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의 M&A 승인 조건으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운영사, 이하 DHK)를 매각할 것을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DH는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 달러(한화 약 4조 7500억 원)로 평가해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M&A를 결정했다. 이는 토종 인터넷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DH는 같은 해 12월 30일 기업 결합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공정위는 1년여 간의 심사 끝에 DHK를 매각하는 조건부 합병 조건을 결정했다. 앞서 DH에 보낸 심사 보고서 안을 그대로 채택한 것.
공정위는 배달 앱 1·2위 사업자의 합병으로 시장 점유율 90%를 넘는 독점 회사가 탄생해 가격 인상 등 소비자 피해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배민과 요기요간의 경쟁이 사라지면 음식점 수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배달앱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쿠팡이츠에 대해선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쿠팡이츠는 점유율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전국 시장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은 아직 5% 미만”이라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게 충분한 경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DH측이 공정위의 결정대로 요기요를 매각하면 M&A는 최종 마무리 된다. DH는 공정위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그간 DH는 이 판단에 난색을 표해왔다.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DH는 향후 6개월 내에 DHK 지분 100%를 매각해야 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디지털 경제의 역동성을 외면한 시대를 역행하는 판단이며 국내 스타트업의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결정에 유감 표명을 했다.
코스포측은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 우아한형제들과 글로벌 기업 DH의 결합은 국내 최대규모 스타트업 M&A인 동시에, 글로벌 진출의 중요한 이정표였다. 그러나 이번 공정위 결정은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오늘 공정위의 결정은 이후 DH의 수용여부와 무관하게 디지털 경제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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