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UP 2021] 국내 스타트업 리더들이 말하는 ‘10년 후 스타트업의 미래’
“스타트업과 투자자, 정부 그리고 생태계 안에 있는 구성원들이 뭉쳐서 조성된 제2 벤처붐은 지속가능성이 높다.” – 중소벤처기업부 차정훈 창업벤처혁신실장
“10년 후 미래에는 스타트업보다 대기업의 변화가 더 클 것이다. 대기업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해체되고 그 안에 있던 팀들이 스타트업화 될 거라 예상한다.”-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방정식은 고립돼서 경쟁하는 게 아니라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스타트업이 성장하려면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겠지만, 어느 분야에 뛰어들지 잘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뭘 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최근에 더 많이 느끼는 건 결국 ‘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미래에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불확실성이 위기일 수도 있지만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1’ 오프닝 세리머니로 라운드테이블 행사가 열렸다. 컴업 조직위원장인 안성우 직방 대표가 모더레이터(사회자)로 나선 가운데 6명의 패널(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대표,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이 스타트업 생태계 주요 현상과 트렌드를 이야기하며 미래를 전망했다.
스타트업 주요 현상과 트렌드를 이야기해 준다면.
중소벤처기업부 차정훈 창업벤처혁신실장 : 한국 스타트업은 현재 ’99도씨에 있는 물’이다. 큰 가능성과 포텐셜을 품고 있다는 의미이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과학 기술로 풀어내는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의 문제 만을 보는 게 아니라 인류의 문제를 푸는 글로벌 스케일의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 새로운 기술, 새로운 혁신 등 시도들은 끊임없이 있었다. 의미 있는 스타트업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는 건 좋은 현상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 스타트업 생태계에 들어온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크고 작은 엑시트(자금 회수)를 통해서 더 많은 돈이 투자되고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 우수한 인재들이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좋은 팀과 아이템만 있다면 충분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전과는 달라진 부분이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 창업을 하고 스타트업의 끝 그림이 어떻게 되는지를 봤을 때, 대형 자본들이 (스타트업) 인수를 많이 하는 등 회수 채널이 다양화됐다. 또 스타트업을 통해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고자 하는 니즈와 노력이 많아졌다.
10년 후 미래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전망하나.
류중희 대표 : 10년 후 미래에는 스타트업보다 대기업의 변화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대기업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해체되고 그 안에 있던 팀들이 스타트업화될 거다. 향후 거의 모든 기업이 스타트업 DNA를 갖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차정훈 실장 : 미래 사회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의해서 많은 것이 변할 거다. 시간적, 심리적, 공간적 여유가 더 많이 생겨 사람들 사이에 인터랙션이나 관계가 더 돈독해질 거다.
이동건 대표 : 모바일 시대가 한 10년 정도 지속됐는데, 아이폰이 그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이제 가상현실 시대가 열리는 중이다.
이한주 대표 : 메타버스로 인해 생기는 생태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활성화되어 있을 거라 예상한다.
이용관 대표 : 교육이나 부동산처럼 풀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힌트나 솔루션이 스타트업에서 나올 거라 기대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 혹은 얻은 배움이 있었다면.
이용관 대표 : 우리의 투자 방식이 기존과는 조금 다른 형태이다 보니 업계에서 위험하다고 지적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을 극복하고 증명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동건 대표 : 코로나19가 여타 스타트업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했다면, 우리 같은 여행 스타트업에게는 거의 대재앙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들이 회사 안에 많아야 한다고 판단해서 채용을 늘렸다.
류중희 대표 : 스타트업을 20년 넘게 하면서 배운 것은 세상에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거다. 아무도 안 해본 일, 안 가본 길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가면 됐다.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갖춰야 할 자세는 뭘까.
차정훈 실장 : 혁신은 유행이나 트렌드가 아니고 인고의 시간이다. 그 인고의 시간을 함께 견딜 동료, 친구를 주변에 많이 두는 사람이 의미 있는 혁신을 만들어 낼 거다.
안성우 대표 : 시대가 변하면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이 불편해지고 해결책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그 방법을 찾고, 고민하고, 시도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용관 대표 : 스타트업은 혼자 할 수 없다. 수용성이 좋은 팀원들이 모여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동건 대표 : 미래에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미래가 매우 불확실해지고 있는데, 그게 큰 위기일 수도 있지만 큰 기회일 수도 있다. 자기 확신을 강하게 가지면서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류중희 대표 : 성취욕이 높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고자 하는 일을 진짜 해내려고 하는 사람, 굉장히 큰 용기를 가진 사람이 창업자의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한주 대표 :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겨지는 그 순간에 필요한 확신과 용기를 어떻게 불어 넣을지가 관건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거는 사람이 용기와 확신을 가지고 태어나는 건 아니라는 거다. 그것도 연습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지금은 실패 비용이 낮기에 스타트업하기에 좋은 시대다.
최성진 대표 : 성장한 생태계가 더 많은 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방정식은 고립돼서 경쟁하는 게 아니라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생태계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차정훈 실장은 한국 스타트업을 ’99도씨의 물’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면 1도씨만 더 하면 임계점을 넘는거다. 어떤 의미인가. 그리고 정부에서 어떤 지원들을 고민하고 있나.
차정훈 실장 : 흔히 지금의 상황을 제2 벤처붐이라고 한다. 제1 벤처붐은 2000년대 초반 코스닥을 중심으로 자본시장이 주도해서 만든 것이다. 지금은 스타트업과 투자자, 정부 그리고 생태계 안에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뭉쳐서 제2 벤처붐을 만들고 있고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부는 크게 세 가지 정책을 펼쳤다. 첫 번째가 기업을 직접 보육하고 양육하는 팁스(TIPS)로 대변되는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두 번째로 정부 재정을 통해서 펀드를 제공해서 투자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다음 세 번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들을 없애기 위해 연대 보증 폐지 등 정책을 다수 내놓았다. 앞으로도 이 세 가지는 더욱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계획이다.
앞으로 좀 더 신경을 쓰려고 하는 것도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스타트업 생태계의 확장이다. 서울이나 경기 등에 편중된 상황이 많아서 전국에 창업 열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정할 거다. 그리고 민간과 협력해 정부 지원을 오픈이노베이션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들을 개발하려고 한다. 끝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거다. 전 세계에서 디지털라이제이션에 실패한 사람들과 함께 가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OECD에서 디지털세가 합의되었고 기후 변화에 대해서도 좀 더 레디컬하게 대응하기 위한 협약도 맺어졌다. 정부가 주도권을 확보하고 스타트업과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려고 한다.
연쇄창업자는 스타트업 창업자의 훈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류 대표는 창업자로 의미 있는 엑시트를 했고 지금은 투자업을 하고 있다.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설명해 준다면.
류중희 대표 : 창업가였던 때는 맡고 있는 미션을 수행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내가 타깃으로한 시장을 더 깊게 이해해서 1등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투자를 하면서 많은 회사를 만나고, 많은 시장을 접하면서 인간 세상과 인류의 삶을 조망하는 넓은 시각이 생긴 것 같다. 이 관점이 좋은 사업을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창업가는 자신의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다른 스타트업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본인과 다른 생각을 하는 창업가들이 어떻게 시장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의 폭을 넓게 만들면 본인의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
우린 코로나19가 만들어 놓은 엄혹하고 거대한 실험실에 들어와 있다. 스타트업은 현상을 극복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조직이라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많은 회사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현재 직업의 격변이 오고 있다. 현재와 완전히 다른 형태로 변하는 직업과 완전히 사라질 직업 두 개로 나뉠 거라 예상한다. 완벽한 자율주행차 세상이 오면 운전을 업으로 하는 직업은 사양길을 걸을 거다. 굉장히 빠르게 공장 자동화가 일어나고 있기에 로봇과 AI가 대체하는 직업도 엄청나게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인간이 해야 될 새로운 일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스타트업에만 있는 직군 중에 프로덕트 오너(PO) 직군은 찾기도 힘들고 금값이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어떻게 진화할지 고민해야 한다. 기업 액셀레이팅도 필요하지만 사람을 액셀레이팅하는 플랫폼도 필요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자자들이 좋은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스타트업은 투자 받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초기 기업은 어떻게 해야 투자를 잘 유치할 수 있을까.
이용관 대표 : 코로나19가 투자 생태계에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 상황이 원치않는 거대한 실험을 진행 시킨 것 같다. 원격 의료와 같이 엄격히 금지됐다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분야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런 사례가 다양한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소재, 부품, 장비와 같은 하드웨어 산업이 좀 더 로컬화되고 있고 국산화해야 한다는 니즈가 보인다.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한테는 기회일 수 있다. 또 몇 년 전부터 내가 관심 있게 보는 것이 에너지나 환경과 같은 지속 가능성 분야이다. 관련 어젠다들이 이전보다 더 크게 부각되고 있고 대기업들도 그쪽에 굉장히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 굉장히 큰 변화들이 무차별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창업자들은 그런 변화를 잘 봐야 된다. 그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스타트업을 볼 때 뭘 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최근에 더 많이 느끼는 게 결국은 ‘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는 성장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업이다. 기술의 가치라는 게 결국 사람이 만나서 임팩트를 낼 때 생긴다. 투자자마다 팀에 대한 가치 산정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우린 성장과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찾고 있다.
최근 좋은 문제 의식을 가지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검증하는, 소위 ‘프로덕트 마켓 핏’을 잘하는 회사들은 많이 생겼다. 근데 비즈니스로 문제를 해석해서 성장할 수 있는 역량 있는 팀은 무척 드물다. 보통 투자자들은 좋은 요소와 기회를 상업적으로 잘 해석해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본다.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많아졌지만 규제 이야기도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성진 대표 :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창업 생태계가 폭넓게 조성됐고 스타트업들이 크게 성장하며 사회적 위상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도 생소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이 15개나 나오고 투자 규모도 1년에 10조 규모에 달한다.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분명히 큰 기여를 했다. 반면에 규제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식을 굉장히 사랑하는 부모가 자식이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데 무엇은 하고 무엇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혁신이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는 거다. 이제는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규제는 우리 사회의 합의가 반영된 규칙이기 때문에 잘 지키는 것이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스타트업의 혁신을 나눠 가질지, 혁신에 뒤처지는 사람도 혁신의 성과를 함께 나눌지를 고민할 때다.
지금까지 스타트업들이 규제를 풀어 달라고 말만 했지만, 사회적 위상이 커진 만큼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어떤 가치를 국민들과 나눌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키워 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가 만나본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성공한 사업가’로 불리기보다는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좋게 만든’ 혁신가’로 불리길 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라’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나라는 스타트업만 좋아지는 국가가 아니라 스타트업이 만든 혁신을 모든 사람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를 뜻한다. 그런 방향으로 생태계가 발전해 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베스핀글로벌은 6년 만에 엄청나게 성장했다. 직원도 1천여 명이 달하고 글로벌 8개국에서 론칭도 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각하는 롤 모델일텐데,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이한주 대표 : 성장을 위해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겠지만, 어느 분야에 뛰어들 것인지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시장을 잘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한다. 6년 전 시작했을 때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30조 원 정도 됐다. 지금은 1년에 300조 원에 달한다. 앞으로 5년 뒤에는 1천 조 원이 될거라 전망된다. 30조, 300조, 1천조는 그냥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들의 매출 합계이고 실제 시장 규모는 2천조 원으로 추산된다. 30조 시장이 2천 조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웬만해서는 망할 수가 없다.
손정의 회장이 ‘1년 뒤에 세상은 모르겠지만 10년 뒤 세상은 확연히 보인다’ 라고 했잖나. 우리도 어느정도 예측을 할 수 있다. 10년 뒤 메타버스에서 더 많은 일이 일어날거고 가상화폐도 훨씬 더 커질거다. AI와 클라우드도 지금보다 2~3배 크는 게 아니라 10배, 20배, 30배, 50배 커질 거다. 우리가 어디에 들어가서 일을 해야 할지, 어느 분야에서 창업을 해야 될지는 나온거다.
내가 친구하고 도쿄에 여행을 갔는데, 건물 하나에 1~2조 원 하더라. 우리는 유니콘 하나 키우려고 정말 엄청나게 고생을 하는데, 부동산업에서는 1~2조가 도처에 널려 있는 거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 중에 하나가 부동산이고, 부동산 분야를 혁신 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등장한다면 무조건 커질 거다. 아니면 지금은 작지만 앞으로 클 곳을 찾아야 한다. 강자가 없는 데 가면 기회가 있다.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리마인드 되는 게 무조건 빠르게 성장하는 데로 가야 된다는 거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묘미는 첫 번째도 성장이고, 두 번째도 성장이고, 세 번째도 성장이다. 그런 성과를 내려면 성장하는 산업에 들어가야 한다.
규제는 양날의 칼이다. 만약 중국에 규제가 없었다면 중국에 있는 스타트업들이 저렇게 크게 성장했을까. 아마도 미국 기업이 다 잠식했을 거다. 한국에 규제가 없었다면 카카오나 네이버가 저렇게 크게 될 수 있었을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있다. 미래에 분명히 가상화폐가 커질 텐데 집중적으로 투자는 안 할 망정 그걸 막으려고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원화라는 가치가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대한민국 원화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주도권을 갖고 있는 그런 화폐는 아니잖나. 달러하고 위안화하고 맞설려면 대한민국의 가상화폐를 키워줘야 하는데 나라가 그걸 반대하는 건 아쉽다. 미래를 보고 거기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대기업,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 국가 다 똑같이 주어진 숙제다.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산업군에 있다. 그런데 이 기간에 인원을 늘리는 선택을 했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건가.
이동건 대표 : 코로나19가 터지고 매출 99%가 사라졌다. 창업자들은 정체만 돼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매출이 99%가 사라지니까 많이 힘들었다. 암담한 상황을 좀 정리하고 시장을 살펴봤더니 놀라운 게 보였다. 한국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나가게 된 지가 30년 정도 됐는데, 역사를 보니 10년 간격으로 위기가 왔었고 그걸 극복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그리고 바뀐 패러다임에 올라탄 회사가 다음 10년을 선도하는 회사가 되었다.
우리는 코로나19 시기가 역사적으로 세 번째 온 위기라고 판단했고, 곧 패러다임이 바뀔 거라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기회에 공격적으로 올라타야 된다고 결정했다. 바뀌는 패러다임을 준비하려면 훌륭한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한다. 쉽지는 않았지만 인재들을 설득해서 코로나 전보다 직원 숫자를 2배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