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의 미래, ‘게임파이’와 ‘NFT’가 바꾼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영미권에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창의력이 피어난다’는 관용구가 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난 속에서도 최근 급부상하여 새로운 산업을 개척중인 블록체인 게임과 NFT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표현이겠다.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는 지난해 화제를 모은 블록체인 기반 거래 및 전투 게임이다. 플레이하면서 돈을 버는 소위 ‘P2E(Play-to-Earn)’ 게임의 시초라 할 수 있는데, 필리핀,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코로나19로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은 국가들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엑시 인피니티의 부상은 단순히 게임 하나의 성공으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점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블록체인 게임의 약진으로 가상화폐 및 NFT는 단순히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수입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고, 이에 이끌린 수많은 게이머들이 더 많은 수입을 벌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에 뛰어들고 있다.
입소문을 탄 블록체인 게임에 전세계 게이머들이 빠르게 유입됨에 따라 P2E 플랫폼과 게임파이(GameFi) 산업에 대한 주목도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P2E 플랫폼 엑시 인피니티 외에도 3D 블록체인 게임 기술 개발로 블록체인 게임에 뛰어들어 큰 화제를 모았던 3D RPG 게임 일루비움(Illuvium), 소셜 시뮬레이션 장르의 블록체인 게임 엘리스(My Neighbor Alice), 그리고 이자 농사(Yield Farming)와 NFT를 결합해 P2E 생태계를 구축한 모박스(MOBOX) 등이 대표적인 블록체인 게임 주자들이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게임파이와 NFT 산업은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지난 11월 1일 블록체인 게임 회사 더 샌드박스(The Sandbox)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주도의 9,300만 달러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더 샌드박스의 핵심 주주이자 홍콩 블록체인 게임계 선두주자인 애니모카 브랜드(Animoca Brand) 또한 드래곤플라이 캐피털(Dragonfly Capital), 세콰이어 차이나(Sequoia China), 유비소프트 엔터테인먼트(Ubisoft Entertainment), 가상자산 트론(TRON)의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 등 거물급 투자자들로부터 6,500만 달러(약 77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애니모카 브랜드는 이 투자금을 활용해 NFT 및 게임파이 업계 유망 기업들에 투자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다.
NFT 가치를 급등시킨 게임파이는 NFT 생태계 내부에도 여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YGG(Yield Guild Games)의 장학 제도이다. 최근 급등한 NFT 조폐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는 신규 게이머들에게 NFT 자산 대신 NFT 게임으로 얻은 수익의 일부를 돌려받는 서비스로 신규 게이머들이 NFT에 뛰어드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YGG는 엑시 인피니티와 같이 잠재력이 높은 플랫폼 및 게임에 투자하는 등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탈중앙된 게이머 네트워크와 특색있는 사업 모델을 선점한 덕분에 게임파이 업계의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임파이 산업이 급성장한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점 하나는 NFT가 전 세계 다양한 사용자층에서 다양한 분야들에 폭넓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NFT가 더 많은 시장에 진출하며 NFT 뿐 아니라 메타버스,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 다양한 연관 분야들이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은 가상화폐, NFT, 혹은 블록체인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던 대중을 신기술로 끌어들이며 무궁무진한 사업 아이템들을 창출하고 있다. 몇 년이 지난 후, 우리는 오늘을 되돌아보며 모든 변화가 지금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거대한 빙산의 작은 조각뿐일지도 모른다. 블록체인 게임 산업이 바꿔나갈 미래는 아직 차가운 바닷물 속에 숨어 그 진면모를 드러내지 않고있다.
매트 첸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