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57]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의 허브가 되겠다”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타트업은 수도권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역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등록이 안 된 곳이 더 많겠지만, 로켓펀치의 스타트업 지도를 보면 수도권(특히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스타트업이 촘촘하게 위치하고 있는데 비해, 지역의 경우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가치를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숫자로 나타난 것이 절대적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가치는 숫자에서 나오지 않는다. 가치로만 스타트업을 평가한다면, 수도권 역시 비율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이 여타 지역에 비해 비교우위라 할 수 있는 부분은 활성화된 창업 생태계일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도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이 있고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2014년 3월, 부산 스타트업 간담회 서문 中
[플래텀 이가은] 부산에는 수도권과는 또 다른 철학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축되어 가고 있다. 수도권이 IT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면 부산은 유휴설비가 기반된 제조 또는 생산업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 보니 사업성과에 대해 말할 때 서비스나 상품의 판매를 통한 직접적인 매출로 이야기를 한다. 흔히 언급하는 유저 수 또는 다운로드 수는 이들에게 낯선 개념이다.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꽤 보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내 돈으로 내 사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인 셈이다.
수도권과 부산, 서로 다른 생태계에 대해 소식을 접하며 영감을 얻기도,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자생력이 강하고 공간이든 제품이든 눈에 보이는 것을 주로 다뤄 사업의 형태가 명확한 반면 그들을 위한 정보 및 인적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부족하다는 것에 아쉬움이 컸다.
그런 아쉬움을 풀어나가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지역 액셀러레이터가 있다. 협업 기반 아이디어 플랫폼이자 지역 제 1호 액셀러레이터인 콜즈다이나믹스의 강종수 대표다. 지난 부산 스타트업 간담회 이후 다시 찾은 그에게서 그간의 활동 및 지역 생태계 동향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부산 스타트업 간담회 이후 오랜만에 뵙는다. 그간 콜즈다이나믹스(이하 콜즈)에 재미있는 일이 많아 보였다. 하나하나 소개 부탁드린다.
올해 여러 사업을 시작했고 아직 진행 중인 단계에 있다. 콜즈다이나믹스는 지역 1호 액셀러레이터이다. 올해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나 부산은행, 부산시 등 여러 기관들과 협업하는 사업들을 많이 시작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다셀2014’이다. 이는 기존 육성사업이나 창업 공모전에서 조금 더 나아가 실제 사업화까지 진행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사업자 등록만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아니라 사업을 위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를테면 그간 많이 간과되어왔던 BM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말이다. 아주 당연한 부분이지만 그동안은 많이 미흡했거든. 이런 부분을 많이 보완해 진행 중이고 이대로라면 올해 말에는 사업화가 이뤄지는 예비창업기업이 6개, 기창업기업이 8개 정도가 된다.
‘다셀2014’에 대해 조금 더 말씀 부탁드린다. 어떻게 기획된 사업인 것인가?
부산, 울산 중기청에서 처음 이 사업을 제안했던 건 지방 스타트업은 R&D자금이라든가 예비창업맞춤 등 기존 정부자금지원만으로는 육성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너무 꾼들도 많고 자금 활용도 제대로 안됐으니까. 그래서 믿을만한 액셀러레이터 기업을 찾아 공동주관으로 진행하고, 자금 지원을 했을 때 성공률이 높은 단계까지 키운 뒤 국가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콜즈다이나믹스와 함께 진행하게 된 것.
‘다셀2014’가 진행된 과정에 대해서 들려 달라.
예비창업트랙과 기창업트랙으로 나뉘어져 있다. 기획은 올해 초에 들어갔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석 달 간 교육 및 경진대회를 진행했고 그를 통해 60개 팀 중 예비창업 6팀, 기창업팀 8팀이 선발됐다. 이 팀들은 9월부터 소위 정말 ‘빡센’ 멘토링을 받고 있다. 멘토링은 12월까지 넉달 간 진행된다.
멘토링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가?
서울과는 멘토링의 방식이 조금 다르다. 액셀러레이터의 관점에서 사업모델의 가능성을 확인 후 시드머니를 투자하는 것은 같지만 멘토링에 있어서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콜즈의 슬로건이 협업기반의 아이디어 실행 플랫폼인 것처럼, 각 분야 전문가들, 이를테면 전 3M 해외영업이사, 전 LG CNS 대표, 온오프믹스 양준철 대표 등이 직접 개입해 마케팅 단계부터 노하우 전수 및 사업모델을 가다듬는 것까지 참여한다.
파트너로 멘토들이 참여했다고 해서 멘티들에게 무언가 요구하는 것은 없다. 추후에 우리가 투자하는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권리가 있게끔 진행한다.
멘토들이 너무 깊게 관여하게 되면 멘티 기업들의 자생력을 낮추게 되는 것 아닌가?
물론 그런 우려가 있다. 그러나 지역의 현실적인 인프라가 너무나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존 멘토링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건 한계점이 분명하다. 그래서 일단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팀을 지역 대표님, 소위 말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만들어보자고 접근한 것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생태계가 구축이 되면 그 뒤에는 말 그대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단계적 접근이라고 이해하면 되는 건가?
맞다. 지금은 무척 초기인 거다. 고무적인 부분은 이런 시도가 지방에서는 최초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반응이 좋다. 10월부터는 KBS부산에 저희가 진행하는 멘토프로그램이 방송으로 나간다. 10월 5일 파일럿 버전으로 50분 프로그램이 방영됐고 그 뒤에는 부산, 경남, 울산 지역을 대상으로 5, 6부작 정도 더 방영된다. 심화과정을 통해 참가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좌충우돌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을 테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지역 최초라고 했는데, 기존에 창업캠프와 같은 육성프로그램들이 소소하게 있었던 것으로 안다. 어떤 부분이 다른 건가?
기존 창업캠프는 지역의 강연기획, 행사대행업체 등에서 진행해왔다. 그러다보니 게임 등의 재미요소가 많았지. 조사를 해보니 비즈니스모델 캔버스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캔버스를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채운 뒤 본 사업모델의 요소들을 하나씩 바꿔가며 피봇할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즉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는 건데 그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 원활하지 않았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긴 했다. 기창업들이야 도약하고자 하는 거니까 어려워도 해낼 수 있을 텐데, 예비창업팀들은 어려우면 시도조차 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던 거다. 그래서 수준을 좀 낮추자, 재미요소를 넣자 이런 제안들이 있었는데 모두 배제했다.
그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나?
옳았다고 판단한다. 재미있었던 게 이렇게 진행을 하니 기존 창업캠프나 교육과정에 실망해 실력 있는 팀들이 다 숨어있던 팀들이 다 나왔다. 말하자면 겉핥기식으로 참여하는 친구들이나 한 줄 쌓기 용으로 참여한 친구들은 다 빠지고 알짜배기들이 다 나온 거다. 프라이머나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교육받고 온 팀들도 있고. 지역에서 서울로 계속 왔다갔다하는 게 어려워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프로그램이 반가웠나 보더라.
참여 팀 중 소개하고픈 팀이 있나?
최근 우버나 쏘카 등 카쉐어링 분야에서 여러 한계점이 나타나고 있다. 공유경제관점에서 말이다. 그런 분야에서 기존 렌트카 시장과 차랑공유서비스 사이의 니치마켓을 잡은 팀이 있다. 지역에는 영세한 렌트카 업체들이 많다. 이들은 KT 등 대기업들의 프로모션에 밀려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장사도 안된다. 그런 영세업체들이 한데 모여 홍보할 수 있도록 하는 예약 중개 플랫폼을 만든 거다. 대기업이 프로모션으로 시장에 접근한다면 영세업체들은 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하나로 묶여 있어서 대응하는 거다. 함계 있으면 프로모션을 진행할 여력도 마련이 되는 거고 앱서비스를 통해 홍보도 할 수 있고. 현재 오픈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파고들면 재미있는 요소들이 무척 많다.
소개하는 과정에서 대표님이 즐기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내친 김에 더 말해달라.
시기 상 비즈니스 모델을 오픈할 수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웃음) 컨셉 정도만 설명하자면, 페이버리라는 프라이머에도 참가했던 팀이 있다. 이 팀은 사진앱서비스를 만든다. SNS 상에서 내가 있었던 장소, 시간 혹은 함께 있었던 사람 등 키워드를 기입하면 한 번에 본인 사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다. 아직까지는 기존 사진앱들과 한눈에 차이점이 보이지는 않지만 여기서 출발해 계속 가다듬어 가고 있다.
더불어 온오프믹스 양대표가 멘토링 하고 있는 팀 중 버켓리스트 실행 전문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팀이 있다. 개인의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그것을 리스트로 공유해 클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함께 할 사람을 모으고 후원금을 모은다. 그렇게 실제로 버킷리스트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현재 오프라인에서 콘텐츠를 수집하는 단계에 있다. 어느 정도 콘텐츠가 쌓이고 회원 수를 확보한 뒤 웹버전을 론칭할 계획이다.
이렇게 많은 소식들이 있는데 사실 가까이 있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자체에서 알리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일부 맞는 말이다. 현재 콜즈 홈페이지도 엎은 상태이다. 그 흔한 페이스북 페이지도 안 만들었다. 이유는 지역에서는 서울과 다르게 브랜딩을 위해 소소하게 알리는 것보다 한 번에 멋진 성과물을 공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꾹꾹 참고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자금운용에는 어려움이 없나?
자금이 풍부하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넉넉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접근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이슈도 없고 말이다. 어차피 콜즈가 지역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액셀러레이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발굴할만한 팀이 많아야 한다. 때문에 우리도, 중기청도, 다른 기관들도 다들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일단 키우고 보자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콜즈가 투자회사라는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결국 수익을 내야할 부분은 투자자금회수일 거다. 현재 우리가 투자를 진행한 건은 거의 없다. 올해는 거의 인큐베이팅 쪽으로만 진행하고 내년 쯤 투자를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다. 그러려면 일단 잘 키워야 한다.
‘다셀2014’ 이후 ‘다셀2015’도 진행되는 건가?
올해가 처음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지만 중기청 본청의 사업으로 가져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태이다. 성과가 나와야 검토될 사안이므로 일단 성과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부산에서 출발한 이례적인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니 의미가 있다.
‘다셀2014’에 대한 사후관리는 어떻게 진행되나?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콜즈가 후속투자를 진행해 액셀러레이팅을 계속 하는 방법, 두 번째는 이 사업의 기획의도에 맞춰 중기청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방법이다.
단디벤처포럼(부산의 고벤처포럼)에서 투자심사단장을 맡고 있는데, 후속투자 연계가 가능할 듯 싶다.
맞다. 사실 단디벤처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그간 갈증이 많았다. 현재 투자클럽도 많이 형성이 된 상태라 제대로 근거를 갖춘 기업, 설득력이 있는 기업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 12월이 지나 ‘다셀2014’가 끝나면 단디벤처포럼을 통해 IR을 잘 진행하면 그간 목말라 했던 투자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셀2014’ 외에 콜즈의 최근 사업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자. 지난 번 간담회 때는 공유경제 스타트업에 대한 언급을 해주셨다.
‘다셀2014’는 올해 콜즈가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는 사업이고, 그 전에는 말한대로 공유경제 스타트업 육성 사업, 투자연계형 액셀러레이팅,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 진행 등의 타이틀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 이야기 하고 있는 건, 콘텐츠 기반 업체들을 아이디어 기반 스타트업으로 육성해보자고 정보산업진흥원과 논의 중인 게 있다. 유투브도 보면 콘텐츠를 기반으로 ‘공유’라는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스타트업이었다. 찾아보니 이렇게 발전시킬만한 것들이 무척 많다는 것을 알았다. 기존에 있던 걸 저가형으로 만드는 접근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사업 영역의 확장인 셈이다.
또 하나는, 마이스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자는 이야기가 있다. 관광관련 서비스이든 제조관련 서비스이든, 선배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자신의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키우고 싶다는 의견을 많이 내비치고 있다. 선배 기업들이 투자 얼라이언스 클럽을 만들면 콜즈가 운영을 주관하는 방향으로 논의 하고 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다른 액셀러레이터 기업과는 조금 다른 양상인 듯하다. 이를테면 기술 기반 스타트업 육성 등 전문 분야라는 게 있는데 콜즈는 프로그램 운영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달까.
맞다. 그 부분에 대해 주변에서 우려를 하기도 한다. 보통 서울의 프라이머나 패스트트랙아시아를 봐도 IT라는 전문 분야가 있다. 콜즈도 처음에는 온오프 연계형 서비스를 육성하는 것에 강점이 있었고 그에 집중했는데, 계속해서 다른 분야에 대한 요청이 들어온다. 그러다보니 제조, IT, 콘텐츠 다 다루게 된 거다.
그 이유는 저희가 스타트업뿐 아니라 다른 비즈니스 영역, 말하자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의 전문가들과 연이 많이 닿아 있기 때문인 듯하다. 기관에서는 그런 커넥터로서 콜즈를 활용하고자 하는 거다. 그러다 보니 콜즈는 협업을 중심으로 전문가 멘토 그룹을 어레인지 하는 역할을 하게 됐고. 내 개인적으로는 멘토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콜즈는 중간에서 운영지원에 대한 부분을 많이 맡고 있다. 지금까지의 액셀러레이터들과는 조금 다르게 지역색에 맞춰진 형태라고 보면 된다.
액셀러레이터로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떠한가?
제 역할은 아이디어를 갈고 다듬고 육성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디어의 씨앗을 찾는 단계부터 관심을 가진다. 아이템만 보면 정말 현실성이 없는 것들 많다. 그런데 저는 그런 걸 좋아한다. 거기서 개발해나갈 여지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고. 정말 현실성이 있고 없는지는 일단 인큐베이팅을 해보며 찾아보자는 생각이다.
지난 간담회에서 스타트업의 사업분야가 온라인으로 치우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더불어 얼마 전에는 SNS에 창업의 성공 척도가 판매매출이 아닌 유저수 또는 엑싯으로 맞춰져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적 있다. 그에 대한 의견을 말해준다면?
너무 가볍게 여겨지는 느낌은 있다. 결국 IT기술은 너무나 당연시되어 커뮤니케이션 채널 등 하나의 수단으로밖에 작용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쪽으로만 집중하면서 유저수와 엑싯을 사업의 성공 기준으로 삼고 있다. 매출이 안 나오는데도 엑싯하는 기업들을 보면 참 재미나다.
서비스를 개발해서 사람들이 많이 알게 하는 건 비즈니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팔아서 돈을 벌어야지. 그런데 언젠가부터 수수료라는 게 매출이라는 단어를 대체해 비즈니스모델이라 일컬어지고 유저수를 모으는 것에 급급한 모습이 많다 . 사용자들은 점차 스마트해지고 있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를 안다. 어떤 서비스를 쓸 때 ‘이거 어떤 스타트업이 만든 거래’ 이런 이야기를 한다. 스타트업들끼리만 사용하던 용어들을 일반 대중들도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유저 수만 모으고서 미디어에서 전략적으로 띄워서 되는 시기는 이제 지났다는 것의 반증이다.
조금 더 내실 있게 현실과 융합된 모델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부산은 그 기반이 잘 닦여 있다. 기존 제조라는 분야는 조금은 고립되어 있는 성향이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다른 분야와의 융복합 전혀 없이 분야의 순수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거다. 이런 기업들은 유저수나 엑싯이 목표가 아니다. 이런 제조업들과 IT기술이 잘만 연결된다면 재미있는 모델이 많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예를 들어, 기존 제조 기업들은 본래 서비스를 하는 동시에 설비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하는 거다. 비즈니스 모델이 두 개가 되는 거지. 그러면서 퀄키 모델처럼 온라인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 잘 접목시키는 거다.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마케팅이나 홍보의 문제로 판매에 어려움이 있어 정말 훌륭한 원천기술들이 묵혀지고 있다. 이런 기술들이 어느 정도 공개되고 제공된다면 데이터나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그런 기술을 활용해 어떤 비즈니스를 발견해낼 수 있을 거다. 반대로도 가능할 것이고. 그런 합이 맞아떨어질 때 분야 별 퀄키모델이 가능하리라 본다.
지역 제 1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서 생태계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콜즈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가고 싶고.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영향을 주고 싶은 것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일을 하는 방법에 있어서 정답이란 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일하는 방법을 찾도록 해주고 싶다. 둘째는 창업을 하진 않았지만 진로에 대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친구들이 최소한의 정보를 찾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해주고 싶다. 물론 선택을 본인의 몫이지만 정확한 정보를 알수는 있도록 해주고 싶다. 그를 위해 기관이나 학교들과 계속 논의 중이다. 셋째는 저희의 본업에 대한 내용인데, 인큐베이팅을 통해서 투자를 집행하고 싶은 기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년 초에는 최소 네, 다섯 번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수 있게끔 하고 싶다.
그러려면 ‘다셀2014’를 더 잘 마무리해야 하겠다.
하반기에 나올 기업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어려운 미션이긴 하지만 제대로 된 매출을 통한 수익이 나오게끔 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 IT이든 제조이든 콘텐츠 서비스이든 지금껏 우리가 흔히 이야기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수익이 아니라, 본인의 서비스나 상품을 팔아서 얻는 수익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모델 말이다. 하반기를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