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머스크가 직접 언급한 한국 AI, 업스테이지 ‘Solar Pro 2’ 글로벌 12위 진입

추론 특화 모델로 58점 기록… 가격 경쟁력은 동급 모델 대비 1/10 수준
출처 : ArtificialAnalysis.ai
국산 AI 모델, 글로벌 경쟁력 입증

한국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자체 개발한 추론 특화 언어모델 ‘Solar Pro 2(솔라 프로 2)’가 글로벌 AI 성능 평가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인공지능 분석 전문기관 ArtificialAnalysis.ai가 최근 실시한 종합 벤치마크 평가에서 Solar Pro 2는 58점을 기록하며 20개 주요 AI 모델 중 12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에서 개발된 AI 모델이 글로벌 평가에서 상위권에 진입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벤치마크는 MMLU-Pro, GPQA Diamond, Humanity’s Last Exam, LiveCodeBench, SciCode, AIME, MATH-500 등 7개 항목을 종합 평가한 것으로, AI 모델의 추론 능력과 전문 지식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업계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추론 능력과 가격 경쟁력 동시 확보

Solar Pro 2의 가장 큰 강점은 추론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이다. 100만 토큰당 0.5달러라는 가격은 유사한 성능의 글로벌 모델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대규모 AI 서비스 구축 시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이 모델은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Reasoning 모드’와 일반적인 응답을 위한 ‘Standard 모드’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용도에 따른 최적화가 가능하다. 또한 한국어 처리 능력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 국내 사용자들의 언어적 뉘앙스와 문화적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전틱 AI나 자동화 시스템 구축 시 Solar Pro 2의 가격 경쟁력은 상당한 매력”이라며 “특히 국내 기업들에게는 데이터 주권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AI 주권 확보의 발판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Solar Pro 2의 등장을 국내 AI 생태계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주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있는 모델 확보는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Solar Pro 2는 단순히 하나의 모델을 넘어 한국 AI 기술의 자립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목받는 ‘AI 다윗과 골리앗’

Solar Pro 2의 성과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글로벌 AI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xAI의 Grok은 여전히 1위”라며 “그리고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반박성 트윗을 올린 것이다.

Artificial Analysis가 Solar Pro 2를 소개하며 “Claude 4 Sonnet의 ‘Thinking’ 모드에 근접한 지능을 보여주며 매우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한다”고 평가한 내용을 리트윗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트윗은 게시 후 24시간 만에 320만 조회수(19일 8시 현재 375.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즉각 응수했다. 김 대표는 “Grok이 1위를 유지한 것을 축하한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업스테이지의 #SolarLLM이 따라잡고 있으며 매우, 매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예견된 자신감’의 배경

김성훈 대표의 당당한 응수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네이버 클로바 AI 헤드 출신인 김 대표가 2020년 설립한 업스테이지는 그간 ‘AI 올림픽’으로 불리는 캐글 대회에서 아마존,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빅테크를 제치고 금메달을 휩쓸며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시리즈A 316억원, 시리즈B 1000억원 등 총 1316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시장의 기대를 보여준다.

지난 4월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그는 이미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노동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하여 새로운 글로벌 스탠다드를 수립할 것입니다. 이러한 혁신은 대한민국에서 시작해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거쳐 미국 시장까지 확장되어 전 세계의 업무 방식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실제로 업스테이지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쌓아왔다. 광학문자인식(OCR)부터 거대언어모델(LLM)까지 인공지능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스택 모델을 자체 개발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특히 100여 페이지 이상의 복잡한 문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독특한 아키텍처를 구축해 기존 멀티모달 엔진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직접 반응할 정도라면 업스테이지의 성과가 실제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의미”라며 “이런 공개적 경쟁 구도는 양측 모두에게 마케팅 효과를 가져다주지만, 특히 상대적 약자인 업스테이지에게는 더 큰 홍보 효과”라고 분석했다.

기술력으로 증명하는 한국 AI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설전을 넘어 한국 AI 기술력의 진정한 검증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훈 대표의 “very fast”를 두 번 강조한 발언은 곧 공개될 추가 모델이나 업그레이드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Artificial Analysis는 Solar Pro 2를 “31B 파라미터 모델치고는 인상적인 성능”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동급 모델 대비 압도적 우위를 인정했다. 이는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실용적 AI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의미한다.

국내 AI 업계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AI 정책 지원과 민간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 승부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한국 AI 생태계 전반의 위상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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