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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잡이좋소#2] 직원들이 놀 줄 알아야 회사가 잘 된다, ‘시지온’

“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두 번째 이야기_시지온

더클래식, 혹은 딕펑스의 ‘노는 게 남는거야’라는 노래를 아는가. ‘어렸을 땐 뛰어놀아라, 튼튼해지도록. 젊었을 땐 나가놀아라, 신나게.’로 이루어지는 후렴구가 개인적으로 내 취향이다. 그만큼 나는 노는 걸 좋아한다.

물론 실제로 저런 말을 들어본 적은 거의 없다. 어렸을 때는 ‘얌전히 있어라’, 학창시절에는 ‘공부해라’, 그리고 취업 후에는 ‘일해라’ 등의 잔소리만 주야장천 들었다.

그래도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즐길 줄 아는 민족, 흥이 많은 민족, 노는 것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 민족 아닌가. 게다가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 놀지 못하게 하는 사회 속에서 노는 것에 대한 우리 직장인들의 갈증은 점점 커져가고만 있다.

하지만 회사 대표의 입장이라면 말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회사의 운영자로서 직원들이 놀기 좋아한다는 사실이 썩 달가워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직원들이 회사 대표에게 불만을 가질 수도 없다. 회사가 일반적으로 노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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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낯설게도,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노는 회사를 지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소셜댓글서비스 라이브리(LiveRe)를 운영 중인 ‘시지온(CIZION)’이다.

‘열심히 놀고먹는 것도 업무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대표의 마인드 덕분에 시지온 직원들은 출근해서 놀고, 회의하면서 놀고, 심지어 놀기 위해 해외까지 나간다. 오늘은 놀기 좋아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한다.

그냥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

학부시절, 술자리 게임이라면 어디 가서도 절대 밀리지 않을 만큼 자신 있었던 내가, 이상하게 사회에 나온 후 직장 동료들과 ‘가위바위보 해서 커피 쏘기’, ‘야식 먹은 후 테이블 치우기’ 등 소박한 내기를 하면 주눅이 들곤 했다.

아직은 어린 편에 속하기 때문에(사실이다) 내기에서 이기면 ‘어떻게든 선배를 이겨먹으려는 독한 후배’가 되어버리고,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짐’을 자초해 벌칙을 받는 바보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젠 사회생활 연차가 어느 정도 쌓였지만 아직도 게임이나 내기에 관한 대처 노하우는 찾지 못했다.

좀 놀 줄 아는 시지온 식구들도 여느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게 회사에서 종종 ‘게임 판’을 벌인다. 하지만 좀 다른 것은 그 게임 판에 그 어떤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구성원 모두가 ‘까짓 것, 말단 사원이 부장님 좀 이기면 어떠냐.‘는 마인드다.

게임이 정말 게임이 되기 때문에 시지온 식구들은 항상 목숨을 건다.

매달 ‘문화대회’라는 명목으로 공식적인 게임의 날도 갖는다. 잠깐 설명하자면 문화대회는 시지온 식구들 간의 우정을 돈독하게 해주고, 즐거운 소통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사실 저 취지가 제대로 맞아떨어져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직장인들의 젊은 피와 긍정적인 경쟁심을 끌어올려주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다트대회가 있을 때에는 점심까지 거르고 다트연습을 하는 직원이 보일 정도로 그들은 열정적이다.

이쯤 되면 그들이 게임을 통해 얻는 보상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아니다. 기껏 해봐야 문화상품권, 술잔세트, 수면안대, 목베개, 간식 등 실용성 위주의 상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게임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그냥 재밌어서’다. 시지온 식구들을 게임에 목숨 거는 사람들,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보다는 ‘그냥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수식하면 적절하겠다.

벤처정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뀔 것이다’라는 몹쓸 상상을 하는 당찬 사회초년생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알게 되었다. 한낱 사회초년생인 나 하나로 인해 세상이 바뀌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심지어 세상은커녕 회사시스템조차도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우리 모두 좋은 아이디어가 항상 높은 사람의 머리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부장님의 말씀이 옳은 이유는, 말 안 해도 웬만한 직장인들은 다 알 것이라 믿는다.

만약 내가 시지온이라는 회사를 진작 알았더라면, ‘부장님의 말씀이 무조건 옳다’는 처참한 깨달음은 얻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게임의 경우에서도 그랬듯이, 그들의 세계에서는 말 그대로 ‘맞는 말 한 사람’이 옳다.

그게 벤처의 정신이란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벤처 정신. 사실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그 벤처 정신이라는 걸 실현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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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씩 열리는 시지온의 노이직(NOIZIC)타임이 그 노력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굳이 설명하자면 ‘프로젝트 발표회’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발표회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들은 테스트 기간을 거쳐 실서버에 적용이 되기도 한다니, 발표자의 성취감을 자극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자칫 평범할 수도 있었던 이 발표회에 놀기 좋아하는 시지온 사람들은 ‘그들다움’을 더했다. 아이디어를 평가해 우승자를 뽑는 오디션 형식으로, 우승자에게는 상금으로 현금 30만원이 주어지는 게임의 요소를 집어넣은 것.

앞서 말했듯이 시지온 직원들이 게임을 할 때에는 말 그대로 위아래가 없다(?). 오직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몇 년 전, 처음으로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했던 회사가 시지온이었다면, 그 기발했던 아이디어(사실 뭐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가 그렇게 묻히지는 않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내 기억으로는 한 15년 전 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TV속 광고 카피가 뭇 직장인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은 적이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열심히 일한 자들의 심장을 자극하는 이 카피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났다가 돌아와서 더 열심히 일해라!’, ‘열심히 일한 당신, 계속 열심히 일해라!’ 등 웃지만은 못할 패러디물로 발전(?)까지 하고 있다.

시지온도 구성원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장치 중 하나로 이 카피를 활용했다.
열심히 일한 당신, 함께 떠나자!

몇 해 전, 회사 상황이 어렵다 보니 시지온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암울했던 적이 있었다. 왜 하필 그 와중에 세부 왕복 티켓이 14만원 특가에 판매되고 난리인지. 회사 분위기가 우울한 건 둘 째 치고 당시 시지온 식구들은 일단 세부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한다. 결국 ‘세부를 가자’며 봉기를 일으킨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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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걱정 때문에 김미균 대표는 이를 반대했지만, 직원 중 한 명이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할부로 끊음으로써 목표 달성. 세부로 여행갈 생각에 시지온 식구들은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세부에 가서 먹고 놀 돈이 필요했고, 또 대표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인 일이기 때문에 맘 편하게 놀기 위한 명분을 만들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부행 비행기를 타기 두 달 전, 대망의 첫 계약 성사. 역시 모든 일은 계기가 있어야 한다.

어쨌든 시지온 식구들은 그 이후 성공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매년 8박 9일 동안 해외로 워크숍을 떠난다.

사실 나에게는 ‘워크숍’이 썩 유쾌한 단어는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내가 경험한 워크숍은 그야말로 업무의 연장선이자, 상사들을 위한 재롱잔치의 장이었다. 나에게 워크숍은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의 개념이었고, 심지어 상사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의무까지 포함된 강제 여행이었다.

23살 때였나, 친구들과 여행 약속을 잡아두었던 주말을 반납하고 회사 식구들과 떠났던 워크숍은 아직도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일 BEST5 안에 꼽힌다.

그런데 시지온 식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의 워크숍은 내가 겪었던 끔찍한 시간과는 달랐다. ‘워크숍에 가서 주로 뭘 하냐’고 물으니, ‘논다’고 답하는 그들이었다. 이어서 ‘그럼 왜 워크숍을 가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은 ‘그냥’이었다. 또 그냥이란다.

그들은 정말 그냥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시지온 사람들을 일컫는 말, ‘시지오너’

서론부터 시작해 계속해서 시지온 식구들의 노는 얘기만 하려니 사실 배도 아프고, ‘이런 게 정말 가능할까’하는 의심까지 든다. 만약 시지온 식구들에게 “회사에 놀러 가냐”는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진다면 왠지 “네”라는 말도 안 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글을 쓰면서 시지온 식구들이 왜 그들의 직장을 놀이터로 만들려고 하는 지 생각해봤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시지온 구성원들을 일컫는 말, ‘시지오너’. 처음 그렇게 명칭을 붙인 이유가 ‘시지온+er’인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지온 식구들을 좀 지켜본 나로서는 특별히 ‘오너’라는 말에 집중하게 된다.

오너(owner) : 주인, 소유주

그들은 단순히 ‘시지온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닌 ‘시지온의 주인’이기 때문에, 시지온을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듯하다
‘시지오너’의 뜻에 내 생각처럼 ‘오너’의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건지는 아직 확인하지 않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난 시지온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그 의미를 내포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하는 회사 ‘시지온’, 좋은 회사로 인정.

원문 : [굿잡이좋소#2] 직원들이 놀 줄 알아야 회사가 잘 된다, ‘시지온’‘시지온’ 더 자세히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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