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앤트그룹, 홍콩서 스테이블코인 시장 ‘쌍두마차’ 진출

텐센트 뮤직, 1조7천억원에 ‘중국판 팟캐스트’ 히말라야 인수 3년 협상 끝에 완전 매수…오디오 플랫폼 패권 노린다

중국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텐센트 뮤직이 3년간의 인수 협상 끝에 오디오북·팟캐스트 플랫폼 히말라야를 완전 인수한다고 10일 발표했다.

텐센트 뮤직은 이날 공시를 통해 총 12억6천만 달러(약 1조7천195억원)의 현금과 자사 보통주 최대 5.1986%를 지불해 히말라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향후 실적에 따라 최대 0.37%의 추가 지분도 제공할 예정이다.

양사 협상은 2022년 첫 접촉 이후 무산과 재개를 반복해왔다. 올해 4월 히말라야 자회사 시판테크의 자본금이 3억 위안에서 28억 위안으로 9배 이상 급증하면서 인수 협상이 재점화됐고, 약 2개월 만에 최종 타결됐다.

히말라야는 같은 날 발표에서 브랜드 독립성과 제품 자율 운영, 핵심 경영진 유지, 전략 방향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4대 불변 원칙’을 천명했다. 공동 CEO 위젠쥔과 천샤오위는 사내 이메일에서 “이제 독자 생존보다 자원 공유와 사용자·창작자 경험 개선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

2012년 설립된 히말라야는 중국의 대표적인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24년 기준 전체 가입자 6억명, 월간 활성 사용자(MAU) 3억1천800만명을 기록하며 모바일 MAU 시장점유율 65.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사용자 규모와 달리 재무 실적은 부진했다. 연간 매출 증가율이 2021년 43.7%에서 2023년 1.7%로 급락했고, 3년간 누적 매출 증가는 5%에 그쳤다. 2023년 매출은 61억6천만 위안으로 2021년 58억6천만 위안에서 정체 상태를 보였다.

구독, 광고, 유료 콘텐츠, 라이브 등 주요 수익원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2023년 첫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의 결과였다. 직원 수는 2021년 4천342명에서 2023년 약 2천300명으로 줄었고, 모바일 앱 사용자 증가율도 24.4%에서 3.9%로 급락했다.

2021년부터 4차례 기업공개(IPO)에 도전했으나 모두 무산됐고, 2023년 4월 이후 신규 투자 유치도 중단되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출구 전략이 절실해진 상황이었다.

QQ뮤직, 쿠고우, 쿠워 등을 보유한 텐센트 뮤직은 중국 음원 시장의 절대 강자지만, 최근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4년 4분기 MAU가 2천만명 감소하고 순 구독자 증가도 200만명에 그치는 등 침체 조짐을 보였다.

이번 인수로 텐센트 뮤직은 히말라야의 520만편 오디오북과 24만개 팟캐스트 콘텐츠를 확보해 ‘음악+오디오북+팟캐스트’의 종합 오디오 플랫폼으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히말라야는 현재 테슬라, 니오 등 80개 이상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고 있어 텐센트의 차량용 콘텐츠 전략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수 완료를 위해서는 중국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텐센트 뮤직이 이미 히말라야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어 규제 저항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사 통합 후 시장 지배력 집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스타벅스 차이나, 15년 만에 첫 가격 인하…”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비커피 음료 30종 평균 5위안 내려…하위도시 공략 위한 ‘생존 전략’

중국 진출 15년 만에 처음으로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공식 가격 인하에 나섰다. 그동안 “할인 전쟁을 하지 않는다”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온 스타벅스가 현지 브랜드들의 거센 도전과 실적 부진 속에서 마침내 백기를 든 것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아이스 쉐이큰티, 프라푸치노, 티라떼 등 비커피 음료 30여 종의 가격을 평균 5위안(약 949원)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후 시간대 애프터눈 티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023년 중국 커피 시장이 쿠디와 루이싱커피의 9.9위안 초저가 커피 전쟁으로 몸살을 앓을 때도 스타벅스는 꿈쩍하지 않았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당시 “우리는 할인 전쟁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본질은 지역 사회 속 연결”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하락과 실적 부진으로 스타벅스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플랫폼 할인 쿠폰과 프로모션을 통한 우회적 할인은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가격 인하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 차이나 최고성장책임자 양전은 “커피+비커피 이중 엔진 모델 구축”을 통해 소비자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하위도시 시장 확대 전략과도 직결된다.

2024년 한 해 동안 스타벅스는 166개 현급 도시에 새로 진출해 전국 1천개 이상의 하위도시를 커버하게 됐다. 스타벅스 차이나 CEO 리우원쥐엔은 과거 “하위도시에서 아이스 쉐이큰티와 프라푸치노의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단가는 낮지만 주문량이 많고 오후·저녁 시간대 고객 흐름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글로벌 조직 개편을 통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북미 최고매장책임자였던 마이크 그램스가 최고운영책임자로 승진해 글로벌 매장과 공급망을 총괄하게 됐고, 리우원쥐엔 중국 CEO는 그에게 직접 보고하는 유일한 단일 국가 책임자가 됐다.

중국 내에서도 ‘최고성장책임자’라는 새로운 직책을 신설해 알리바바 출신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양전을 영입,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2025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중국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 증가한 7억3천970만 달러를 기록하며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브라이언 니콜 CEO는 “아직 기대치에는 못 미치지만 개선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스타벅스 차이나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모펀드 KKR, 파운틴베스트, PAG, 메이투안 등이 스타벅스 차이나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거래 가치는 1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국 커피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와 가격 경쟁력 사이의 줄타기를 시작한 스타벅스가 과연 현지 브랜드들의 도전을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앤트그룹, 홍콩서 스테이블코인 시장 ‘쌍두마차’ 진출 두 자회사 동시 라이선스 신청 예고…”1,500억 달러 거래량 목표”

중국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이 홍콩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위해 산하 두 자회사를 통한 ‘이중 전략’에 나선다고 12일 발표했다.

앤트그룹 산하 앤트 인터내셔널과 앤트 디지털이 8월 1일 시행되는 홍콩 스테이블코인 조례에 맞춰 각각 라이선스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내 규제 강화 이후 글로벌 시장 재진출을 노리는 앤트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앤트 인터내셔널 측은 “글로벌 재무 자산 관리 영역에서 AI,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기술을 대규모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며 “8월 1일 규제 시행 이후 빠르게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년 앤트 인터내셔널의 연간 자금 처리량은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웨일’을 통해 처리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1,50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앤트그룹 부사장이자 앤트 디지털 블록체인 사업 총괄인 비엔주오췬은 같은 날 인터뷰에서 “앤트 디지털은 이미 홍콩을 글로벌 본사로 지정했고, 규제기관과 다차례 협의를 거쳐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 신청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기술 기반의 디지털 거래 생태계 구축을 통해 현실 자산의 토큰화(RWA) 발전을 촉진하고 거래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홍콩이 2024년 5월 제정한 스테이블코인 조례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조례는 홍콩달러 및 기타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영을 규제 틀 안에 포함시키면서도 혁신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은 최소 자본금 2,500만 홍콩달러, 100% 준비금의 독립 수탁 관리, 고위 경영진의 홍콩 상주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홍콩 금융관리국의 규제 샌드박스에는 징둥의 블록체인 자회사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앤트 인터내셔널과 앤트 디지털은 앤트그룹 조직 개편 이후 각각 글로벌 결제·자산 관리와 블록체인 기술·RWA 혁신을 담당하는 독립 사업 부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이중 라이선스 신청을 “리스크 분산과 글로벌 확장 전략의 상징”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내 강화된 규제 이후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해온 앤트그룹이 홍콩을 교두보로 디지털 금융 시장 재도약을 시도하는 가운데, 8월 시작될 본격적인 라이선스 심사 결과가 향후 아시아 스테이블코인 시장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앤트그룹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이 기존 시장 질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래텀 중국 연구소장 / 편견 없는 시각으로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현지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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