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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찾아 헤매는 청년과 스타트업들의 2월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청년 실업이라는 것이 있다. 스타트업이 청년을 구하지 못하고, 청년은 스타트업을 찾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마치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서로를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 두 남녀처럼. 서로가 서로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지 모르는 그런 상황 말이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에서 이 두 남녀를 이어주려는 시도가 있었다. 디캠프가 주최한 ‘2025 슈퍼인턴 채용설명회’다. 42개의 스타트업과 200여 명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치 맞선장의 분위기 같았달까. 긴장된 얼굴로 서로를 살피는 눈빛들이 오갔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마치 잘 짜여진 연극처럼 3막으로 구성되었다. 1막에서는 디캠프가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역할을 소개했다. 2막에서는 26개의 스타트업들이 차례로 등장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는 이런 회사입니다”, “이런 인재를 찾고 있어요”, “이런 복지가 있습니다.” 마지막 3막에서는 데이터 기반 인재매칭 솔루션 ‘이십사점오’가 더 나은 만남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작년의 첫 만남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천 명이 넘는 청년들이 모였고, 그중 35명이 실제로 스타트업과 인연을 맺었다. 국내 기업에 24명, 해외 기업에 11명. 마케팅, 경영,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졌다. 마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해피엔딩처럼.

그 성공에 고무된 디캠프는 올해 더 큰 그림을 그린다. 연간 4회로 늘어난 만남의 자리, 200개 기업의 400개 일자리, 3,400여 명의 청년. 숫자만 보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이는 우리 시대가 풀어야 할 수수께끼의 시작일 뿐이다. 스타트업의 성장통과 청년들의 불안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누군가는 다리를 놓아야 했다.

디캠프의 임새롬 리소스 PO는 “특히 프리A와 시리즈A 단계의 스타트업들을 집중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적당히 자리 잡은 청년들이 결혼 시장에 뛰어드는 것처럼. 이제 막 안정을 찾아가는 스타트업들이, 함께 성장할 동반자를 찾고 있는 것이다.

3월부터는 글로벌 인턴십도 시작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청년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더 넓어진 선택지가 반드시 더 나은 선택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고민과 망설임을 가져올 수도 있다.

스타트업계의 구인난과 청년들의 구직난.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방정식은 사실 무척이나 복잡한 연립방정식이다. 여기에는 청년들의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스타트업의 생존에 대한 고민, 그리고 우리 사회의 변화하는 노동 환경이 모두 얽혀있다.

디캠프의 이번 시도가 이 복잡한 방정식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이런 맞선이 진정한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스타트업과 청년들은 서로의 진심을 알아볼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시간만이 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누군가는 이런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소개팅이 실패해도 다시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는 것처럼.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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