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 만은 않은) 직장인의 질문법
우리에게 ‘좋은 질문’은 무엇일까요? 커뮤니케이션 코칭 수업이나 강연에선 좋은 질문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닫힌 질문이 아닌 열린 질문을 하라.’
열린 질문은 답변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질문을 말합니다. 반대로 닫힌 질문은 답변할 경우의 수를 최소화하는 질문을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어,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는 전자, “오늘 점심은 명동교자에서 만두를 먹을까?”는 후자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 대화에선 열린 질문이 권장됩니다. 닫힌 질문은 “예/아니오”로만 끝나는 답변이 많아 관계의 단절을 부르기 때문이죠. 당장 ‘좋은 질문하는 법’이라고 검색하면 “열린 질문을 하라”는 글이 줄줄이 나옵니다.
그런데, 현직 프로페셔널들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나누는 리멤버 커뮤니티에선 조금 다른 주장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업무와 관계된 질문을 할 땐 꼭 닫힌 질문을 하라는 주장인데요. 왜 업무를 할 땐 닫힌 질문이 권장된다는 걸까요. 이 글을 남겨주신 GS글로벌 매니저 김현녕님의 인사이트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업무질문: 열린 질문? No! 닫힌 질문~? Yes!
업무 소통의 핵심은 효율성!
먼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2가지 질문을 살펴봐주세요.
1️⃣ “매출 세금 계산서와 관련한 대사 작업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2️⃣ “매출 세금 계산서를 대사할 때는 회사 시스템의 세금 계산서와 국세청의 세금 계산서를 대사할 수도 있고, 발행된 세금 계산서와 매출 내역을 대사할 수도 있을 듯 한데 어떻게 진행하는게 좋을까요?”
여러분이 회계 직무 담당자라면 두 질문 모두에 할 말이 있을 겁니다. 1️⃣에 대해선 세금 계산서와 대사 작업에 대한 본인만의 가치관을 늘어놓을 수도 있고, 이를 회계 전반에 대한 가치관으로 확장해 설명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반면 2️⃣에 대해선 답변의 가짓수가 1~2개밖에 없죠. “이러이러해서 전자로 작업하는 게 낫겠다” 또는 “저러저러해서 후자가 낫다”.
강의에서라면 전자의 질문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업무 소통에 국한했을 땐 후자처럼 아주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게 효율적인 일 처리를 돕습니다. 두루뭉술한 질문은 답변자가 의도를 파악하는 데 한참이 걸리게 만들고 답변을 지연시킵니다. 2)처럼 구체적이고 디테일할수록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빠르게 도움이 되는 답변을 줄 수 있는 거죠.
닫힌 질문을 하려면 공부가 필요합니다
물론 업무에서도 열린 질문이 필요한 때도 있죠. 완전히 새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는 열린 질문이 권장될 겁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 열린 질문은 다소 무책임할 수 있습니다. 해당 안건에서 파생되는 가능성을 스스로 따져 보지 않았거나 직무 공부나 히스토리 파악을 소홀히 했다는 방증일 수 있는 겁니다.
때문에 단순 브레인스토밍 회의가 아니라면 우린 닫힌 질문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닫힌 질문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점심을 뭐 먹을래”라고 물을지, “명동교자에서 만두를 먹을래”라고 질문할지와 같은 단순한 취사 선택의 문제가 아닌 겁니다. 업무에서 구체성 있는 질문을 하려면 그만큼 그 직무나 거기서 파생된 관심 사안, 의문 사항에 대해 스스로 파악하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즉, 질문을 닫히게 하면 할수록 답변자로부터 더 정확하고 빠른 답변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질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무에 대한 여러 지식과 더 나은 결정을 위해 필요한 고민들을 쌓아갈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질문이 많아질수록 자신의 직무 성장도 한층 빨라집니다.
책임감이 더해질수록 질문도 구체화됩니다
댓글에서도 좋은 인사이트가 있었습니다. 김현녕님의 인사이트와 같은 선상에서 봤을 때, 열린 질문은 때에 따라선 언제든 면피성 질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겁니다. 직무 담당자 본인 스스로 해야할 고민을 답변자에게 떠넘기고 나아가선 책임도 나눠버린단 말이죠.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질문자가 닫힌 질문을 할수록 자기 일을 더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책임감도 더 무겁게 인지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자신이 선택하고 직접 수행해나갈 일이니 훨씬 더 디테일하고 구체적이며 현실 가능한 선택지들을 스스로 찾아나가는 것이죠.
결국 직장에서 자신이 어떤 질문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냐 하는 문제는 단순하거나 가벼운 문제가 아닌 겁니다. 서서히 자신의 질문의 폭을 좁혀갈 때 좋은 답변을 빠르게 얻을 수 있음은 물론, 장기적으로 자기 직무 역량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더 능동적인 책임자로 성장할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