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미중 갈등의 심화 등 글로벌 경제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딜로이트가 발표한 ‘CEO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혁신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딜로이트가 발표한 ‘글로벌 CEO들이 말하는 2025년 경제·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CEO의 84%가 2025년 자사의 성장을 낙관하고 있으며, 88%가 AI와 신제품·서비스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AI를 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는 경영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왜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첫째, AI 기술의 활용이 실험적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CEO들의 49%가 AI를 적극 활용하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응답했으며, 이는 효율성 개선(40%), 업무자동화(47%), 리스크 관리(47%)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고객 서비스(51%)와 데이터 분석(42%) 분야에서 AI 활용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AI가 더 이상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닌 새로운 가치 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불확실성을 회피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이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려는 적극적인 태도가 두드러진다. 60%의 CEO들이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식은 위축이 아닌 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는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에 기업의 생존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인재 확보와 육성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54%의 CEO들이 전문인재 영입과 교육 훈련을 주요 투자 분야로 선정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3%p 증가한 수치다. 이는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의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2% 내외), 중국(4.4~4.5%), 유로존(0.4~1.3%), 일본(1.1~1.4%) 등 주요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완만한 수준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AI와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이를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는 리스크 관리 역량의 강화가 요구된다. 이는 단순한 위험 회피가 아닌, 적극적인 기회 포착과 활용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셋째, 인재 확보와 육성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결국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의 역량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책적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 혁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이 시급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AI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이를 비즈니스 혁신으로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2025년을 향한 글로벌 CEO들의 전망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성공의 열쇠는 이를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있다. AI와 디지털 혁신은 이러한 전환을 가능케 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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