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 마련하겠다”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제2벤처 붐 확산 전략’을 발표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서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정부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제2벤처붐 확산 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디캠프를 찾은 것은 후보시절인 2016년 이후 두 번째다. 이번 일정은 이달 첫 경제 행보로 혁신성장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보고회’와 ‘현장 대담’을 통해 스타트업 관계자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디캠프는 18개 금융기관이 출연한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에서 운영 중인 창업지원 기관으로 투자·네트워킹·창업공간 등을 제공하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투자 지원, 스케일업, 규제혁신 등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대담에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는 “최근 벤처창업 열기는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할 때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고, 창업 인프라와 투자 생태계 역시 다양해졌다”며 “지금이 벤처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략을 마련할 적기”라고 지적했다.
8년차 창업자인 서경미 링크샵스 대표는 “8년 전과 비교하면 창업에 대한 교육과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졌고, 창업가들 스스로도 네트워킹을 만들어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윤원수 티앤알바이오팹 대표는 “대학과 연구소의 기술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대학이나 연구소 자체적으로 창업 전문 지원 시스템을 만드는 등 보다 과감한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벤처투자와 관련해서도 참석자들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형 전용펀드 조성 및 투자유치 저해요인 제거 등 벤처투자 촉진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벤처기업의 스케일업이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스케일업은 이미 창업한 기존기업이 폭발적(매출 또는 고용이 3년간 연평균 20%이상 성장)으로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경미 링크샵스 대표는 “신규 벤처투자 목표를 5조 원 이상으로 확대한 것은 매우 반가운 조치지만 정부 지원만으로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내 벤처캐피탈들이 성장 기업들에게 가능성만을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는 “스케일업을 위해 대규모 투자유치가 필수적이지만, 국내 벤처캐피탈 펀드중 제일 큰 규모가 3천억 원대고 대다수는 천억 원대 이하, 평균은 3백억 원대”라며 “벤처캐피탈들이 수천억 원 규모의 단일 펀드를 많이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오늘 발표한 12조 원의 스케일업 펀드가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정부는 대형 전용펀드를 조성해 향후 4년간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창출해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2020년까지 유니콘 기업을 20개로 늘리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혁신·벤처기업인들의 든든한 동반자, 후원자가 되겠다. 체감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앞장서서 더 많은 청년, 혁신가들을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하 문재인 대통령 발표 전문)
벤처기업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 정부는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를 국정과제로 삼고 벤처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해왔습니다. 새해 들어 벤처기업인과 만남이 오늘로 다섯 번째입니다.
오늘 발표하는 ‘제2벤처붐 확산전략’은 벤처기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융합과 속도, 혁신과 도전정신이 중요합니다. 벤처기업이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벤처·창업 역량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미 세계 각국은 혁신 창업 경쟁이 치열합니다. 벤처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새로운 벤처기업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애플과 아마존은 미국 10대 그룹에 진입했습니다. 한때, 우리의 벤처생태계를 배우러 왔던 중국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핵심기업으로 키웠고 어느새 미국에 버금가는 혁신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벤처기업들은 아직 국내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의 저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는 1997년에서 2000년대 사이, 최단 기간에 벤처 강국으로 도약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벤처투자가 2조원을 넘고, 벤처기업수도 1만개를 돌파했습니다. 젊은이들은 대기업보다 벤처기업에 취업하길 원할 정도였습니다. 그때의 벤처붐이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습니다. 혁신모험펀드 10조원, 또 대규모 추경을 통한 모태펀드 출자 등 투자자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벤처기업을 민간에서 선별하도록 개편했습니다. 엔젤투자도 소득공제율 확대 정책에 힘입어 1차 벤처붐 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코넥스, 벤처지주회사 제도를 개선하여 벤처 투자액의 회수에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스톡옵션 비과세를 재도입하고,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하는 등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도 한층 강화했습니다. 출범 직후부터 혁신창업 활성화 방안을 포함해 14번에 걸쳐 정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신규 벤처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3조4천억 원에 이르렀고, 신설법인 수 10만개 돌파를 비롯해 벤처기업 수도 역대 최고입니다. 비상장이면서 기업가치가 10억 불이 넘는 유니콘 기업도 2016년 2개, 2017년 3개에서 두 배가 넘는 6개로 늘면서 세계 6위 수준이 되었습니다.
우리 혁신·벤처산업은 2017년 기준 벤처 천억 기업수가 572개로 늘어났고, 총 매출액 225조 원으로 재계 매출순위 2위, 또 종사자수 76만 명으로 5대 그룹 종사자수를 넘어서며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저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혁신·벤처기업인 여러분, 그동안 함께 노력해왔지만 우리 벤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한계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이 스케일업하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정부는 창업국가를 넘어 ‘벤처가 성장하고 도약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제2벤처 붐’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아이디어를 상품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오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찍찍이로 유명한 벨크로의 경우 제품이 되기까지 8년이 걸렸고, 제품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스케일업 하는데 2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제 막 창업한 개인이나 기업이 혼자의 힘으로 스케일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부는 대형 전용펀드를 조성해 향후 4년간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창출해 스케일업을 지원할 것입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2020년까지 유니콘 기업을 20개로 늘리겠습니다.
벤처기업을 키우고 투자액을 회수하는데 M&A 시장의 확대도 중요합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M&A를 통해 혁신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100여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인텔은 M&A를 통해 반도체 제조시장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M&A를 통해 창업자와 투자자가 돈을 벌고,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입니다. M&A를 통한 벤처투자 회수비중을 2018년 2.5%에서 2022년까지 10% 이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M&A에 투자하는 펀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대기업이 사내벤처나 분사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도록 인센티브도 마련하겠습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M&A할 수 있도록 벤처지주회사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창업한지 얼마 안 된 기업일수록 규모가 작고, 시대변화에 빠른 적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재 한 명 한 명이 더욱 소중합니다. 연구 인력이 벤처기업에 부담 없이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규제 샌드박스도 적극 활용하여 벤처창업기업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벤처기업인 여러분, 우리는 위기 앞에서 오히려 혁신성을 발휘하여 보란 듯이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을 이어나가는 국민성이 있습니다. 정부의 역할은 우리 국민이 혁신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기업이 얼마든지 혁신을 실험하고 산업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벤처1세대, 2세대를 비롯해 천억벤처, 유니콘 기업,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에 이르기까지 제2벤처 붐을 대표할만한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약속드리는 것은 정부는 동반자, 후원자가 되어 여러분을 돕겠다는 것입니다. 더욱 크게 체감하실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앞장서서 더 많은 청년, 혁신가들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세계를 매혹시킬 때, 여러분의 뒤를 잇는 혁신창업가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도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