선천적 장애였어도 마찬가지였겠죠. 타오바오에 쇼핑몰을 개설한 것은 당시 내가 유일하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듣지 못 해도 할 수 있는 일이었죠.”라고 회고합니다.
웨이 예의 이력은 잘 포장하면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지만, 본인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청력을 잃고 다시 찾는 과정이 소비자에게 좋은 인식을 줄 수는 있지만, 제품 판매자는 우선 좋은 제품을 판매하고 제 때에 보내주는 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제 사례가 작게나마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그는 “그저 열심히 일했고 결과가 나쁘지 않았을 뿐이에요. 앞으로도 내실있게 운영하려 해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