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다 인정 못받는 나, 어떻게 하죠?
연말연시 평가 시즌이 한창입니다. 직장인들의 희비도 엇갈립니다.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으면 매일의 스트레스가 잊힐 만큼 힘이 나지만, 성과보다 인정을 덜 받으면 당장 사표를 던지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죠.
리멤버 커뮤니티엔 최근 자신의 성과 인정과 관련한 스트레스로 퇴사를 고민하는 회원님의 사연이 올라와 화제였습니다. 전망이 불투명한 신규 사업을 맡아 큰 성과를 이룬 분이었는데요. 회사 인풋도 최소화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했음에도 “수고했다” 정도의 말뿐, 크게 알아봐주지 않아 상심이 크셨다 합니다.
누군가는 이처럼 자신이 이룩한 성과에 훨씬 못 미치는 인정을 받습니다. 이럴 때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요?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퇴사 vs 버티기 최선의 선택은?
<성과=결과> X! <성과=소통> O!
아주 작은 팀 단위 조직이 아니라면 모든 조직은 서로가 서로의 기여와 역량을 다 파악할 수 없는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무가 다양하고 복잡할수록 함께 호흡을 맞춘 관리자들도 각 구성원들의 성과를 속속들이 파악하기란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정도 일이면 말 안 해도 모두가 알아주겠지”라는 묵묵한 태도만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게 다른 회원님들의 조언이었습니다. 물론 이 사연의 주인공인 하루만님이 해당 신규 사업을 일으킨 게 얼마나 고되고 어려웠는지는 글을 통해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모르는 바깥 동료들의 입장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하루만님과 달리 초기부터 사업 전망을 매우 밝게 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이분들에겐 어쩌면 해당 사업에 최소 공수를 들이는 게 당연했을 수 있고 하루만님의 성공도 상대적으로 작아보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결과만 던져놓고 평가를 기다리기보단 자기 성과를 충실히 설명하고 어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진행 과정에서 무엇이 어려웠고 무엇을 고민했으며, 무엇을 극복해냈는지 동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호환가능한 ‘자기 설명’이 필요합니다. 성과는 해당 사업의 성공/실패 등 결과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이 결과를 두고 논하는 상대와의 소통까지 포함합니다.
비교우위에 집중하세요
비교 우위에 집중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물론 내가 유능한 만큼 지속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고루 우수한 성과를 낸다면 좋겠죠. 그러나 멀리 보면 자신의 리소스를 좀 더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길은 아닙니다. “내가 모든 걸 더 잘할 수 있어”라는 태도보단 “나는 선행 개발 분야에 강점이 있으니까, 차후 운영 부분은 꼼꼼한 김 대리한테 넘겨야겠어”의 태도가 장기적 성과엔 더 유리합니다.
조직의 입장에서도 모든 직원을 자신의 ‘비교 우위’ 분야에 배치하고 쓰는 게 최적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직원이 모든 능력치에서 우위에 있더라도 A에게 모든 일을 다 맡기는 건 효율이 떨어집니다(절대 우위). A에게 특화된 일을 더 주력하게 하고, A보다 성과는 떨어지겠지만 B가 스스로 제일 자신 있어 하는 일이라면 그건 B에게 맡기는 것이 조직 전체 차원에서도 이익이 큽니다(비교 우위).
‘자신이 유능한 게 확실하지만 그에 비해 인정은 못받는다’고 느끼는 분들은 인정 받기 위해 더 가열차게 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거죠. 내가 가진 일들 중 내 주력은 무엇인지 정하고, 다른 무슨 일이 어떤 동료에게 어울릴지 생각해보세요. 내 주력은 아니지만 공을 세울 만한 좋은 일이라면 그 기회를 그 동료에게 나눠주세요. 공도 함께 나누고, 조직원들의 인정과 감사도 얻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력과 시야도 생길 겁니다.
조직의 성공보단 나의 경험에 집중하세요
회사를 위해 몸 바쳐 일할수록 회사가 이룩한 성과가 곧 나의 자산으로 느껴지죠. 그러나 이직이 됐든, 정년이 됐든 언젠가 떠날 곳이 회사입니다. 회사의 성공이 곧 내 커리어 성공으로 직결되는 것만은 아니란 말씀입니다. 전자에 집착하다보면 ‘회사는 잘 나가는 데 나에 대한 대우는 왜 이 모양인가’하는 자괴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회사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더 중요한 건 이 회사에서 이룩한 성공과 실패에 대한 자신만의 경험입니다. 자신이 성공한 조직에 몸을 담았든, 실패한 조직에 몸을 담았든 바깥에서 보는 건 그 사람만이 갖고 있는 경험과 역량입니다.
물론 당장의 대우도 중요하기에 성과 인정이 확실히 박하다면 앞에서 말씀 드린 회원님들의 조언을 활용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으로 주력할 건 타인의 인정에 앞서 내가 이 직무를 통해 얻는 경험입니다. 이에 집중할 때 회사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써 빛날 수 있습니다.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쟁쟁한 회사들의 이직 제안과 함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