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김봉진이 바라보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혹은 집단 소송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는 것이 어떨까. 미국은 집단 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매우 강하다. 민간기업이 잘못하면 한 번에 날아간다. 한국은 기업이 잘못했을 때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너무 약하다. 모든 기업에 적용한다고 하면 반대가 클거다. 발상전환으로 스타트업에만 적용되게 도입하면 어떨까. 대신에 규제로 막지 말자는 식으로 합의를 보는거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지금은 2000년대 초반 벤처 버블과는 다르다. 다만 오버 밸류에이션이 있기에 한 번의 조정기는 올거라 예상하고 있다. 어느정도 밸류에이션이 된 스타트업은 30% 정도 깎고 생각하는 게 적정한 가치라고 보고, 상장기업은 스타트업 대비 20~30% 높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 –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상징적 인물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섰다.
15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개최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3주년 기념 대담에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그래프톤 이사회 의장)과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우아한형제들 대표)가 패널로 나섰다.
김도현 국민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파이어사이드챗에서 두 사람은 국내 스타트업 현황과 전망, 그리고 규제와 스타트업 거품 등 우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하 대담 전문.
우선 두 사람에게 궁금한게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일을 왜 하는건가. 사업에 도움되는 일도 아니다. 가끔은 싫어하는 양복도 입어야 한다. 반면에 비난은 많이 받는다.
김봉진 : 내가 창업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을 많이 사람이 장병규 위원장이다. 먼저 창업을 한 선배로 조언도 많이 해줬고 첫 투자자였다. 이렇게 선배들이 어렵게 일궈온 한국 창업 생태계를 어떻게든 잘 다음어서 후배들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우리같은 중간 창업자들이 나타나서 쏙 빼먹고 싹 없어졌다는 이런 얘기는 듣고싶지 않다. 회사 경영 외 역할을 맡으면 사업적으로 좋을게 없다. 바톤을 빨리 다음 사람에게 넘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중간 전달자로서 책임감이 있다.
장병규 : 본질적으로는 내 정체성에서 기인한다.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배움’과 ‘성취감’이란 키워드로 설명이 된다. 뭔가 이뤄냈을 때의 성취감이 주는 만족감, 행복한 감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4차위 위원장이든 사업이든 새로운 걸 하는건 뭔가를 배우는 과정이다. 4차위에서 2년간 많은 걸 배웠다. 물론 보편화할 수는 없을거다. 정체성은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다름을 인정해주는 사회이면 좋겠다. 예를들어, 주 52시간 제도는 노동자의 건강과 같은 기본권을 보장하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사회적 가치가 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위해서 더 많이 일을 하고 싶을 때 일할 권리를 막는 제도가 되기도 한다. 그런 기본적 가치가 충돌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지혜롭게 대화로 풀어야 되는데, 자기주장만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사회가 더 발전하려면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면 좋은 지표도 있지만, 걱정되는 지표도 있다. 그래서 어느 면을 보느냐에 따라서 시각이 엇갈린다. 정부쪽 입장도 있겠지만, 스타트업이 바라보기에 사회나 정책 속도가 더디다는 답답함이 있다. 일례로, 2016년부터 모빌리티 규제 이야기를 계속 해왔는데, 아직도 큰 진전이 없다. 최근에는 주류 판매 관련 규제가 화두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해결책을 고민했을텐데, 어떻게 해야할까.
김봉진 :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출범하게 된 계기도 규제 이슈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몸이 아프면 왜 아픈지를 살펴야 하듯이 규제 문제가 왜 생기는지를 알아야 한다. 규제라는 건 드러나지 않을 때는 이슈가 아니다. 문제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거다. 한국에 새로운 창업자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규제도 드러나고 커지는 거라고 본다. 이건 건강한 현상이다. 창업자가 많지 않은 나라는 규제에 대한 얘기 자체가 없다. 한국이 그만큼 역동적이고 계속 뭔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만 양쪽 입장이 극단으로 가는 건 좋지 않은 현상이다. 서로 대화를 통해 룰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4차위의 해커톤이나 규제 샌드박스같은 형태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바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계속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창업을 통한 혁신은 전체 사회에 더 좋은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함이 아닌가. 서로 얘기를 하고, 합의를 하고, 그 합의의 과정을 통해 개선된 방안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장병규 : 도발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혹은 집단 소송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규제가 왜 존재하는지 본질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미국은 집단 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매우 강하다. 민간기업이 잘못하면 한 번에 날아간다. 때문에 기업이 자율 규제를 안 할 수 없다. 이는 시장 경제와 함께 발전된 형태다. 한국은 기업이 잘못했을 때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너무 약하다. 그래서 정부는 자꾸 막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별 수 없이 규제를 할 수 밖에 없는 나라가 되어 있는 거다. 물론 미국과 같은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 소송을 도입해 모든 기업에 적용한다고 하면 대기업이 무조건 반대할 꺼다. 발상전환으로 스타트업에만 적용되게 도입하는거다. 대신에 스타트업은 규제로 건들이지 말자는 식으로 합의를 보는거다. 그렇게 된다면 시장에서 자율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사전에 논의는 많이 되어야 할거다.
김봉진 :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말하자면, 사실 기업 서비스를 써주는 소비자의 다른 이름은 국민이다. 환경이 좋아지고 기업이 더 커지려면 소비자, 즉 국민이 허락해줘야만 가능하다. 규제 등 문제로 답답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그림에서 조금씩이라도 좋아지고 있다고 본다.
장병규 : 규제해소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내가 4차위에서 2년간 있으면서 느낀 점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정답인 것이 국민 전체에게는 정답이 아닌 경우가 있다는 거다.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자주 국회도 찾아가고 정부관계자도 만나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런 노력들이 축적 되어야 국민들이 스타트업의 필요성을 인지한다. 인식이 개선되면 자식이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가도 좋다고 생각해 준다. 그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야 법제도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원하는대로 바뀔거다.
근래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에게 성장이 아닌 이익과 성과가 강조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의 수익모델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은 2000년 초반 벤처 버블 트라우마가 있다. 몇 달 사이에 세상이 바뀌지 않았나.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는 않을까. 미연에 방지하려면 스타트업이 어떻게 해야할까.
장병규 : 2000년을 경험한 사람으로써 지금은 버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정도 조정기에 들어갈 시기라고는 본다. 오버 밸류에이션은 있다. 아주 본질적인 것은 창업자의 확증적 편향이다. 스타트업 대표는 회사와 본인을 동일시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창업을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은 창업가들이 회사와 본인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가 내꺼라고 생각하면 확증적 편향에 갖힐 확률이 상당히 높다. 스타트업을 망할거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모두 성공할거라 희망을 안고 한다. 거품도 거품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한 밸류의 가치가 맞다고 굳게 믿는다. 이러면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주식회사는 본질적으로 대표의 것이 아니다. 이상한 상태까지 안 가려면 염두에 둘 부분이라고 본다.
김봉진 : 회사가 내 소유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 사내외에서 가끔 나를 ‘오너’라 지칭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정정시킨다. 나는 오너가 아니라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사람일 뿐이다.
나도 지금이 버블이라 보지는 않는다. 다만 어느정도 오버 밸류는 있다고 본다. 10년 가까이 벤처투자 붐이었기에 한 번의 조정기는 올거라 예상하고 있다. 어느정도 밸류에이션이 된 스타트업은 30% 정도 깎고 생각하는 게 적정한 가치라고 보고, 상장기업은 스타트업 대비 20~30% 높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상장기업은 증여나 상속 이슈가 있기에 벨루에이션을 스타트업처럼 올리기보다는 적정수준으로 낮추는 작업을 한다. 스타트업과 상장기업을 1:1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 정도 선에서 조정기가 있을거라 예상하고,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룰을 잘 만드는 게 필요하다.
장병규 : 참고로 동일한 의견이 있을 때 배팅해야 돈을 번다. 스타트업 투자는 남들이 다 비슷한 얘기를 할 때 투자해야 한다. 단, 여기서 함정은 망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거다. 남들과 비슷하게 가면 평균 수익률은 가지만, 남들과 다르게 살면 잘 되거나 안 되거나 둘 중에 하나다.
두 사람은 4차위 위원장과 코스포 의장 자리를 맡고 있다. 후임은 어떤 요건을 갖춘 사람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나. 어떤 사람을 추천하고 싶나.
장병규 : 후임은 청와대에서 정하는 거라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나는 기업인으로써의 전문성은 있지만, 다른건 잘 모르고 이 일을 했다. 당정청이 어떻게 움직이고, 누구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무지한 상태에서 시작한거다. 아울러 민주주의는 합의와 다수결이기에 옳은 방향이라도 해도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점이 힘들었기 때문에 후임자는 당정청 관계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이 일을 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도 필요하다.
김봉진 :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안에 수많은 훌륭한 후보군이 있다. 그들 중에 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아우르는 역할이기에 후임을 어떻게 선정할지에 대한 커밋을 먼저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대표하시는 인사들을 초빙해 함께 논의해 보려고 한다.
장병규 위원장의 어려움 토로에 공감한다. 스타트업 씬에서 입법이나 정부 정책이 어떻게 관철되는지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 한 경우가 많다. 당위만으로는 설득이 어렵다. 더 정교해지고 정밀해질 필요가 있다. 관계 관리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 질문이다. 벤처기업협회와 코리아스트업포럼의 차이는 뭔가.
장병규 : 차이가 있든 없든 공존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비슷하면 통합하려고 하는데, 그보다는 공존하고 경쟁하는게 좋을 때가 많다. 일례로, 코스닥과 코스피가 합쳐졌는데, 지혜롭지 못한 결정이라고 본다. 코스닥의 위험 회피 성향이 더 강해졌다. 어떤 마켓은 위험회피 성향이 필요하지만 어떤 마켓은 과감할 필요가 있는데, 기관이 합쳐지면서 성격이 비슷해 졌다. 같은 맥락에서 벤처기업협회나 코리아스타트업 포럼 둘다 존재해서 양쪽이 전부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만들거라 본다.
기업가 자질이 없다고 자책하는 창업자들도 있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장병규 : 기업가 자질이 부족한 건 팀으로 보완할 수 있고 하다보면 익숙해 진다. 문제는 기업가 정신이 부족한거다. 태도나 정신은 다른 걸로 보완이 안 된다. 창업이라는 것은 행복한 순간이 1이라면 괴로운 순간이 9가 넘는 과정이다.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떠 밀리듯이 할 필요가 없다. 대학교 가서 강연을 할 때 학생들한테 창업하지 말라고 말한다. 대신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권한다.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할 필요는 없다. 하고 싶어하는 잘 하는 사람을 돕는 것도 좋은 역할이다.
근래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다양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긍정적으로 본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장병규 : 최근 현대자동차가 잘 하고 있다고 본다. 협업도 하고 투자도 많이 한다. 그리고 얼마전 마무리된 테라펀딩 시리즈B 투자에 건설사(우미건설)가 참여했다. 건설사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시선이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카카오에 인수된 카닥과 GS가 심도있는 협력을 하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기존 한국 경제 산업 질서에서 스타트업식 혁신은 필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4차산업혁명 일어나면서 대기업이 글로벌과 경쟁하려면 혁신 메커니즘을 찾아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대기업이 직간접 투자와 협력으로 스타트업 혁신을 배워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오히려 지금 걸림돌은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를 색안경 끼고 보는 시선이다.
김봉진 : 회사입장보다는 보다는 내가 10년 가까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으면서 느낀점을 말하고 싶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 관계자를 만날 때 자주 듣는 말이 “뭐 도와드릴 것 없을까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이다. 선한 의도가 배경에 있다는 것은 잘 안다. 다만 나는 스타트업은 도움을 받아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사람과 사람이 제대로 이야길 하려면 서로 인격으로 존중을 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움을 주고 받는 갑을 관계로 먼저 규정을 하면 그 관계가 정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정말로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도와줄 생각을 하지말고 제값에 인수하면 된다. 도움의 대상이 아닌 조금 다른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스타트업이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에 의지하면 야생성을 잃는다. 큰 회사니까 당연히 도움을 받아야되고 돈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보다는 회사의 경쟁력을 키워서 넘어서겠다는 마인드가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본다.
한국 경제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특히 학자들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걱정을 많이한다. 기업가 입장에서 어떻게 보나.
김봉진 : 세 가지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경제가 나빠지거나, 그대로이거나, 좋아지는 거다. 회사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게 이익이 될지를 고민하고 대응하면 된다. 가장 회사에 이익이 되는 대응은 내년에 경제 성장이 어려울것이라고 예측하고 준비를 하는거다. 그렇게 사업계획을 잡고 경제가 나빠지면 기본적인 대응이 되는거고,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손해가 나는 결정도 아니다. 경제 전망을 맞추는게 중요한게 아니잖나. 그걸 맞춘다고 누가 나한테 돈을 주는것도 아니고. 기업은 가장 심플하게 생각하면 된다.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우리 회사에 가장 이익이 되느냐다.
장병규 : 지금은 변화가 빠른 불확실성의 시대다. 학자들은 거시경제적 관점에선 그렇게 볼 수도 있다.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 전반적으로 변동폭이 커졌다. 하지만 변동폭이 크다는 건 사업 기회가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위축되기 보다는 또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김봉진 : 가장 바보같은 대응은 경기가 안 좋아질거라 예상하면서 아무준비를 안 하는 거다. 예측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비를 하느냐에 방점이 있어야 한다. 현금 자산이 많은 회사한테는 훨씬 많은 기회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예를들어, 적자폭이 크지만 괜찮은 회사를 M&A 할 수도 있을거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계보 중 가장 뿌리가 두꺼운 회사가 네오위즈다. 소위 네오위즈 마피아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성과를 많이 냈다. 최근에는 배민마피아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우아한형제들 출신들의 창업도 활기차다.
장병규 : 함께 일을 하고, 헤어지고, 또 다른형태로 만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네오위즈와 우아한형제들에 기업가 정신을 갖춘 훌룡한 사람들이 많았을 뿐이다.
김봉진 : 회사에 들어온 인재가 나간다고 하면 처음에는 무조건 잡는다. 두 번째 부터는 나가서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는다. 그게 우리 회사의 원칙이다. 사실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하는 사람들이 평생 회사의 성장을 돕기위한 목적으로 오지는 않을거다. 자기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창업자도 많은듯 싶다. 면접볼 때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제가 하고 싶은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어요”라고 답하는 지원자들도 있다.
개인적인 질문도 해보자. 두 사람은 밤에 뭘하며 보내나. 공유하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김봉진 : 심신이 힘들다는 것을 인지한 뒤에 명상과 운동을 시작했다. 그래야 조금 더 오래 살것 같다. 명상을 한지 두 달 정도 됐는데, 도움이 된다.
장병규 : 30대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유지가 되는 나이지만 40대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유지가 불가능한 나이다. 지금 주 1회 개인 퍼스널 트레이닝(PT)를 하고 있다. 2회를 하면 더 몸이 좋아지겠지만 힘들어서 1회만 한다. 위원장이 되고 나서 스트레스성 폭식 때문에 3, 4kg 정도 몸무게가 늘었다.
기업은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본인 책임이기에 자책만 하면 되지만, 4차위 위원장 자리는 다르잖나. 내 의지대로 안 되는 것들이 많은데, 그걸 겪어보니 내가 그런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는 타입이더라. 위원장을 그만두면 제일 좋은 건 스트레스성 폭식이 줄겠다는 거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많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 지난해 책을 집필하게 된 것도 가족이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평소에 내가 하는일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3주년을 맞이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장병규 : ‘끊임없는 변화’를 강조하고 싶다. 어떤 조직이든 속한 사회와 함께 변화해 나가야 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그래줬으면 좋겠다.
김봉진 : 옛말에 ‘한 마을의 미래는 그 마을에서 울리는 아이들을 울음소리가 얼마나 많은지’라고 했다. 국가의 산업과 경제도 마찬가지라 본다. 새로운 기업들이 계속 태어나고 그 기업들이 계속 울어줘야 한다. 새로운 기업이 계속 나와야 국가 경제가 순환되고 꾸준히 발전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그런 신생기업들이 계속 태어나게 돕고, 그들의 울음소리를 정부와 시장, 업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