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이벤트나 제휴가 아니다!” 프라이머 이택경 대표가 말하는 스타트업 마케팅
(플래텀 이가은) 10월 13일 선릉 디캠프에서 있었던 ‘쫄지마, 창업스쿨’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2회째를 맞는 ‘쫄지마, 창업스쿨’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와 스타트업 팟캐스트 ‘쫄지말고 투자하라’가 공동기획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지난 달 22일에 시작해 10월 17일까지 총 9주 간 진행됩니다.
13일 열렸던 수업에는 이택경 프라이머 및 파운더스엔젤네트웍스 대표의 ‘스타트업 마케팅의 본질, AARRR과 GROWTH HACKING의 기초’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습니다. 이대표는 인터넷 포털 웹사이트인 다음 창업자로도 익히 알려진 인물인데요.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 하이퍼미디어/멀티미디어를 공부했습니다. 1995년, 다음을 공동창업해 CTO/C&C 본부장을 맡았으며 2010년에 국내 최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를 창업했습니다. 이어 2013년도에는 파운더스엔젤네트웍스(프라이머 시즌 2)를 공동창업해 현재 대표를 맡고 있지요.
이대표는 일부 스타트업이 이벤트를 마케팅이라 착각하기도 하지만 이벤트는 마케팅 방법의 일부일 뿐이라며 지속 가능한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를 위해서는 먼저 고객에 대한 지속적인 정량적/정성적 분석을 진행해야 하며 그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끝으로 각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최적의 전략을 찾는 것이 결국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 했습니다.
총 10개 카테고리로 강의가 진행되었는데 이하에서는 각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소개합니다.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 사진제공 : 프라이머
1. 비즈니스와 마케팅의 본질
마케팅은 결코 이벤트가 아니다. 사업계획서 상 마케팅 부분을 보면 어디와 제휴하겠다는 또는 이벤트를 하겠다는 설명이 있는데 이는 마케팅의 하나의 행위일 뿐 본질이 아니다. PR, 이벤트, 기사 등은 IR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용자를 끌어오는 것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여준용의 트위터를 인용하자면, ‘입소문이 나야 사업이 잘 된다는 건 입소문마케팅을 잘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물건과 서비스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라는 트윗이 있었다. 입소문 날 만한 물건을 만들어놔야 입소문이 날 여지가 생긴다는 말이다. 같은 관점으로 SNS는 바이럴 마케팅의 수단이다. 결국 서비스를 잘 만드는 것이 관건이며 그 다음이 수단에 대한 고려이다.
마케팅의 진짜 본질은 고객에 대한 정량·정성적인 분석을 통해 우리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제대로 된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하루살이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마케팅 역시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2. 마케팅
마케팅의 속성 중에 이하 세 가지를 소개한다.
- 더 좋기 보다는 최초가 되는 편이 낫다.
-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
- 패커드의 법칙 : 훌륭한 기업은 적은 기회로 인한 굶주림보다 너무 많은 기회로 인한 소화불량 따문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업은 제한된 리소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무척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B2B와 B2C는 그 접근 방법이 다르다 ‘B2B : B2C = 영업 : 마케팅’으로 이해할 수 있다. B2B는 영업으로 접근해 처음 열광하는 몇 명의 고객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후 수백, 수만으로 늘려나가는 것. 반대로 B2C는 처음 열광하는 몇 십, 몇 백명의 고객부터 시작해 그 뒤 수십, 수백, 수천까지 늘려나가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얼리어답터들과 주류 고객이 다를 수 있다는 부분이다.
3. 측정과 분석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팔로워들의 반응을 살펴보게 될 텐데 SNS의 특성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부터가 분석의 시작이다. 분석에 있어서는 선입견 없이 사실로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걸 보게 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정확한 측정이라는 피드백이 없다면 혁신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알토스벤처스 한 킴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기업가들은 ‘좋은 물건만 만들면, 확 퍼질 것이다’고 생각하죠. 이건 잘못된 가정입니다. 한국회사들이 실리콘밸리에 와서 실패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겁니다. 좋은 제품,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은 끊임없는 마케팅 과정의 연속입니다. 어디에 돈을 얼마나 썼는데,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끊임없이 분석하고 새로운 실험을 계속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4. 서비스 지표
UV, PV와 같이 결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해내는 정량적 지표, 설문조사나 인터뷰 등의 고객 행동을 연구하는 정성적 지표가 있을 거다. 정성적 지표들을 특히 주관적 판단이 들어갈 여지가 있으므로 객관적인 정량적 측정 지표와 함께 선입견 없이 분석해야 한다.
B2B는 비교적 정확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고객 스스로 본인들이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해 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B2C는 그렇지 않다. 고객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구매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정성적 측정 지표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5. MVP(최소존속제품) 제작과 측정
MVP는 기능추가없이 어디까지나 가설테스트 용이다. 고객의 정말 좋아하는 것 한 가지를 찾아 개발하라. 경우에 따라 개발 없이 수동 또는 동영상으로도 가능하다.
MVP 측정을 위해 상품소개페이지를 만들어 검색광고에 노출시킨다. CTA(Call to Action)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A/B테스트 및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의 지표들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전환율(Conversion Rate)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다.
6. 허무/실행 지표, 스타트업의 성장률
허무지표와 실행지표를 잘 구분해야 한다. 때때로 허무지표를 보고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코호트(Cohort) 분석을 하지 않아서이다. 코호트 분석이란 동일한 특성으로 그룹을 나눠 가입 월별이나 시기 별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와이콤비네이터의 경우 허무지표로 평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간단위로 성장률을 점검한다. 그들에게는 주간 5~7%가 괜찮은 성장률이다.
7. 마케팅 채널
마케팅은 보통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한다. 신규 고객 창출과 기존 고객 유지 및 활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마케팅 채널은 프리마케팅(Free Marketing, 기사와 같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채널)과 페이드마케팅(Paid Marketing, 비용을 지불하는 채널)이 있는데, 이를 선택할 때는 ‘확장성, 비용, 전환비율’을 감안해야 한다. 정답은 대량, 저비용, 높은 전환율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접근할 수 있다.
-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카카오 스토리 페이지를 통한 초기 유입 &앱 SEO
- 예) 좋아요 3만, 1만 다운로드, 7000 가입자
- 포털 탑 화면 노출, 피처링을 통한 단기간 집중 Acquisition,
- 예) 20만 다운로드, 13만 가입자
- 커뮤니티, 지식인, SNS 등을 통한 자체적인 바이럴루프
- 예) 50만 다운로드, 35만 가입자
- 중간증간에 홍보기사나 유료마케팅을 통한 가속화
- 예) 보도자료 배포, 페이스북 마케팅
- 마케팅 채널 믹싱
보통 온라인 서비스는 온라인에서만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타겟에 따라 오히려 아파트 반상회를 노리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제휴’라는 행위는 노력대비 효과가 미미하다. 제휴해서 성공한 케이스는 미미박스(케이블 방송 ‘Get It Beauty’와 제휴) 외에 찾기가 힘들다. 당시 반응이 상당히 좋았는데, 그것도 제품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8. AARRR
AARRR은 스타트업을 위한 효율적인 지표이다.
- Acquisition : 사용자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이트로 오기
- Activation : 사용자가 첫 번째 방문을 즐기고 경험하기
- Retention : 사용자가 몇 번이나 다시 돌아오기
- Referral : 사용자가 타인에게 입소문낼 정도로 가치를 느끼기
- Revenue : 사용자가 매출, 광고 포함 관련 행위를 수행하기
AARRR과 관련된 단계별 미션은 아래와 같다.
- 제대로 가치를 주는 제품 만들기 : Activation, Retention
- 제품을 본격적으로 마케팅 하기 : Acquisition, Referral
- 수익모델 제대로 구축하기 : Revenue
첫 단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용자는 결국 이탈하게 된다. 이 중 리텐션(Retention)이 특히 중요하다. 전환율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환율을 높여 사용자 이탈을 막는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을 높이거나 액퀴지션(Acquisition)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말한 코호트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Activation, Retention이, 성장 단계에서는 Referral이 특히 중요하다.
9. 그로쓰해킹
그로쓰 해킹은 기업 및 서비스를 급성장시키는 마케팅 기술을 말하는데, 기술기반 스타트업의 창의력과 분석사고 및 메트릭스를 이용해 노출을 많이 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한정짓는 것은 그로쓰해킹을 위한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드롭박스, 에어비앤비, 링크드인, OKCupid 등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중 링크드인은 읽지 않은 메일의 목록 중 서너 번째에 있는 메일이 가장 클릭률이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들은 메일 열람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대 삼십분 전에 링크드인 관련 메일을 보냈다. 이후 삼십분 동안 메일이 몇 개 더 오면서 읽지 않은 메일 목록 상 서 너 번째에 링크드인 메일이 자리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10. 마무리
다섯 가지를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 한다.
- 협의의 마케팅이 아닌 광의의 마케팅이 필요
- 측정과 분석의 중요성, 우리 고객을 제대로 알기
-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측정(Activation, Retention), 성장(Acquisition, Referral) 그리고 수익모델(Revenue)
- 각각에 맞는 여러 가지 창의적인 시도가 필요 그리고 그로쓰해킹을 통한 최적화
- 벙법론과 툴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큰 의미의 취지를 깨닫고 거기에 맞춰 진행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