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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당한 자들의 역설

우리는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들의 화려한 스토리, 엄청난 부, 위대한 업적들. 하지만 성공 이면에 숨겨진 실패의 순간들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성공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이상하게도 우리 사회는 실패를 터부시한다. 실패는 마치 전염병처럼 다루어지고, 사람들은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꺼린다. 그러나 내가 관찰한 바로는, 세상의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반드시 실패를 경험했다. 그들에게 실패는 그저 실패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었다.


빌 게이츠, 첫 사업의 실패

빌 게이츠라고 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의 첫 번째 사업은 ‘트래프-오-데이터’라는, 도로 위 타이어 충격을 감지해서 교통량을 측정하는 기계였다. 기술적으로는 혁신적이었지만, 사업적으로는 완전한 실패였다.

재미있는 건 이 실패가 게이츠와 앨런에게 소프트웨어 설계 경험을 준 것이다. 인생은 종종 이런 식으로 아이러니하다. 한 사업의 몰락이 다른 제국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것. 이게 실패의 진짜 얼굴이다.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

애플 I, 애플 리사. 이 제품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이 제품들은 회사에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었고, 결국 그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

1997년, 잡스는 애플로 돌아왔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만든 ‘넥스트’라는 회사가 애플에 인수되면서 그도 함께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 ‘추방’의 시간이 잡스에게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돌이켜 보면, 실패는 그저 실패가 아니라 더 큰 성공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아리아나 허핑턴, ‘거절당하고 또 거절당하다

아리아나 허핑턴이 두 번째 책을 완성했을 때, 그녀는 거의 40개의 출판사로부터 거절 통지를 받았다.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유권자의 1% 미만의 지지를 얻는 처참한 패배를 맛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 실패에서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인터넷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2005년, 그녀는 ‘허핑턴 포스트’를 만들었고, 지금 이 매체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터넷 플랫폼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보통 실패를 끝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허핑턴의 이야기는 실패가 새로운 시작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가 거절당했던 그 순간들이 오히려 그녀를 다른 길로 인도했고, 그 길이 더 큰 성공으로 이어졌다.

토마스 에디슨, “이 아이는 너무 멍청해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1850년대 중반, 어린 토마스 에디슨은 “교육 불가능하다”는 낙인으로 학교에서 쫓겨났다. 다행히 그의 어머니는 그를 믿고 계속 교육시켰다. 하지만 직장에서도 에디슨은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여러 번 해고당했다.

에디슨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까지, 그는 전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만 천 번이 넘는 실패를 경험했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1,093개의 미국 특허를 보유한 발명가가 되었다.

에디슨의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가 실패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에게 실패란 단지 ‘작동하지 않는 방법’을 발견하는 과정이었을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실패라고 부르는 것들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저 또 하나의 발견일지도 모른다.

월트 디즈니, 창의력 부족이라는 평가

월트 디즈니의 초기 실패들을 보면, 디즈니 왕국이 오늘날의 성공을 이룬 것이 놀랍기까지 하다. 그는 한때 개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월세도 내지 못했다. 1920년대에는 유니버설 픽처스와의 계약 분쟁으로 첫 캐릭터인 ‘오스왈드 토끼’의 권리를 잃었다. MGM은 여자들이 쥐를 무서워할 거라는 이유로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거절했다.

이런 초기의 좌절들은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면 포기했을 법하다. 하지만 디즈니는 이런 시련들을 딛고 자신의 브랜드를 세계적인 문화 제국으로 키웠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상상력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프레드릭 W. 스미스… C학점 받은 아이디어

1965년, 프레드릭 W. 스미스는 훗날 페덱스의 기초가 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경제학 과제에서 C학점을 받았다. 그의 논문에서 스미스는 더 빠른 배송을 위한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을 제안했다. 그의 예일대 교수는 분명 그의 통찰력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스미스는 자신의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1971년, 베트남 전쟁에서 복무한 후, 그는 특급 배송 사업을 현실화할 계획을 세웠고,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 중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혁신적인 생각이 처음에 인정받지 못했다고 해서 그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미스의 이야기는 때로는 남들의 평가보다 자신의 직관을 믿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닉 우드먼 ‘실패한 회사에서 고프로로

1999년, 닉 우드먼은 마케팅과 게임을 결합한 ‘펀버그’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외면받았고,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다.

펀버그에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02년 우드먼은 4년 안에 다음 사업인 ‘고프로’를 성공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손목 스트랩을 만들기 위해 어머니에게 빌린 재봉틀 사용법을 배웠고, 부품을 제조하기 위해 중국 업체와 밤늦게까지 연락했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능력은 아마도 성공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일 것이다. 우드먼은 첫 사업에서 실패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두 번째 시도에서는 더 철저하고 헌신적으로 임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초기의 값비싼 실수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과 초기 성공 이후에도 엄청난 실수들을 저질렀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1990년대 중반에 출시되었을 때, 고객들은 부의 수량의 책을 구매하고 회사로부터 크레딧을 받을 수 있는 결함을 교묘히 이용했다. 또한, 1990년대 후반에 베조스는 아마존의 사업 모델을 바꿔 회사가 수백만 달러어치의 장난감을 구매, 보관, 판매하도록 했지만, 크리스마스 시즌 이후 5천만 달러 상당의 장난감이 팔리지 않았다.

베조스가 아마존 초창기에 많은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회사를 온라인 쇼핑의 선두주자로 만들었다.

아마존의 초기 실수들은 너무 심각해서, 다른 회사였다면 아마도 파산했을 것이다. 하지만 베조스에게 이런 실패들은 단지 발전 과정의 필연적인 부분이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래서 더 대담한 시도를 계속할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사람들을 완벽한 존재로 상상한다. 하지만 그들의 깊은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그들도 우리처럼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음을 알게 된다.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실패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패를 당신 이야기의 불가피한 한 장으로 받아들여라. 실패를 일시적인 시련으로 재해석하고 그로부터 깊은 교훈을 얻어라. 지혜로운 조언자의 도움을 구하고 동료들과 연결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절대 잃지 말아라.

실패는 끝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페이지일 뿐이다. 당신의 실패가 미래의 성공을 위한 단단한 기반이 될지, 아니면 그저 쓰라린 기억으로 남을지는 전적으로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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