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승규의 스타트업 법률 CASE STUDY] #16. 투자계약의 중요성
CASE: 스타트업 A의 사례
스타트업 A는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이커머스 회사입니다. 비록 아직은 매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A의 사용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경제 시대로의 도약을 믿는 투자자들은 스타트업 A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였고, 투자 유치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스타트업 A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스타트업 A와 투자자들 사이에 협상이 이어졌습니다. 협상 끝에 스타트업 A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고 약 7억 달러에 달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스타트업 A가 전환사채를 발행한 날로부터 고작 한 달 정도가 지나서 닷컴 버블이 붕괴되었습니다. 스타트업 A와 같은 IT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거짓말처럼 가파르게 폭락하였습니다. 어떤 회사의 주식은 시가 총액이 이전의 10%로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IT 회사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자본을 조달하지 못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스타트업 A도 닷컴 버블의 위기를 겪었지만, 버블 붕괴로부터 약 한 달 전에 전환사채로 상당한 투자금을 얻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이 하나 둘 쓰러질 때도 고난의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스타트업 A가 어떤 회사인지 눈치채신 분이 있을까요? 스타트업 A는 현재 시가총액이 약 1조 5,000억 달러를 넘어선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의 사례는 투자 계약 타이밍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오늘날 아마존에게 7억 달러는 큰돈이 아니지만, 2000년의 아마존에게 7억 달러는 혹독한 시기에 생존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우뚝 솟은 아마존조차도 투자유치 시점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다른 수많은 회사들처럼 추억의 이름으로 남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였을 때,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때가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금이 급히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자의 요구 사항을 모두 받아주다 보면, 훗날 투자 계약이 회사의 성장이나 창업자의 엑시트(exit)를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투자금이 급하다 하여도 불합리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리스크를 검토 및 판단할 수 있도록 투자 계약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정적 순간’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글: 법무법인 세움 변승규 변호사
–원문: [변승규 변호사의 스타트업 법률 케이스 스터디] #16. 투자계약의 중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