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Startup Nations Summit 2014, 이하 SNS 2014) 컨퍼런스가 열렸다.
SNS 2014를 구성하는 한 파트인 스타트업 네이션스 글로벌 컨퍼런스는 창업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최초 글로벌 컨퍼런스이다.
특히 이날 첫 번째 세션에서는 포메이션8 구본웅 공동대표가 좌장으로 참석해 오큘러스 VR 창업자 브랜든 이리브, 팔란티르 테크놀로지 공동창업자 조 론스데일과 ‘실리콘밸리, 인생 최고의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관련 좌담회 정리해서 소개한다.
(왼쪽부터)포메이션8 구본웅 공동대표, 오큘러스 VR 창업자 브랜든 이리브, 팔란티르 테크놀로지 공동창업자 조 론스데일
구본웅 포메이션8 공동대표(이하 구) : 이번 ‘SNS 2014’가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 자부심을 느낀다. 우선 각 사 소개 먼저 부탁드린다.
브랜든 이리브 오큘러스 VR 창업자(이하 브랜든) : 오큘러스를 공동창업했다. 오큘러스는 가상현실과 관련된 프로젝트이다. 개인적으로 가상현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비디오 게임 시장이 이리 빠르게 성장할 줄 몰랐다. 긍정적인 시장 환경덕분에 상당히 고무되어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최근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킥스타터를 통해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킥스타터와 같은 크라우드펀딩은 창업자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다. 특히 포메이션8 등 여러 VC들을 만난 것이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는데 도움이 되었다.
조 론스데일 팔란티르 테크놀로지 공동창업자(이하 조) : 팔란티르는 보안, 첩보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멋진 인재들과 함께 해 좋은 성과를 거둔 회사이다. 우리 기술은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될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많은 셈이다.
구 : 창업을 하게 된 동기를 설명해 달라.
조 : 세상 사람들이 행하고 있는 방식을 개선시키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브랜든 : 마찬가지이다. 사실 나는 가상현실에 대해 잘 알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우연히 이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게 되어 관련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볼 기회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흥미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거다. 프로토타입이 어떻게 발전할 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고 말이다.
구 : 창업 이후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브랜든 : VR에 대한 기술력은 자신이 있었는데, 고객이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지가 고민스러웠다. VR을 사용할 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게 할 수 있을지가 항상 화두였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릴 지라도 꼭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것을 투자자들 앞에서 이야기를 했다. VR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이다. 그렇게 창업후 1년 6개월 만에 투자를 받게 됐다. 돌이켜보면 마법 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오큘러스 프로토타입 때는 사용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고민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냈다. 문제를 발견한 후 데이터를 모았고, 그를 통해 개선책을 찾아낸 셈이다.
조 : 우리는 정부의 믿음을 얻는 것, 사용자들의 믿음을 얻는 것,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이에게 이것에 대해 설명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어려웠다. 무엇보다 자금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투자자를 찾는 게 무척 어려웠다.
더불어 성공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열정적인 꿈을 꾸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의심을 거두고 믿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잘 됐기에 우리는 1년 만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의심이 들 때가 종종 있지만 그때마다 함께 공유하고 밀고 나갔다.
구 : 두 회사 모두 투자 유치, 타 기업과의 제휴 등 기업 가치를 계속해서 높여나가고 있다. 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조 : 보안, 안보, 첩보분야의 전문가와 은행권 관계자 및 투자자들을 모아서 왜 우리 기술이 경쟁력이 있는지 기술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더불어 가장 좋은 인재들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부분을 어필했다. 그 부분에 투자자들이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브랜든 : 창업 초기의 열정을 이어가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은 건 이제 20개월이 됐다. 내부에서 제품 외 플랫폼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어 우리의 VR 기술력과 페이스북 플랫폼의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하고있다.
구 : 각 사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는 바라면?
조 : 실리콘밸리의 흐름을 살펴보면, 최근 2-3년간은 소비자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매출을 창출해내고 있다. 한동안은 이런 추세가 유효하리라 본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혁신하는 것에 많은 관심이 있다. 이를 테면 헬스케어나 금융 분야의 시스템 개선 등 많은 분야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기술이 바로 이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본다.
브랜든 : 게임 산업과 가상현실이 접목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것이라 본다. 안경과 같은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오큘러스 제품을 사용하면 새로운 시야가 만들어진다. 모바일이나 PC 산업이 많이 발전했지만, 현재 상황은 정체기에 있다고 본다. 이런 시기에 오큘러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면 큰 혁신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한다. 이를 테면, 뇌의 운영원리를 새롭게 발견한다든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과 같이 이와 아직 미지의 영역에 있는 것들을 발견해내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집 안 소파에 편안히 앉아 가상현실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거다. 휴대용 기기들과 소프트웨어들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삶이 더 나아지길 바란다.
구 : 제대로 된 기업가정신이 발현되기 위해 한국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브랜든 : 한국은 IT가 무척 발달한 나라이다. 성장 잠재력이 무척 큰 나라이기에 이번 기회에 한국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다. 한국과 미국이 문화나 역사가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확언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정책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조금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 : 한국은 규제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심한 규제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막는 요인이다. 기업 간 자유경쟁을 막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완화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구 : 투자자로서 겪는 애로사항이 있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으려면 PT를 어떻게 잘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이 질문 자체가 한국의 문화를 말한다고 여겨진다. PT를 잘한다고 해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조 : 투자자들 역시 대부분 기업가였기 때문에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 잘 안다. 문제 해결에 대한 기술력이 있는지, 그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지가 중요하지, 프레젠테이션이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접근하면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브랜든 : 다수의 VC이 기술과 인재들에게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 훌륭한 팀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디어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걸 보고 VC들은 투자를 하는 것이고. 아무리 좋아 보이는 아이디어라고 할지라도 팀 내 역량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다. 즉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확장이 가능할 것인지, 그 동력을 만들어 낼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볼 것이다.
오큘러스 역시 VR을 생각했을 때, 성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지를 의심하던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의심을 역량 있는 인재를 통해 검증해냈다.
조 : 여기서 좋은 인재라는 것은 좋은 학교에 가서 엘리트코스를 밟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엘리트코스를 따르는 것이 성공의 척도는 될 수 없다.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실현시켜내는 과정에서의 배움이 중요하다.
브랜든 : 기업가가 되려면 다른 사람과 비슷한 것을 해서는 안 된다. 기존의 무엇을 파괴할 수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그를 실현해내는 과정을 즐기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도 유치할 수 있다고 본다.
구 : 마지막으로 창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라면?
브랜든 : 비전을 명확히 하라는 것과 대담한 스토리를 만들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스토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화해나가야 한다. 더불어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 창업해야 하고, 그 기술이 정말로 세계를 개혁할 수 있는 멋진 아이디어라는 걸 스스로 믿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스스로 이끌어나가길 바란다.
조 : 왜 이 기술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지, 왜 내가 이 일을 하는지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평균 생활수준은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말로 내 기술이 세상 사람들의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회사가 결국 성공할 것이다.
구 : 마무리하며 첨언하자면, 한국의 미래는 벤처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나 역시 뼛속까지 한국인이기에 투자를 할 때도, 실패할 것에 두려워 왜 투자를 하면 안 되는지를 설명하려 했다. 정말 열정을 가지고 강력하게 밀어붙인 경우는 드물었다. 그랬던 나도 지금 파트너들의 도움 덕에 새롭게 눈을 떴다. 그런데 한국의 창업 문화가 좀 이런 것 같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끝까지 노력해보길 바란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대담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은행권청년창업재단과 GEW(Global Entrepreneurship Week), 스타트업코리아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번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은 각국 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정부 및 민간기관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4개국 간의 경쟁 끝에 서울에 유치하게 됐다. 서밋과 컨퍼런스, 경진대회, 전시 총 네 파트로 구성된 ‘SNS 2014’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간 D.CAMP와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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