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17.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이라고도 합니다)에 따라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 의무가 법제화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 의무에 관하여 산안법에 별도의 규정이 없었고, 단지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만 정하고 있어 실제 근로현장에서는 제대로 준수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 위 산안법 개정안인데요. 위 개정법은 개정일 이후 1년 뒤인 2022. 8. 18.에 시행되기 시작하여 최근 많은 회사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여러 고객사에서도 저희에게 사업장 혹은 사무실에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하는지,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물어보신 적이 있어, 이를 검토하여 의견을 드렸고 위 휴게시설 설치 의무와 관련한 내용을 독자분들께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1. 산업안전보건법상 ‘모든’ 사업주는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휴게시설 설치 의무는 산안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산안법 제128조의2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관계수급인의 근로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주는 근로자가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합니다. 휴게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근로자에는 사업주의 소속 근로자 뿐만 아니라 관계 수급인 즉, 도급계약 혹은 용역계약을 통해 우리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타 회사의 근로자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2. 설치ㆍ관리 기준을 준수하여야 하는 사업장의 범위는 어디까지?
산안법 제128조의2 제2항에서는 휴게시설은 일정한 설치ㆍ관리 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준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중 대통령령(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으로 정하는 특정 사업장의 사업주에게만 적용됩니다.
산안법 시행령(대통령령) 제96조의2에서 휴게시설 설치ㆍ관리 기준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사업장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데요. 1) 상시근로자(관계수급인의 근로자를 포함) 2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 2) 전화상담원, 돌봄 서비스 종사원, 텔레마케터, 배달원,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아파트 경비원, 건불경비원에 해당하는 직종의 상시근로자가 2명 이상인 사업장으로서 상시근로자 10명 이상 20명 미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 때 본점과 여러 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각 지점의 상시근로자는 20명 이상에 해당하지 않지만 전부를 합하면 상시근로자가 20명 이상인 경우, 각 개별 지점에서 휴게시설 설치ㆍ관리 기준을 준수하여야 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다시 말해, 본점과 여러개의 지점을 포괄하여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개별 지점을 독립된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야 할지가 문제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산안법이나 시행령, 시행규칙, 판례 등에서 명확힌 기준을 제시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을 통해 일응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고용노동부는 “인사, 회계, 조직운영, 업무처리능력 등을 고려하여 별개의 사업장이라고 말한 정도의 독립성이 없는 경우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행정해석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개별 지점의 근로자들이 본점 혹은 다른 지점과 동일한 인사정책, 취업규칙, 조직체계의 적용을 받고,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그 개별지점을 독립성이 있는 사업장으로는 보기 어려워 본점과 지점 모두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 상시근로자를 산정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본점은 사무직종의 근로자가 있는 반면, 개별 지점에는 생산직종의 근로자가 본점과 다른 인사정책, ,조직체계의 적용을 받는다면 하나의 사업장으로는 보기 어렵겠습니다.
3.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휴게시설 설치ㆍ관리 기준
휴게시설의 설치ㆍ관리 기준은 산안법 시행규칙 제194조의2 별표 21의2에서 자세히 규정하고 있고 그 규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소 바닥면적은 6제곱미터,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는 2.1미터 이상
-근로자가 이용하기 편리하고 가까운 곳
-화재, 폭발 등의 위험이 있는 장소,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장소, 인체에 해로운 분진 등을 발산하거나 소음에 노출되어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
-적정한 온도(18~28도)를 유지할 수 있는 냉난방 기능 구비
-적정한 습도(50~55%)를 유지할 수 있는 습도 조절 기능 구비
-적정한 밝기(100럭스~200럭스)를 유지할 수 있는 조명조절 기능 구비
-창문 등을 통한 환기가 가능한 곳
-의자 등 휴식에 필요한 비품 구비
-마실 수 있는 물이나 식수 설비 구비
-휴게시설임을 알 수 있는 표지가 휴게시설 외부에 부착되어 있어야 함
-휴게시설의 청소 관리 등을 하는 담당자의 지정
-물품 보관 등 휴게시설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여야 함
위와 같은 기준은 일반 사무실 용도의 공간이라면 충분히 갖춰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산안법상 휴게시설 설치 규정의 주된 목적은 근로기준법상 인정되고 있는 휴식시간 동안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근로자의 건강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사무실에서 주로 근로하는 사무직종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목적에 부합하도록 휴식시간 동안 어떠한 업무지시나 간섭과 방해를 받지 않고 휴식이 보장하도록 한다는 내부 규정을 수립하고 준수할 수 있다면 업무공간으로 이용되는 사무실도 휴식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4. 휴게시설 설치ㆍ관리 기준을 위반 시의 제재
위와 같이 사업주가 휴게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1차 위반시 500만원, 2차 위반시 500만원, 2차 이상 위반시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산안법 제175조 제3항2의 3호, 동법 시행령 제119조 별표 35).
그리고 휴게시설의 설치ㆍ관리 기준을 준수하여야 하는 사업주가 그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1차 위반시 위반 내용 1건당 50만원, 2차 위반시 250만원, 3차 위반시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산안법 제175조 제4항6의 2호, 동법 시행령 제119조 별표 35).
최근 위와 같은 개정 산안법의 시행에 따라 많은 회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휴게시설 설치 의무와 관련한 주제를 다루었는데요. 최근 근로자의 근로권, 건강권 보장과 관련한 권리의식이 신장됨에 따라, 회사 내 이슈가 될 가능성이 커져 그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듯합니다. 평소에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이후 문제가 되는 경우, 사업의 영위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규정에 따른 시설 보완 및 내규 수립, 담당자 지정 등을 리스크에 대비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최앤리 법률사무소 문재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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