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거공간, 헬스장, 비즈니스 호텔까지 들어서는 中 창업지원센터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 불리우는 광둥성 선전(深圳)시가 화창베이(华强北)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생태계 확장 및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선전시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전자(中国电子, China Electronics)와 함께 2023년까지 화창베이 부지를 정점으로 총 400,000㎡ 면적의 창업허브를 만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창업허브 건설 계획의 1단계인 하드웨어 창업지원센터 ‘중국전자아이밸리(中电智谷, CES i-Valley, 이하 ‘아이밸리’)’는 오픈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 하드웨어 혁신 창업 시범지구’를 모토로 하는 아이밸리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산업용 스마트 디바이스, 스마트 하드웨어 등 분야에 특화된 지원을 하는 곳이다. 비즈니스 및 서비스 개발, 거래 플랫폼 및 투자 매칭, R&D지원 등 다양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중국의 엑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는 교육, 투자유치 연계, 네트워킹, 마케팅 업무지원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입주비 등이 유료다. 입주팀 중 시장성이 높다고 자체 판단한 기업, 개인에게는 직접 시드머니를 투자하고 지분을 받는다. 대다수 인큐베이터의 수익모델이다. 2017년까지만해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창업기업으로 인해 이러한 창업공간들이 성업을 이뤘었다. 2017년 기준 중국 창업 인큐베이터 수는 4,069개에 달하고 그중 500여 개는 선전시에 소재하고 있다. 범위를 넓혀 코워킹스페이스 등 창업공간은 5,739개 달한다. 중국 인구를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숫자지만 물밀듯이 몰려 나오는 창업기업이 있었기에 유지가 가능했다.
하지만 중미 무역 갈등, 경제성장률 하락 등이 겹치며 액셀러레이터와 인큐베이터의 발호가 한풀 꺾였다. 촉망받던 유니콘 기업이 폐업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며 기업가치로 성장하는 시대가 서서히 저무는 중이다. 때문에 중국 인큐베이터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인큐베이터가 몰려있던 선전만 창업광장에서 철수한 민간 창업지원기관도 적지 않다.
창업 인큐베이터 포화 상황에서 관(선전시)과 민(중국전자)이 아이밸리를 비롯한 화창베이 창업허브 개발 프로젝트를 착수한 가장 큰 이유는 선전을 상징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있다. 여타 민간 창업서비스와 아이밸리의 차이점이라면 선전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중국전자라는 배경이다. 중국전자는 기업가치 2,000억 위안(약 33조원)의 글로벌 기업이다. 자회사 등 협력 파트너십을 합하면 6,000억 위안 (약99조원)에 달한다. 선전시는 중국전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창업기업이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전까지 신도시 신축구역에 창업단지가 조성되는 것과 달리 아이밸리는 선전 하드웨어 메이커의 상징인 화창베이를 중심으로 자원을 활용한다는 것이 다르다. 선전 화창베이는 입주된 매장만 1.8만개, 자영업자 2.1만 명이 몰려있는 세계 최대규모 전자상가다. 일 평균 방문객 수는 30~50만 명 수준으로, 선전시 90%의 전자제품 거래가 이 곳에서 이루어지며 연간 거래액은 3,000억위안(약 49조5천억원) 규모다.
화창베이 권역에 마련된 아이밸리는 사무공간, 회의실, 연회장 외 기술테스트 공간, 프로토타입 공장, 제품전시장, 거래센터는 물론 아파트 형태의 창업자 거주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하드웨어 창업에 관련된 모든 자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셋팅한 것이다. 또한 다양한 창업단계에 있는 창업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웨이 아이밸리 총경리는 “아이밸리는 초창기 창업팀에게는 비즈니스 모델부터 인큐베이팅한다. 팀 인원수 혹은 창업자 니즈에 맞춰서 사무공간 조율을 하며 필요한 장비 임대도 한다. 아울러 1인창업자 또는 글로벌창업팀을 위한 단기 사무공간 임대서비스도 있다. 글로벌 창업팀에게는 중국시장진입과 관련된 행정서비스 제공 및 현지화 컨설팅도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스위스의 비영리 기술 연구 조직 CSEM(스위스 전기·마이크로기술 센터)와 손을 잡고 스위스의 기술과 화창베이의 하드웨어 산업체인을 연계시키는 중이다. 아이밸리 4층에는 스위스 창업자를 위한 공간(스위스 글로벌 창업센터)도 있다”며 해외 창업자들에게도 열려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아이밸리는 삼만 제곱미터(30,000㎡) 면적의 21층 신축건물에 마련되었다. 건물에는 창업공간 외 운동 공간, 창업자 주거공간을 비롯해 비즈니스 호텔까지 들어선다. 공식 오픈은 이달말 이루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