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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자란 꿈들의 10년

이병선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c)플래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10주년, 52억 투자로 6,134억 기업가치 창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 10주년을 맞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을 통해 지역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 결과, 투자기업들의 기업가치가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26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병선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기준 센터에 등록된 416개 보육기업의 총 매출액이 2,657억원에 달하고, 고용 인원은 1,645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52억 투자로 6,134억 기업가치 창출

제주센터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직접투자를 통한 기업 성장이다. 2018년부터 총 55건의 직접투자를 통해 46개 기업에 52.6억 원을 투자한 결과, 투자기업들의 총 기업가치는 2018년 1,876억 원에서 지난해 6,134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투자기업들이 유치한 후속투자액도 901억 원에 달해 센터의 초기 투자가 마중물 역할을 하며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보였다.

이병선 대표는 “2018년 공공기관의 직접투자는 전례가 없는 시도였지만, 6년간의 성과로 그 효과가 입증됐다”며 “단순한 지원을 넘어 투자를 통한 기업 성장 지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TIPS 운영사로 기술창업 지원 확대

제주센터는 2023년부터 TIPS(기술창업지원) 운영사로 활동하며 기술 기반 창업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5개씩 총 10개 기업을 TIPS 프로그램에 추천해 모두 선정시키는 100% 선정률을 기록했다.

TIPS는 민간 투자사가 기술 가능성을 보고 1억 원 이상 투자할 때 정부가 5-7배까지 매칭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주센터가 추천한 10개 기업은 총 76억 원의 정부 자금을 확보했으며, 일반형 9개사와 딥테크 1개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 대표는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초기 기업들에게 TIPS는 중요한 성장 동력을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에서도 전국 최우수

기술창업뿐만 아니라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제주센터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전국 최우수 로컬크리에이터 지원기관으로 선정됐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의 특색 있는 자원과 문화를 활용한 창업으로, 제주의 경우 농산물, 관광 자원, 라이프스타일 등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고 있다.

센터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로컬크리에이터가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3년간의 경험을 통해 로컬 창업이 제주 창업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성과에 가려진 현실적 과제들

하지만 화려한 성과 뒤에는 현실적 과제도 남아있다. 투자기업들의 총 투자 유치액 대비 매출 비율이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매출보다 기업가치와 성장 가능성이 더 중요한 지표”라며 “쿠팡, 카카오 등 대형 스타트업들도 초기에는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도의 구조적 한계인 기술 인재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이 대표는 “제주도는 인재 문제로 인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솔직히 인정하며, “우주, 에너지 등 첨단 기술 기업들이 제주를 찾아올 수 있는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 지원의 질적 전환 필요성

이 대표는 창업 지원 정책의 질적 전환 필요성도 언급했다. “창업 지원 기관들이 많아지면서 무분별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더 엄격한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우리는 단순히 지원하는 기관이 아니라 투자하는 기관”이라며 “제대로 된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을 선별하여 제주의 대표적인 기업들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센터는 전체 프로그램 참여 기업 6,844개 중 416개만을 정식 보육기업으로 등록하고, 그 중에서도 46개 기업에만 직접 투자하는 등 선별적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향후 10년, 스타트업 아일랜드로

제주센터는 향후 10년 비전으로 ‘스타트업 아일랜드 제주’ 구축을 제시했다. ‘Deeper(심화), Broader(확장), Closer(밀착)’라는 3대 전략 하에 투자 기능 고도화, 글로벌 진출 확대, 지역 밀착형 서비스 강화를 추진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100억 원 규모의 한일 제주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모태펀드에 신청할 예정이다. 일본 내 제주 교포 커뮤니티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 전략이다.

또한 유엔 산업개발기구(UNIDO)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도상국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센터 보육기업인 케이팝 맥스가 라오스 전역에 케이팝 콘텐츠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10년은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의 하나의 모델을 제시했다. 52억 원의 투자로 6,134억 원의 기업가치를 창출한 성과는 분명 의미가 크다. 하지만 진정한 스타트업 아일랜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 인재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다음 10년이 그 해답을 보여줄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현장 중심으로 취재하며, 최신 창업 트렌드와 기술 혁신의 흐름을 분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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