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에 설립된 영상 기술 기업 하이퍼커넥트는 영상 메신저 메신저 ‘아자르(Azar, 스페인어로 ‘우연’이란 의미)’의 개발-운영사로 잘 알려져 있다.
아자르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성과가 큰 서비스다. 230개 국가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앱 내에서 일일 최대 7000만건, 피크타임에는 초당 2000건 이상의 영상통화가 발생한다. 지난 한해 발생한 영상통화 건수만 212억건에 달한다. 왠만한 통신사보다 높은 수치다. 2018년 매출은 1000억 원, 누적 다운로드 수는 3억 건을 넘어섰다. 일찌감치 해외로 나가 매출과 다운로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발생시키고 있다.
아자르의 성과로 하이퍼커넥트는 2018년 구글플레이 전 세계 앱 매출 7위를, 앱애니가 발표한 ‘구글플레이 역대 소비자 지출액 기준 상위 앱 회사’ 집계에서는 9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러 성과로 인해 이 회사는 차기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으로도 거론된다.
20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열린 테헤란로 런치클럽에 하이퍼커넥트 김정훈 CBO(Chief Business Officer 최고비즈니스책임자)가 연사로 나섰다. 그는 창업을 비롯해 대기업(SKT, 구글)과 글로벌 스타트업(인모비)을 거쳐 2015년 작은 기업이었던 하이퍼커넥트에 합류한 인물이다. 그의 입을 통해 하이퍼커넥트의 글로벌 사업 과정을 들어봤다.
회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공대 출신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했지만 잘 안 됐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는데 뜻대로 되는건 아니더라. 아주 빠르게 성장할게 아니라면 다양한 경험을 하기로 하고 SKT, 인모비(InMobi), 구글 등 각기 다른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하이퍼커넥트에 사업 총괄로 합류했다.
하이퍼커넥트를 소셜업체라고 보는 시선도 있는데, 우린 기술로 시장을 혁신하는 기업이다. 아자르는 작년 1000억 이상 매출, 다운로드 수는 3억 건을 넘었다. 데일리 7천만 건의 매칭이 이루어는 등 성장 중이다. 회사가 커가는 동시에 나도 성장하고 있다.
‘살아남는 것’만 생각했다
초창기 개발, 디자인 등 전문영역만 빼고 다 했다. 심지어 IR도 했다. 지금은 시장과 유저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울러 기술적인 이해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것이 있으면 개발팀과 협업이 용이하다. 프로덕트를 이해하고 제대로 딜리버리를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우리 사업그룹의 역할이다. 우리 팀은 외국인도 많다. 사실 외국인과 내국인 경계가 없다. 담당 영역이 다를 뿐이다.
성장 단계별 전략 등을 멋지게 말하고 싶지만, 돌이켜보면 ‘살아남아야지’만 생각하다 여기까지 왔다. 생존 스테이지마다 중점적으로 하는 고민만이 달랐을 뿐이다.
스타트업은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구글 등 플랫폼사들이 퍼블리싱을 대신 해주면서 우리같은 앱 개발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수월해졌다.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지역에 서비스가 노출이 된다. 아자르도 그런 상황에서 출시되었다. 당시에는 아자르같은 서비스가 전무할 때다. 유저들도 처음보는 프로덕트였을거다. 그래서 다양한 국가에서 트래픽이 들어왔다. 그걸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했다. 누가 우리 유저인지, 특정시장에서 트래픽이 들어오면 그 시장이 어떤지, 유저가 어떤걸 좋아하는지를 생각했다. 작은 팀은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 무엇을 우선으로 할지 선택과 집중을 했다.
초기에는 유저가 어디서 들어오는지 살피며 실구매 사용자를 봤다. 너무 다양했다. 유료 아이테템을 다 쓰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쓰지도 않으면서 대량 구매하는 사람도 있었다. 왜 그러는지 유저의 패턴을 알려고 노력했다. 당시 보던 것이 앱 내에서의 사용자 경험이었다. 심플한 아자르 앱 구조에서 유저의 행동은 정해져 있더라. 성향별 유저를 구분해 타깃 프로모션을 했다. 판단이 안되는 유저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우리 서비스를 쓸 것 같은 사용자를 봤다. 인게이지먼트 장치도 마련했다. 그런 순환을 하니 현지화를 안 했음에도 각 지역에서 성과가 나왔다. 매출에 드라이브가 걸리더라.
당시 서비스를 알리던 채널은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스냅챗 등이었다. 한국이라면 네이버였을거다. 그런 채널에 예산을 집행했다. 당시 광고 마케팅에 쓰던 이미지는 단순하지만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했다.
현지화를 할 때 봐야할 것들
현지화를 할 때 우선 퀄리티 있는 번역을 신경썼다. 그리고 가격 정책을 짰다. 기억해 둘 부분은, 일단 빅맥지수를 봐야한다는 거다. 현지 유저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를 정하는건 기본이다. 살면서 다른 국가 VAT(부가가치세)를 열심히 본 건 하이퍼커넥트에 들어와서다. 정말 열심히 봤다. 프라이싱 전략을 짜기 위함이다. 상품이 여러개면 최적화 루트를 찾아야 한다. 현지화는 초기부터 열심히 했고 지금도 한다. 최적화는 끝이 나지 않는다.
구글측에 한 번만 만나자며 찾아갔다
프로덕트를 범용적으로 쓰이게 하기위해서 제대로 된 번역은 필수다. 처음에는 텍스트 기반이었는데 보이스 기반을 고민했다. 문제는 비용이 부담이었다. 동향을 보니 구글이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관련 기술을 내놓을 예정이라는 것이 보였다. 구글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을 때다. 일단 콜드콜을 해서 우리에게 적용해 줄 것을 이야기했다. 담당자가 어렵다고 하길래 구글 본사로 갈테니 로비에서 한 번만 보자고 했다. 만난 자리에서 우리 비즈니스의 진정성을 설명하고 구글에 어떤 도움이 될지를 이야기하며 설득했다. 그게 먹혔다. 구글 음성인식 API와 번역 API가 적용되는 첫 케이스로 우리 서비스가 되었다. 세계 최초였고, 사업그룹이 해야할 활동이었다.
초기 단계를 넘어서며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다
초기 생존단계를 넘어선 뒤 데이터를 봐야만 했다. 그런데 당시 사람도 없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셋업할 여유도 없었다. 엔지니어에게 정보를 받아서 엑셀로 돌리고 결론을 내렸다. 어쩔 수 없는 비효율이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라 어쩔 수 없었다. 전체 데이터를 다 몰아넣었고 사업그룹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사실 팀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활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가 SQL인데, 문과생은 잘 모른다. 분석이 중요한데 개발 언어에서 막히는 거다. 사업그룹 동료들에서 원성을 들었지만 속도를 높일 수 밖에 없었다. 빠르게 접근하고 결론을 내리게 했다.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팀원들에게 데이터를 많이보고 많이 고민하게 했다. 가장 빨리 문제정의를 하고 결론을 내리게 하는거였다. 그런 환경 구축을 했다. 4년간 느낀 건 데이터, 프로덕트에 대한 애정이 있고 많은 에너지를 많이 쓰면 깊은 분석을 안 해도 감으로 알게된다는 거였다.
해외 리쿠르팅은 도전이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인력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찾았다. 유학원도 많이 다녔는데 국내 풀이 작았다. 한계가 느껴지면서 해외 오피스를 열고 리쿠르팅을 했다.
한국이나 해외나 사람을 뽑는건 챌린지다. 일단 하이퍼커넥트를 잘 모른다. 월급은 제때 나오냐는 질문 자주 받는다. 뽑는 것도 일이지만, 채용한 뒤도 난관인 경우가 많다. 절실해서 영입했다해도 일을 못 하는 사람과는 계속 같이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채용 후 관리를 리쿠르팅보다 더 신경썼다. 리모트 근무자의 경우 우린 KPI를 주고 3개월마다 평가한다. 결과로, 성과로 말하게 했다.
한국식 일하기 문화로 외국인을 대하면 힘들다. 아무리 급한 일도 우리식으로 빨리 달라고 하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그들의 문화에 맞추기는 하되 한국식 결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아마 외국인 직원들은 독하다고 생각했을거다. 그렇게 밸런스를 맞추며 좌충우돌 했다.
문화 이해를 바탕으로한 현지 마케팅
중동과 인도, 유럽에서 아자르 서비스 성과가 높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중동에 가본 적이 없다. 종교나 문화는 일반상식 수준이었다. 앞서 인도회사(인모비)에서 일했지만 막연한 내용정도였다. 처음 중동과 인도시장을 타깃으로 한 광고 영상을 팀에서 기획한다고 했을 때 찬성해야 할지 반대해야할지 판단을 쉽게 못 했다. 내 머리 곳에 양 지역은 보수적이란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제대로 살펴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 특히 젊은세대로 갈 수록 글로벌 유행에 밝고 민감하더라. 세부적으로 접근하면서 국가의 전반적인 문화가 아니라 우리 앱을 사용할 20대 문화를 봤다. 그렇게 마인드셋을 바꿨다. 그렇게 만든 영상 중 하나가 현재 2500만 뷰를 기록중이다. 사우디 출장을 가서 보니 아자르는 몰라도 그 광고음악은 알더라.
프랑스에서도 만들었다. 프랑스는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잘 버무렸다. 쿨한 쓰는 앱서비스임을 강조했다. 일본은 근래 신경쓰는 시장이다. 일본이 가깝다고 해서 쉬운 시장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일본 특유의 문화와 아자르를 연결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과 생존
하이퍼커넥트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상정하고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 아니다. 다만 시장이 글로벌에 있었다. 글로벌 시장은 다양한 상대와 경쟁이 기본이다. 좋은 미국회사나 중국회사를 보면 시쳇말로 현자타임 온다. 정말 잘 한다. 최근에는 미국회사보다 중국회사와 글로벌에서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잘 하는 것에 자부심도 있지만, 그들이 잘 하는걸 보면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하면 잘할수 있을지 시시때때로 고민한다. 더 잘하고 싶어서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사업 개발, 전략, 마케팅, 디자인 등 전 직군에 걸쳐 인재도 찾고있다.
2019년 현재 하고있는 일, 해야할 일…그리고 인재영입
우리 유저는 아자르를 다양하게 쓰고 있다. 이유는 각각이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함이기도 하다. 지금은 브랜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밝고, 파티분위기가 나는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각국 셀럽들과 손을 잡고 있다. 그런 활동이 여러 매체에 언급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아자르가 론칭된지 5년차에 매출 1000억을 기록했다. 지금은 어떻게하면 2천 억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고민 중이다. 우리가 보는 주안점은 신규유저와 기존 유저의 조화다. 서비스에서 이탈하는 사람, 쓰다 만 사람, 이 앱을 모르는 사람, 들어는 봤지만 쓸 생각이 없는 사람 등에 어떻게 다가갈지를 생각하고 있다. 일단은 마케팅으로 풀려고 한다.
이젠 주요지역은 물론 세컨 지역까지 살피고 있다. 프로덕션팀과 긴밀하게 협력해 현지인이 좋아하는 기능을 더해가고 있다. 그들이 열광할 수 있는 피처를 넣을 계획이다. 비디오 AI도 활용하려고 한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지 인사인트를 수집하고 있다.
(이하 김정훈 CBO와의 일문일답)
아자르와 같은 서비스를 사업모델로 선택한 이유는 뭔가.
대표가 비디오콘텐츠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
아자르의 수익모델은 뭔가. 수익모델도 현지화했나.
아자르는 기본적으로 무료이고, 특정 성별이나 지역의 사용자만 연결받고 싶으면 유료 아이템을 사도록 했다. 서브스크립션도 한다. 무료 모델에선 전면카메라만 쓸 수있는데, 과금하면 후면카메라도 가능하게 했다. 지역별로 과금 체계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중이다.
서브스크립션과 프리미엄 모델이다. 인앱광고는 안하나. 그리고 영상기반 서비스인데, 라이브스트리밍은 안 하나.
광고는 계속 고민 중이다. 일단 돈을 많이 버는 방법보다 사용자 경험을 앞에 두고있다. 일반 배너광고가 아닌, 우리한테 맞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도 마찬가지다. 조만간 고민의 결과를 공개할거다.
회사도 서비스도 규모가 커졌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쓴다면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망사용료 이슈는 없나.
우린 테크기업이다. 개인 사용자 간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최소화했다. 같은 방식으로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품질이 좋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걱정없이 서비스하고 있다.
일대일 랜덤매칭이 메인서비스다. 틴더랑 곂친다.
틴더는 잘 하는 서비스이기에 말할 것이 없다. 여타 비슷한 서비스의 특징은 동성간보다 이성간 만남을 더 선호한다는 거다. 우린 다양한 접근을 허용한다. 그게 ‘소셜 디스커버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성을 만나는게 재밌을 수 있지만 동성간 대화도 재밌다. 이 부분은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여러 부가기능을 넣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출이 잘 나오는 국가와 비율을 말해줄 수 있나.
국가 공개는 아직 어렵다. 중동지역에서 매출이 가장 좋다. 그리고 유럽, 아시아 순이다.
지역에 타깃화된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콘텐츠는 어떻게 만드나. 내부에서 하나, 아니면 마케팅 에이전시를 쓰나.
그때그때 다르다. 강하게 어필하고 싶을 때는 내부 크리에이터 팀에서 만든다. 현지 프로듀서들과 콜라보가 많다.
구글스토어에서 매출 순위가 높다. 앱스토어는 어떤가.
앱스토어에서도 매출은 많이 난다. 10위까지 올리려고 노력 중이다.
글로벌 론칭 때 200개 국에 동시에 오픈했나. 아니면 순차적으로 오픈했다. 언어 현지화는 어떤 것부터 했나.
큰 고민없이 다 열었다. 전략적으로 조금씩 여는것도 방법이겠지만, 처음에는 그것까지 생각하지는 못 했다. 그저 모든 나라에서 우리 서비스를 재밌게 즐길 수 있겠다는 것만 봤다. 번역은 유저 많은 곳 순으로 했다.
해외 현지 법인이 설립되고 있다. 지사의 RNR(역할과 책임)은 뭔가.
기본적인 RNR은 오피스마다 다르다. 현재 상황과 뽑은 사람의 역량에 따라 변화를 준다. 당장 현지화가 애매하면 한국 오피스가 지휘한다.
해외 유저 이야기를 했는데, 반대로 한국 유저는 어떤 특이점이 있나.
한국 유저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니즈가 강하다. 다만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보이는 표현이 강한 편이다.
중동쪽 매출이 많다고 했다. 초기단계부터 많았나. 아니면 문화 마케팅을 한 다음이었나.
이분법으로 따진다면 전자다. 워낙 다른 지역이라서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덕분에 이해도는 높아졌다. 중동, 터키, 동남아 트래픽을 보면, 우리 서비스를 엔터테인먼트로 즐긴다. 해외여행이 쉽지않으니 온라인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본다.
회사에서 KPI(핵심성과지표)설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건 뭔가.
팀마다 다르다. 전사 KPI는 매출과 유저수 증가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하나의 KPI는 어렵다. 큰 그림에서 동감하고 미팅하면서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