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人사이트] 공인중개사 3분의 1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기획한 사람
“부동산 매물도 언제 어디서든 쉽고 편하게 올리면 좋지 않을까”
출시 2년 만에 공인중개서 누적회원 3만 8천 명을 넘어선 ‘다방프로’는 간단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이 물음을 던진 주인공은 스테이션3 다방 기획팀 허진우 팀장이다.
허 팀장은 한빛소프트와 엑스엘게임즈 등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인정받는 IT 서비스 기획자였지만 스테이션3로 이직을 결정했을 때까지만해도 부동산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은 초보자 수준이었다. 그는 프롭테크 시장을 변화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공인중개사들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매물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판단했고, 출근을 공인중개소로 하며 끈질기게 중개 업무의 현실적인 애로 사항을 수집했다. 이를 바탕삼아 6개월의 기획 및 개발 과정을 거쳐 2016년 12월 출시된 것이 ‘다방프로’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다방프로는 출시 2년(지난해 12월)만에 국내 공인중개사의 3분의 1 이상의 회원이 월평균 35만 건, 누적 700만 건의 매물을 등록한 서비스가 되었다. 월 평균 등록건 수는 이전대비 2배이상 성장한 수치다. 다방프로의 누적 방문자 수는 1천 500만, 25~35세 공인중개사 이용률이 30%에 달한다.
허 팀장은 다방프로를 단순히 공인중개사의 업무 효율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말한다. 그는 실시간 매물 관리, AI 권리분석 서비스 등 기술 도입 및 ‘다방’, ‘집주인’ 등 여타 스테이션3 서비스와 연계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부동산 중개 선진화를 이끄는 시스템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허진우 팀장에서 스타트업 기획자의 역할과 소양, 그리고 다방프로 기획당시의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스테이션3 이전 이력을 보면 게임기업에서 서비스 기획을 했었다. 그전에는 북디자이너와 포토그래퍼로 활동했던 특이한 이력도 있고.
현재 부동산 O2O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 기획팀에서 리더로 일하고 있다. 다방을 포함해 공인중개사 매물 관리 시스템 ‘다방프로’, 임대 관리 플랫폼 ‘방주인’ 등 스테이션3의 모든 서비스를 기획한다. 다방에 오기 전 게임 포탈 서비스 기획을 했고, 기획 일을 하기 전에는 북디자이너와 포토그래퍼로 활동했다. 북디자이너로 일할 당시 사물의 배치와 구도, 색감 조절 등을 작업했던 경험이 서비스 기획에 많은 도움이 됐다.
익숙하던 게임 분야가 아닌 프롭테크 서비스 기획은 본인에게 큰 도전이었을거다. 주변의 우려도 있었을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프롭테크는 아직 생소한 시장이다. 다방은 기존 오프라인에서 폐쇄적으로 공유되던 부동산 매물 정보를 온라인으로 옮겨온 프롭테크 선두 기업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 선진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비전에 끌렸다. 무엇보다 새로운 프롭테크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작년에 기획한 ‘AI부동산 권리분석 서비스’는 부동산 분쟁의 소지를 줄여주는 프롭테크 서비스라는 점에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서비스 기획을 하려면 기술, 트렌드, 배경지식 등이 풍부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허 팀장은 부동산 초보였다고 들었다. 어떻게 간극을 메웠나.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부족했지만 다년간의 자취생활로 원룸, 투·쓰리룸, 오피스텔, 아파트 등 다양한 주거형태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다. 직접 겪은 주거경험을 토대로 서비스 기획의 기준과 방향을 세웠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다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자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공인중개사무소를 다니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방 프로’를 기획했다. 다방 프로를 기획한 이유, 의도는 뭐였나. 다방 프로를 기획했던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 준다면.
매물을 확인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 ‘다방’이라면 그 반대의 개념으로 가장 빠르고 쉬운 매물등록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다방 파트너 공인중개사님들께 실제 업무에서 나타나는 애로사항을 듣다 보니 외근이 잦은 공인중개사님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스마트폰이나 PC로 손쉽게 부동산 매물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매물 관리, 고객 응대, 직원 관리를 IT 시스템에서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다방프로’를 기획하게 됐다.
3만 8천여 명의 공인중개사 회원이 월 평균 35만 건의 매물을 등록하고 있다. 이전 대비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이렇게 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나. 왜 이렇게 공인중개사들이 매물을 적극적으로 올릴까.
이제 집을 구할 때 자연스럽게 다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발품이 아닌 손품의 시대가 온 것이다.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부동산 거래 시장은 국내 오픈형 부동산 플랫폼 ‘다방’ 출시 이후 전환기를 맞았다. 집을 구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을 증명한 거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이슈는 ‘허위매물’ 이다. 이 부분에 대한 처리방안을 고민했을 것으로 본다. 서비스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다방은 확인매물을 확대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통해 허위매물 피해를 줄여나가고 있다. 확인매물은 소유자가 다방에 등록된 매물 정보 및 거래 상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매물로, 실소유자의 검증과정을 거쳐 일반 매물에 비해 신뢰도가 높다. 확인매물은 다방 매물 리스트 최상단에 노출해 사용자분들께 우선적으로 제공된다. 이외에도 매물 관리팀 운영, 빅데이터를 활용한 매물 평가 시스템 ‘다방면 스코어’, 사용자 신고 등 3웨이 클리닝 시스템을 가동, 다방면으로 매물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다방이 여타 프롭테크 서비스와 비교해 우위에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 준다면. 아울러 더 보강해야 할 부분은 뭐라고 보나.
기존 시장에 없던 혁신적인 서비스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 다방만의 강점이다. 다방은 국내 최초 오픈형 부동산 플랫폼으로 시작해 공인중개사 매물 관리 시스템 ‘다방프로’, 안전한 부동산 거래 시장 조성을 위한 ‘AI 권리분석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임대인들을 위한 임대 관리 플랫폼 ‘방주인’을 출시해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임차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게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거래 주체들의 니즈를 파악해 서비스를 보완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공인중개사님들과 현장에서 소통하고 임대인, 임차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시장 이슈를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사회생활 대부분을 기획자로 보냈다. 본인은 어떻게 기획자 일을 하게되었나. 기획 업무를 언제, 어떻게 익혔나.
인터넷 강의 서비스, 동영상 솔루션, 게임 포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었다. 온라인 서비스 기획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쇼핑몰 창업 당시 직접 쇼핑몰을 구축했던 경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직접 쇼핑몰을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객중심적 사고를 체득했다. 또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면서 사진 사이트를 제작했는데 이때 웹과 모바일에 대한 이해가 큰 도움이 됐다.
기획자가 되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할까.
기획업무의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기획자는 서비스 기획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리서칭과 분석을 통해 빠르게 시장을 파악해야 한다. 서비스 통계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뽑아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최근에는 쉽고 빠르게 실물 모형을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출시돼있어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Axure, Sketch, Invision 등) 또한 기획자는 매일 새롭게 생기는 안밖의 이슈를 시의적절히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 능동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특히 스테이션3에서는 UX에 대한 이해와 서비스 정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디자인이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 만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의 행동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X, 심리학이나 경제학, 인문학적 소양도 큰 도움이 된다.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내는 직군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획자 역할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을거라 본다. 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본인 생각하는 기획의 정의는 뭔가.
대부분의 IT회사는 상사 혹은 대표가 낸 아이디어를 기획자가 구체화한다. 하지만 스테이션3는 다르다. 아이디어는 누구든 낼 수 있고, 누구든 낼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가져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공감(Empathy)과 동조(Sympathy) 다.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 생각이 다른 것이지 틀린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기에 힘을 모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가설을 검증하면서 빠르게 서비스를 현실화 하기 위해 어떠한 수고로움도 마다치 않는 것이 기획자의 일이다.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방과 다방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가장 큰 목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태도가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과 팀에 맞는 사람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고객과 서비스를 이해하고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노력하는 마음이 결국 가장 큰 재능이다.
일은 계획대로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더 많다. 기획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론적으로 그림을 그린 것과 실제 서비스 간 괴리감이 있을듯 싶다. 그럴때는 어떻게 대응하나.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기획 단계에서 빠르게 디자인 산출물을 만들어 냈지만 개발 구현 단계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은 일상다반사이다. 기능 구현이 되는 않는 경우 실무 담당자가 모여 이슈가 되는 기능에 대해 재논의한다. 다양한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상대를 끊임없이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추가 이슈가 생겨 일요일에도 개발자의 자택에 방문해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이해시켰던 적이 있는데 이후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일할 수 있었다.
기획자는 아이디어만내고 ‘이렇게 만들자’라고 주장만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정확한 팩트와 데이터에 기반하고, 직관적으로 제품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서’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본다. 관련해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사실 정량적인 지표가 있을 때 논리에 힘이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지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서비스가 된다. 하나의 지표를 다른 지표와 연결해서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가령 단순히 방문당 검색수가 많은 것은 앱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검색어를 입력하고 많은 부동산 매물을 열람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검색이용자는 피로도를 느낀다. 매번 스크롤을 내려 검색결과를 뒤져야 한다. 만약 ‘방문당 검색결과가 많은 그룹은 앱 내 체류시간이 높지 않을 것이다’ 라는 가설을 빠르게 검증한다면 검색서비스의 개선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
기획자는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중요하다. 안(팀)과 밖(공인중개사무소)에서 어떻게 소통을 했나.
안과 밖에서의 소통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불편함을 공감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열정과 진심으로 공인중개사무소의 니즈를 확인하고 이를 분석한 뒤에 팀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시장에 먼저 등장했거나 선도하는 서비스를 따라하는 후발주자가 빈번하게 나온다. 원초적으로 기획에서 저작권 개념 같은 건 없나. 그럴때는 어떻게 대응하나.
기획에서 나온 모델이나 프로세스 등은 특허권을 신청하고 있다. 서비스 명칭에 대해서도 상표권 등록을 진행하며 다양한 법률검토를 통해 다른 특허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방과는 무관한 이사업체에서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고 있어 서비스 기획 초기부터 지적재산권에 포함된 특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사용자 측면에서 서비스를 기획했겠지만, 운영자 측면도 살폈을거라 본다. 그 균형은 어떻게 맞추나.
서비스 기획 시에 사용자와 운영자 측면을 함께 고려한다. 특히 기획서 리뷰 회의에는 운영팀 참석을 요청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의견과 기능을 듣고 이를 적극 반영한다. 서로 다른 팀이지만 사용자에게 더 큰 만족과 편의를 제공한다는 뜻에서만큼은 이견이 없기에 협력 차원의 이야기가 많다.
리소스가 적은 스타트업에서 기획자가 가져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건 뭘까.
스타트업에서는 모든 기능을 빠르게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효과적으로 기능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순위에 따라 빠르게 목업(모형)을 제작하여 결과를 측정하고, 즉각 업데이트에 반영하여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또한 기획자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 기능이고 해당 기능 제공을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할지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때로는 넓게, 때로는 깊게 볼 수 있는 시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으로, 질문 외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내 프롭테크는 아직 태동기에 가깝다. 다양한 기업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손보이고 있지만 국내의 법규와 제도는 그에 못 미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이 부분은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방이 임대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중개사와 임차인, 그리고 임대인까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