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플래텀 독자님들.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최철민 변호사입니다.
거의 모든 스타트업 서비스에는 ‘이용약관’이 있을 것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이니까요. 기술 중심의 IT회사이든 플랫폼 사업을 하는 커머스 회사이든 웹이나 앱서비스를 개발하고 나면 최종적으로는 ‘약관’을 작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으셨을 거예요.
오늘은 약관은 무엇이고 일반 계약서랑 어떤 점이 다른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1. 약관은 불특정다수와 맺는 계약서
약관은 계약서입니다. 그런데 특정 상대방이 아닌 ‘불특정 상대방’과 맺는 계약서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계약서를 쓴다’라고 하면 상대방은 어떤 구체적인 대상이지요. 상대방과 나의 권리의무 내용을 완전히 커스터미이징해서 작성합니다. 그런데 회사가 고객과 서비스 제공을 할 때에는 매번 별도로 커스텀해서 작성하기 어렵습니다. 회사는 다양한 고객과 다양한 상황을 미리 예상하여 고객과의 계약서를 미리 만들어 둡니다. 이것이 약관입니다.
- 2. 약관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면 무효입니다.
약관의 특성상 그 내용이 회사에게 유리하게 쓰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작성자는 회사이고 고객은 일방적으로 받아보기만 하니까요. 더군다나 약관의 내용을 매우 길고 촘촘하여 제대로 읽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변호사인 저도 약관을 한번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지요. 이러한 이유로 ‘약관법’에서는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 조항은 무효라고 하고 있습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일반원칙)
①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다.
②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
따라서 회사가 약관을 작성할 때에는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은 없는 지 늘 유념해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제시하는 계약서가 약관으로 평가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약관과 일반계약서를 구별하는 기준은 명칭이 아닙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조항 구성은 셋팅하더도 고객별로 변동가능한 부분을 최대한 개별적으로 작성하게끔 한다면 약관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죠. 즉, 이 말의 의미는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해도 유효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비스 개발을 다 마치고 런칭하기 전에 이용약관이나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을 셋팅하려고 하면 다시 머리가 아파집니다. 유사 업체들의 약관을 가져오긴 했지만, 이렇게 그대로 써도되나 싶을 거예요. 변호사에게 약관작성을 처음부터 의뢰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검토만이라도 약관 검토 경험이 풍부한 법률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사항을 참고하시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표준약관이나 유사업체의 것을 모방하여 초안을 쓰시고 변호사에게 검토를 받으시면 비용과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저자소개 : 최철민 최앤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저자 브런치 : 변변찮은 최변 [스타트업 ×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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