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의 중관춘 인천에서 문 연다
중국 정부는 80년 대부터 혁신 클러스터를 설립해 창업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이과정에서 탄생한 곳이 중국 청년창업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 ‘중관춘(中关村)’ 및 각 성에 들어선 혁신 산업단지들이다. 베이징의 중관춘 지역은 우수인력과 정책지원 및 자금이 몰리면서 중국 전체 창업투자의 1/3이 집중되고 있는 혁신 클러스터이다. 이에 유수 대학 및 국책연구기관의 고급인력과 해외에서 귀국한 우수인력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중관촌에는 북경대, 칭화대 등 40여 개 대학과 200여개의 국가 과학 연구소, 122개의 국가지정 실험실·연구센터 등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또한 과기원, 유학생창업단지, 창업 유관시설이 통합된 중창공간(众创空间)이 조성되었다. 정부에서도 중관춘에 창업과 관련된 기금조성, 해외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청년 및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혁신거리(이노웨이innoway)를 조성,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인큐베이팅·투자·미디어 등 창업지원 서비스 플랫폼 등이 구축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중관춘과 같은 개방형 혁신 창업거점이 탄생한다. 이를위해 정부와 인천시, 민간기업 등이 손을 맞잡았다.
27일 인천 송도 소재 투모로우시티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인천시, 신한금융그룹, 셀트리온그룹이 스타트업 파크 비전을 발표하고 협력을 선언했다.
‘대한민국 새로운 경제성장의 주역, K-스타트업!! 바이오·언택트 창업의 허브, 인천 스타트업 파크!!’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남춘 인천시장,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을 비롯해 민간 운영사로 참여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스타트업 파크는 중국의 중관춘, 미국의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스테이션F와 같이 창업벤처 생태계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개방적 혁신공간으로, 지난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인천이 ’제1호 스타트업 파크‘로 선정됐다.
올해 하반기 개소 될 인천 스타트업 파크는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민간이 운영하는 타워Ⅰ(면적 5천400㎡)과 공공(인천테크노파크)이 운영하는 타워Ⅱ(면적 8천400㎡)로 구분되며, 창업자·투자자·대학 및 연구기관 등 혁신주체가 열린 공간에서 네트워킹(개방성+집적화+지속가능)하는 창업 집적공간 조성이 목적으로 올해 하반기 단계별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업 타워Ⅰ에는 코워킹 스페이스, 1인실부터 40인실까지 총 139개의 보육시설, 37개의 회의실, 휴게라운지, 오픈키친, 옥상정원 파티룸 등으로 구성된다.
민간 운영사로 참여한 신한은행과 셀트리온이 1동(스타트업타워1)을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시·신한금융·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의 진가가 드러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비대면 스타트업을 중점 육성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스타트업 파크 1동과 2동에 각각 바이오 존을 구축해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자유롭게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하고,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있는 셀트리온의 BSL(Bio Safety Level) 2등급 시설을 입주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인천TP)이 운영할 예정인 스타트업 타워Ⅱ(총면적 8,400㎡)에는 카페테리아, 실증센터(5G, 빅데이터·인공지능, 사물인터넷), 41개의 보육시설, 44개의 회의실,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기업) 사무실, 대강강, 교육실, 협업기관 사무실 등으로 구성된다.
이와함께 힐링타워(총면적 7,000㎡)와 3개 타워가 지하로 연결된 편의시설(총면적 9,700㎡)에는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구내식당, 체력단련실, 샤워실, 무인택배함 등이 마련되며 임대를 통해 편의점, 카페, 음식점, 호프집, 은행 등 스타트업들의 편의시설이 향후 유치돼 운영된다.
특히 3개 타워의 중심에 위치한 오픈광장(5,339㎡)에는 대형전광판이 설치돼 각종 회의, 문화·공연, 리빙랩, 실증캠핑존 등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며 스타트업 기업 간의 네트워킹 등에도 활용된다.
27일 비전 선포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특별히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국내외 스타트업 대표 80여명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 속 거리두기’ 차원에서 오프라인 참석자를 최소화하는 대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된 이날 행사는 벤처투자사 TBT의 임정욱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은 인천 스타트업 파크의 성공적인 정착과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육성 및 지원을 위한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진 비전 공유에서는 코하이브 창업자 최재유 대표, 한양대 김창경 교수 등 스타트업 전문가들과 국내외 스타트업 최고 경영자(CEO) 등이 온라인으로 참여해 의견을 공유했다.
비전 선포식에 이어 중기부와 인천시, 민간 운영사인 신한금융지주와 셀트리온은 인천 스타트업 파크 창업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스타트업 파크 조성·운영을 위한 예산·인력·행정지원, 사업 발굴, 수요조사, 홍보·마케팅 및 국제교류, 글로벌 특화 창업단지 조성을 위한 상호 협력 및 지원체계 구축 등이다.
협약에 따라 인천시와 함께 스타트업 파크를 운영하게 될 민간운영 대표기관인 신한금융지주에서는 4년 동안 매년 30억원의 운영 예산을 지원한다. 또 전담조직을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혁신기술 중심의 스타트업 지원, 글로벌 특화 창업단지 조성, 스타트업 멤버십&아카이빙 운영을 맡는다. 이와함께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발굴, 입주기업 지원·관리 등 민간 부문 운영 전반을 맡는 한편, 스타트업 육성·지원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민간운영 협업기관인 셀트리온에서는 49억원 상당의 현물을 투자해 바이오 헬스케어 부문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실리콘밸리와 인도네시아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한 센드버드의 김동신 대표와 코하이브 최재유 대표, 그리고 국내 창업플랫폼 팁스(TIPS)를 통해 성장한 티앤알바이오팹 윤원수 대표 등 스타트업 대표 들은 인천 스타트업 파크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창업거점이 되길 바란다며 큰 기대감을 비췄다.
중기부 박영선 장관은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면서 지금이 바로 혁신벤처와 스타트업의 시대라는 것을 더욱 체감하게 되었으며, 특히 인천은 국내 최대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 중에 있고,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어 바이오·비대면 스타트업의 성장과 글로벌화에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오늘 선포하는 인천 스타트업 파크의 비전도 ”대한민국 새로운 경제모델의 주역, K-스타트업!! 바이오‧언택트 창업의 허브, 인천 스타트업파크!!“로 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장관은 “중기부도 K-유니콘 프로젝트, 스마트대한민국 펀드 등을 통해 바이오·비대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은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도시이자 스마트시티 등 제4차 산업 혁명 기술의 독보적인 인프라, 기술력, 환경을 갖춘 도시”라며 “앞으로 인천에서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한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부는 올해 인천에 이어 스타트업 파크 2개소를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