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제어는 어떤 결과를 자동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연구되는 학문이다. 자동차를 일정속도로 달리게 한다거나, 일정 온도나 압력을 유지시키거나, 일정 패턴을 동일하게 유지시키는 등 우리 주위의 단순한 일부터 복잡한 공법에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여러 가지 구체적인 분류를 할 수 있지만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개회로 제어시스템 open-loop control system와 폐회로 제어시스템 closed-loop control system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폐회로 제어시스템 모델을 개인 학습 교육모델에 치환하여 분석해 보면 매우 흥미로운 학습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Brandt 자신의 글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폐회로 제어시스템의 특징은 목표 값 유지, 물체의 변위 유지, 온도나 압력과 같은 상태량 유지, 전기적 양 유지와 같이 고도의 기술과 정밀함이 요구되는 분야게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아래 그림과 같이, 센서를 통한 다량의 정보가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시켜 입력 값에 수시로 영향을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피드백이 많으면 많을 수록, 다시 말해 이 루프가 많이 돌면 돌수록 설계자가 원하는 보다 정확한 결과값에 가까워 질 것이다.

위와 같이 단순한 시스템이지만, 루프를 빠르게 자주 돌리기만 하면 매우 정확한 결과값을 자동으로 산출해내는 폐회로 제어시스템의 강력한 장점을 학습 메커니즘에 적용해 보면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센서(Sensor)는 평가(Assessemnt)로 바꾸고, 제어장치(Controller)는 난이도 또는 교육환경이나 교육방법(Instruction)으로, 그리고 시스템(System)을 학생(Student)로 바꾸어 생각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 Sensor –> Assessement (평가)
- Controller –> Instruction (교육방법)
- System –>Student (학생)

누구나 다 해왔던 것처럼, 학생은 누군가에게 교육을 받고 그 내용에 대해 시험을 치르고 틀린 것에 대해 불이익을 받으면 그 내용을 다시 이해하려고 하거나 고치려고 해서 최종 학습 메커니즘을 완성시킨다. 위와 같이 치환해 놓아도 전통적인 학습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폐회로 제어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점을 학습의 관점에서 똑같이 풀어보자. 학생이 내놓는 결과에 대해 진단이나 평가를 매우 자주(Frequently) 그리고 많이(Rich) 감지하여 아주 빠르게(Fast)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교육방법이나 교수법이 학생 개인에게 처음에 최적화 되어 있지 않아도 이 루프를 많이 돌려 조정을 해 나가면 만족할 만한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학습 시스템을 교육자의 시각으로 확장시켜 다시 살펴보면, 좋은 선생님의 역할은 뛰어난 교수법으로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 주는 것보다, 위와 같은 폐회로 교육시스템 closed-loop educational systm을 반드시 구축하고 아주 많이 반복 시켜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결과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한 번에 완벽하게 가르치는 것보다 위의 루프가 짧은 시간에 자주 돌아가도록 학습 메커니즘을 디자인해 놓으면 더욱 정확한 값(향상된 학습능력)을 자기 주도적으로 도출 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훨씬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제 교육환경은 개인 맞춤형 과외가 아닌 이상 학습 능력이 매우 다양한 여러 학생들과 함께 학습을 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루프를 통해 개인화된 교육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이런 방법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게임 분야에서 레벨을 올릴 때 보편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방법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게이머가 레벨을 높일 수 있도록 개별 미션과 그에 따른 보상을 적절하게 섞어서 지속적인 동기를 유발시켜 의도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미션과 보상을 새롭게 제공하여 흥미가 계속 유지되도록 디자인한다. 위에서 설명한 개인학습 시스템과 콘텐츠가 다를 뿐 매우 유사한 메커니즘이다.
이와 유사하게 단지 교육분야나 게임 분야가 아니라 일반 비즈니스 환경분야로 더욱 넓혀보면 어떨까? 게임이 아닌(non-game) 일반 비즈니스 분야에 확대 적용시켜 보면 넓은 의미에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과 상당히 유사한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있다.
- Sensor –> Behavior Design via Data Analysis (데이터 분석을 통한 행동 디자인)
- Controller –> Mission and Reward Design (미션 및 보상 디자인)
- System –>User (사용자)

사실 위 표가 완벽한 게이미피케이션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보상 방법을 더욱 정교하게 디자인하고 사용자끼리 긴밀하게 네트워크화 해야 하는 부분이 반드시 표현이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 모델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폐회로 제어시스템에서 근본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매우 자주(Frequently), 많이(Rich) 그리고 아주 빠른(Fast) 피드백의 중요성은 게이미피케이션에서도 동일하다. 보통 기존 서비스 또는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할 때 게이미피케이션적인 요소를 녹인다고 뱃지(badge)나 순위표(leaderboard) 처럼 게임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법들을 단순 적용하려 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위에서 지적하고 있는 요소들과 보상 디자인 임을 반드시 명심해야만 한다.
지금 고려하고 있는 비즈니스 대상자가 학생이든 일반 유저이든 그들의 흥미와 관심을 서비스 내로 끌어 모아야 하는 것은 똑같이 중요한 이슈이다. 따라서 굳이 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위에서 시사하는 바를 염려해 두고 서비스를 설계한다면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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