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타트업 환경 둘러보기 (3) : 투자자
한국의 창업자/투자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이 한국과는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된다. 정말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시장이 바로 중국 스타트업 시장인 것 같다. 이번에 포스팅을 통해 내가 이해하고 있는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하고자 한다.
우선 이 포스팅은 한국의 벤처캐피털에서 짧은 기간 보고 느낀 것, 트위터/지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듣고 느낀 한국 상황을 기반으로, 지난 1년여간 베이징, 상해에서 창업가로서 보고 느낀 중국의 상황을 정리해보는 것으로 지극히 편향적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힌다.
이 포스팅은 1) 시장 2) 창업가 3) 투자자 4) 다이나믹스 의 네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중국엔 엄청난 시장 규모 / 성장 잠재력을 보고 90년대 후반부터 많은 외국계 자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엔 세계 각국의 양적팽창(QE), 전반적인 저금리, 부동산 경기 불황 등에 기인해 다양한 자본이 벤처투자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유명 벤처캐피탈은 정치/고급 인력의 중심인 베이징에 자리잡고 있고, 상해, 심천을 베이스로한 벤처캐피탈도 꽤 존재한다.
1) 외국계 유명 벤처캐피탈
우리가 Tech Crunch에서나 볼 수 있는 Sequioa, KPBC, Matrix Partners 그리고 IDG – Accel 등 대형 벤처캐피탈을 뜻한다. 이들은 중국향 펀드를 따로가지고 있고, 베이징, 상해에 모두 오피스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 벤처캐피탈업계를 처음 일구어낸 리더들로 실리콘밸리에서 볼 수 있는 투자자들과 동일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런 대형 벤처캐피탈의 파트너들은 한달에 한두번씩 실리콘밸리를 넘나들며 실리콘밸리와 중국 대륙의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대형 펌은 IT 이외에도 에너지, 바이오 산업등에도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late stage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긴 역사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업체의 나스닥 상장 혹은 국외 매각등을 진행하는데 있어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해외 상장을 앞둔 업체들이 선호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 곳의 파트너들은 미국계 중국인이거나 유학생 출신인 경우가 많고, 창업가 출신보다는 금융, 비지니스 백그라운드 출신이 많다. 최근엔 중국내 로컬 벤처캐피털이 대형화 됨에 따라 좋은 딜을 꽤 많이 빼앗기고 있어 Series A, 심지어는 Seed round까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로컬 벤쳐캐피탈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중국내에서는 최근에 크게 인정받기 시작한 업체들로 대표적으로 치밍(Qiming), 처위엔(Ceyuan)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을 포커스로 세워진 업체들로 국내외 LP를 갖추고 있다. 예전엔 약한 브랜드로 고전하기도 했으나, 최근에 수많은 해외 IPO, M&A에 성공하면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 업체들은 최근에 계속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IT 뿐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바이오는 물론 호텔 체인과 같이 돈이 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투자를 집행한다.
이들은 로컬 회사의 모습을 갖추고는 있으나, 여전히 미국 배경의 화교, 유학생 출신들이 파트너로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IDG, KPCB등 유명 펌의 중국 사무소 설립 멤버들이 독립해서 로컬 벤처캐피탈을 세운 경우도 많다. 이들은 보통 Series A부터 투자를 시작하며 Series D까지 가리지 않고 투자하고, 최근엔 중국을 넘어 실리콘벨리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3) 슈퍼 엔젤
SV Angel의 Ron Conway, Y-Combinator의 Paul Graham처럼 중국에도 소위 말하는 Super Angel이 존재한다. 리카이푸(Kaifu LI), 레이쥔(Jun LEI), 쉬샤오핑(Bob XU), 차이원셩(Wensheng CAI)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창업가 출신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엔젤 투자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에 엔젤투자를 시작하였고, 투자한 업체가 나스닥에 속속 상장하면서 투자자로서도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명 엔젤 투자자인 리카이푸의 웨이보(weibo, 중국판 트위터)의 팔로워는 4천만명이 넘고, 쉬샤오핑(900만명), 레이쥔(490만명) 또한 두터운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이들 개개인의 높은 브랜드 가치로 인해 많은 창업가들이 이들의 투자를 선망하지만, 투자 기업이 워낙 많은 지라 세세한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다.
4) 개인 엔젤투자자
최근 들어 엔젤투자의 성공 케이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폭증하고 있는 그룹이다. 중국의 전반적인 낮은 은행 이자율, 부동산 경기 불황 및 제약, 증권 시장 불황 등의 이유로 인해 엔젤투자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었다. 이 외에도 1) 차스닥 등 세컨레벨 상장이 가능해지고, M&A도 증가함에 따라 Exit 채널이 다양해지고있고 2) 스타트업 관련 매체 / 플랫폼 발달에 따른 관리 비용 절감 등으로 더욱더 엔젤 투자하기는 쉬워지고 있으며 3)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모바일 인터넷 스타트업 운영이 가능해 짐에 따라 더 적은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많은 개인 엔젤 투자자들이 등장했다. E-MBA 동문회 기반, 프라이빗클럽 기반 등 각종 엔젤투자클럽이 전국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부의 집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개인 엔젤투자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 프리엔젤(pre-angel / 微天使)
Dave McClure의 500 Startup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전략을 추구하는 프리엔젤은 최근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Spray and pray 형태로 투자하며 적은 금액을 빠른 시간내에 결정해서 투자한다. 아이디어만 가진 창업자들의 창업과 함께 자본을 대며 약 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출자한다. 창업을 시작할 자본이 없는 젊은 층(특하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만 투자 금액이 워낙 적어 MVP를 시장에 올린 뒤부터는 바로 다음 라운드(일반적으로 Seed Round)를 진행해야 해서 지분 희석의 문제 / 다음 라운드 투자자와 벨류에이션 이슈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들은 가장 첫 라운드 투자만 진행하고 일반적으로 팔로우업 투자는 진행하지 않는다.
출처원문 : 중국의 스타트업 환경 둘러보기 (3) : 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