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29] VC가 주목한 전자책 출판사 … 아이이펍 김철범 대표
2010년 11월에 1인기업으로 시작된 아이이펍(i-ePUB, Inc.)은 전자책을 기획, 제작해 유통사에 공급하는 전자책 전문 출판사다. 출판사라고 하면 아날로그적 색채가 강할 것 같지만, 아이이펍은 ICT스타트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기도 하다. 웹과 모바일이라는 바탕위에 플러스 알파가 되는 컨텐츠가 있는 셈이다. 더불어 아이이펍의 최종목표는 세계시장에 있다. 회사설립 이후 꾸준히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소비자에게 다양한 언어로 전자책을 서비스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각설하고.
6월 17일, 아이이펍이 창립 3년 7개월 만에 투자 소식을 전했다. 벤처캐피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에게 4억8,000만원 투자 유치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 소식에서 주목할 부분은 벤처캐피털이 전자책 출판사에 투자한 첫 사례라는 것이다. 시장성 측면에서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전자 출판 기업에게 VC는 왜 투자를 했을까?
관련 내용을 듣기 위해 아이이펍 김철범 대표와 간략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에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이하 쿨리지코너)로 부터 4억 8,000만 원 투자 유치를 하셨습니다. 쿨리지코너가 집행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투자라고 할 수 있고, 벤처캐피털이 전자책 출판사에 투자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쿨리지코너가 왜 아이이펍에 투자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은 전자책 사업에 대한 전망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직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전자책 산업에서 큰 매출이 발생하지 않지만,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면서 지금의 전자책과는 좀 다른 형태의 전자책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플랫폼과 서비스에 디지털 콘텐츠의 필요와 주목이 예상되는 것이죠. 그 때가 되면 디지털 콘텐츠의 기획 및 디자인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리딩 플레이어가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저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가능한 투자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제가 많이 창업도 여러번 했고(약 10번의 창업 경험) 다양한 실패도 경험하였기에 경험 부분에서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또한 투자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아이이펍은 2010년에 창업하여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회사 운영이 될 정도의 매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매년 해외 전시회도 참가를 하고 글로벌 대형 유통사들과의 관계도 깊어지고 있고요. 투자를 고려한 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주변의 많은 스타트업 대표님들께서 투자는 되도록이면 안받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셔서 지금까지 안 받았었고, 회사 매출로만 버텨왔는데요.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지금보다 많은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에 투자 유치를 했습니다.
투자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투자사 매칭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전자책이라고 하는 부분이 산업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야에요.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은 대기업들마저도 손을 들고 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보면 불안감이 크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비전과 글로벌 시장으로의 연결이 가능한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어려웠던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투자를 준비하면서 매출이 다소 줄어 자금적인 압박이 좀 있었던 것도 어려웠던 점이었습니다. 저희는 영업 마케팅 인력이 저 한 명 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투자를 계기로 미국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마케팅 인력이 합류하여 저를 돕기로 했습니다.
금액적인 부분 외에 투자자의 네트워크를 통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도 있을 텐데요.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라 보시는지요?
지금 저희에게 투자를 진행한 회사는 쿨리지코너라는 회사입니다. 권혁태 대표님과 부대표님 모두 미국에서 학교를 나오셨고, 투자 및 기술 관련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미국의 여러 출판사 및 유통사들과 네트워크가 형성 되어 있기 때문에 양사에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판단합니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어떤 부분을 보강할 계획이신가요?
우선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투자입니다. 자체 콘텐츠를 개발해 저희의 글로벌 파트너사들을 통해 판매를 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총 세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전세계 역사기반 학습만화로, 우선 종이책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참여하시는 분들은 서강대 이보아 교수님과 여러 인기 학습만화를 집필하신 안형모 글작가님, 윤남선 그림작가님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그래서 해외 판권에 대한 부분은 글로벌 시장에서 베스트셀러(엄마를 부탁해, 마당을 나온 암닭)를 만든 경험이 있는 이구용 대표님과 기획단계에서 부터 함께하고 있습니다. 종이 형태의 출판이 우선이 되고, 그 이후에는 디지털 형태의 콘텐츠가 선 보일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저희가 경향신문사과 계약을 해 경향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다양한 전자책으로 출판을 할 수 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맞는 콘텐츠로 각색해 연내에 글로벌 시장 베스트 셀러를 만드려 합니다. 또한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작가분들을 적극 발굴하고 협력 출판사들을 더 확보하여 세계에 한국어로 된 전자책을 대량 배포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해외의 대형 출판사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App 전자책화 하여 저희 플랫폼에 탑재해 양사가 공동 판매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업체명은 아직 밝히기는 어렵고요. 조만간 콘텐츠가 출시되면 따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투자를 준비하거나 고려하는 스타트업들이 있을텐데요.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어떤 것을 유념해야 할까요?
가장 싶은 말씀은 돈을 쫓지 말라는 것입니다.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인정 받고 초기 투자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준비가 안된 상태로 돈을 쫓아서 투자를 받게 되면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생긴다고 봐요. 사업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최대한 매출을 일으키려고 노력한 후에 정말 자금이 필요하다 느껴지고,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면 그 때 투자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단지 지금의 상황을 넘기기 위해 투자 유치를 고려한다면 다시 깊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런 계획과 준비 없이, 투자사들과 매칭없이 투자를 받는 것은 서로간에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투자도 사업의 일부분입니다.
아이이펍은 단순한 전자책 출판사가 아니라 기술력과 기획력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유통에 강점이 있는데요.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저희의 가장 큰 목표는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하고 출판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베스트 셀러를 만드는 콘텐츠 기업입니다. 그래서 올 해는 국내 시장에서 더욱 정진하여 성과를 낸 후 내년 초에는 미국 출판의 중심인 뉴욕에 법인을 세울 예정입니다. 그 이후에는 미국 시장에서 파트너들을 더욱 많이 확보하고 자체 출판을 통한 베스트 셀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큰 그림으로는 전자책 뿐만 아니라 콘텐츠에 따라 종이책으로도 출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종이, 전자책 등의 형태로 연결이 되어 오프라인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기획을 하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콘텐츠는 연결이 되어야 하고, 각 매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더욱 집중하려고 합니다.
아이이펍의 비전은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여 콘텐츠를 준비하고 개발하여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입니다. 그 것이 저희의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현재 전자책 시장과 전자책에 대하여 누구도 답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그 시장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어려운 시장이기에 저희는 비전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