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앤리의 스타트업×법] 드디어 도입되는 복수의결권 핵심 포인트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23년 4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벤처기업 창업자 보유 지분에 대하여 복수의결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의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정부 이송 이후 국무회의 심의, 공포 등 절차를 거쳐 시행될 것입니다.
본 편에서는 복수의결권 제도가 어떻게 구체화되어 도입을 앞두고 있는지, 그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최대한 쉽게 요약해 보겠습니다.
복수의결권 제도 한 줄 요약
주식회사의 최고 의결기관인 주주총회에서 주주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갖는 것이 원칙인데, 벤처기업 창업자 보유 지분에 부여될 수 있는 복수의결권은 주식 1주당 2개에서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벤처기업 창업자의 보유 지분이 25%에 불과해도, 그의 지분에 복수의결권이 부여되어 있을 경우에는 주주총회에서 50%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창업주”에게만 복수의결권 부여 가능
복수의결권 제도는 “창업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입니다. 모든 회사의 창업주에게 복수의결권이 부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비상장 벤처기업”의 창업주에게만 부여 가능합니다. 그리고 “비상장 벤처기업”의 창업주라 하더라도 벤처기업의 설립 때부터 “발기인”으로서, 그리고 가장 나중의 투자를 받기 전까지 지분 30% 이상을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단독 창업주가 아니라 공동창업주들과 함께 벤처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경우에도 복수의결권 부여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공동창업주 A, B, C가 각 25%씩 벤처기업 지분을 설립 당시부터 갖고 있는 경우에도 그들이 보유한 지분의 합이 50%가 넘으면, A, B, C 각각에 대하여 복수의결권 부여가 가능합니다.
복수의결권이 부여된 주식 발행 조건
벤처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인해 “창업주”의 지분이 30% 이하로 희석되거나, 최대주주가 아니게 될 때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시리즈 C 투자 유치로 창업주 지분이 지분 희석이 과도하게 되어 30% 이하가 되거나, 대형 투자사 등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4 이상 찬성 필요
주주총회에는 보통결의와 특별결의가 있다는 점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복수의결권 제도를 정관에 도입하고 복수의결권이 부여된 발행하려면 보통결의와 특별결의 의결을 위해 요구되는 정족수와 찬성 주식수보다 엄격한 조건이 요구됩니다. 무려 발행주식 총수의 3/4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돈 대신 창업주 보유 보통주식으로도 납입 가능
많은 분들이 혼동하시는 부분입니다. 복수의결권 제도가 벤처기업에 도입된다고 해서 창업주 보유 보통주식이 곧바로 복수의결권 주식으로 변경되는 것이 아닙니다. 창업주에게 신주발행 절차를 통해 복수의결권 주식을 배정하고 발행해야 하고, 창업주는 그에 따른 주금을 납입해야 합니다. 다만, 벤처기업법 개정안에서는 벤처기업 지분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을 경우 창업주에게 주금납입 의무가 과도한 부담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창업주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식을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에 대한 주금 대신 납입할 수 있는 예외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실무상 절차는 추후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 내용이 구체적으로 구성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창업주의 사적 이익과 관련된 사항에는 적용 불가
모든 주주총회 결의사항에 대하여 창업주가 복수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원의 보수와 임원의 책임을 감면하는 사항 등에 대해서는, 복수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창업주라 하더라도 1주당 1개 의결권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복수의결권 행사 가능할까?
벤처기업법 개정안에서 인정하고 있는 복수의결권 주식의 존속기간은 최대 10년이고, 존속기간이 만료될 경우 그 다음날부터 보통주로 전환됩니다. 회사가 성장하여 증권시장에 상장되는 경우에도 복수의결권 주식은 바로 보통주로 전환될까요? 아닙니다. 벤처기업이 증권시장에 상장된 경우 상장일부터 3년이 지난 날까지의 유예기간이 인정됩니다.
이상과 같이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과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에 관한 핵심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구체적인 실무상 절차는 추후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 내용이 구성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의 취지와 목적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최앤리 법률사무소 이동명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