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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 오버뷰 기능, 웹사이트 트래픽 급감시켜…”웹 생태계 위기” 우려

퓨 리서치 센터 연구 결과, AI 오버뷰 표시 시 링크 클릭률 절반으로 급감
구글 “방법론 결함” 반박하며 “웹사이트 다양성 확대” 주장

구글의 ‘AI 오버뷰(AI Overviews)’ 기능이 웹사이트들의 트래픽을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 오버뷰는 검색 결과 상단에 인공지능이 여러 웹사이트 정보를 종합해 생성한 요약문을 표시하는 기능으로, 이로 인해 검색 기반 광고로 운영되는 웹 생태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구글 검색 결과에 AI 오버뷰가 표시될 경우 사용자들의 웹사이트 링크 클릭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AI 오버뷰 표시 시 링크 클릭률 절반으로 급감

이번 연구는 웹 브라우징 활동 공유에 동의한 미국 성인 9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3월 한 달간 실제 브라우징 데이터를 분석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참가자의 58%가 AI 오버뷰가 포함된 검색을 최소 1회 이상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발견은 AI 오버뷰의 트래픽 감소 효과였다. AI 오버뷰가 표시되지 않은 검색 페이지에서는 사용자의 15%가 검색 결과 링크를 클릭한 반면, AI 오버뷰가 표시된 페이지에서는 8%만이 링크를 클릭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데이터 사이언스 분석가 아테나 차페키스는 “AI 오버뷰가 있을 때 사용자들이 전통적인 검색 결과 링크를 클릭할 확률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AI 오버뷰 내 원본 링크에 대한 클릭률이다. 구글이 AI 오버뷰에서 요약한 정보의 출처 웹사이트 링크를 제공하지만, 사용자 중 단 1%만이 이를 클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AI 개요든 일반 검색이든 전체 검색의 약 2/3가 결과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구글 내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사이트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검색 세션 조기 종료율도 상승

AI 오버뷰는 사용자들의 검색 행동 패턴도 변화시키고 있다. AI 오버뷰가 표시된 검색 페이지에서는 26%의 사용자가 검색 세션을 바로 종료한 반면, 기존 검색 결과만 표시된 페이지에서는 16%만이 검색을 마쳤다.

이는 2024년 10월 당시 AI 오버뷰가 검색 트래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연구진은 AI 오버뷰 기능이 점차 정교해지면서 사용자들이 추가 정보 탐색 없이 AI가 제공하는 요약 정보에만 만족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AI 오버뷰는 전체 구글 검색의 18%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검색어의 형태와 길이에 따라 AI 오버뷰 출현 빈도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패턴은 질문형 검색어에서의 높은 출현률이다. “누가(who)”, “무엇이(what)”, “언제(when)”, “왜(why)” 등으로 시작하는 질문형 검색어의 60%에서 AI 오버뷰가 표시됐다. 또한 검색어 길이가 길수록 AI 오버뷰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져, 1-2단어 검색에서는 8%에 불과했지만 10단어 이상 검색에서는 53%로 급증했다.

AI 오버뷰 자체의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 길이는 67단어이며 최단 7단어에서 최장 369단어까지 다양했다. 대부분의 AI 오버뷰(88%)는 3개 이상의 출처를 인용했으며, 단일 출처만 인용한 경우는 1%에 불과했다.

AI 오버뷰가 선호하는 출처는 위키피디아·유튜브·레딧

연구진이 AI 오버뷰와 일반 검색 결과에서 인용되는 출처를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됐다.

가장 빈번하게 인용되는 사이트는 위키피디아, 유튜브, 레딧으로, 이 세 사이트가 AI 오버뷰 전체 출처의 15%, 일반 검색 결과의 17%를 차지했다. 특히 위키피디아는 AI 오버뷰에서 일반 검색보다 더 자주 인용되는 반면, 유튜브는 일반 검색에서 더 높은 비중을 보였다.

정부 사이트의 경우 AI 오버뷰에서 더 선호되는 경향을 보였다. .gov 도메인 사이트는 AI 오버뷰 출처의 6%를 차지한 반면 일반 검색에서는 2%에 그쳤다. 반면 뉴스 사이트는 AI 오버뷰와 일반 검색 모두에서 5%로 동일한 비중을 보였다.

웹 퍼블리셔들 “생존 위기” 호소

이 같은 트래픽 감소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웹사이트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웹사이트들은 구글 검색을 통한 방문자 유입과 이에 따른 광고 수익으로 운영되는데, AI 개요로 인해 이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웹을 매장시키고 있다”, “AI가 웹을 죽이고 있다” 등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AI 아포칼립스”라고 부르며 웹 생태계 전반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는 이달 초 AI 크롤러들을 위한 유료 인프라 구축을 제안하는 등 퍼블리셔들을 돕기 위한 대안 모색이 시작됐다.

구글 “연구 방법론 결함” 반박

구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강력히 반박했다. 구글 측은 성명을 통해 “이 연구는 결함이 있는 방법론과 검색 트래픽을 대표하지 못하는 편향된 쿼리를 사용했다”며 “우리는 매일 수십억 건의 클릭을 웹사이트로 유도하고 있으며, 연구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은 웹 트래픽의 significant 감소를 관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또한 개발자 문서를 통해 “AI 오버뷰는 사람들이 복잡한 주제나 질문의 핵심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우며,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한 링크 탐색의 출발점을 제공한다”며 “AI 오버뷰를 통해 사람들이 더 복잡한 질문에 대해 도움을 받기 위해 더 다양한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글도 “더 많은 사람들”이 웹사이트를 방문한다고는 명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웹사이트 다양성 증가가 대중적인 질문들이 구글에서 바로 답변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안 검색 도구 관심 증가

한편, AI 오버뷰를 피하고 싶은 사용자들을 위한 방법도 알려지고 있다. 구글 검색어 끝에 “-ai”를 추가하거나 검색 URL에 “&udm=14” 파라미터를 추가하면 AI 오버뷰 없는 결과를 볼 수 있다.

덕덕고(DuckDuckGo)는 AI 기능을 배제한 전용 검색 URL을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도 AI 검색 결과 비활성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3월 10억 명 이상이 AI 오버뷰를 사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한 구글의 추가 입장 요청에는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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